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해 GS25, CU 편의점들이 애국 마케팅에 돌입한 가운데 세븐일레븐만 불참하고 있어 그 배경에 궁금증이 쏠린다. / 뉴시스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해 GS25, CU 편의점들이 애국 마케팅에 돌입한 가운데 세븐일레븐만 불참하고 있어 그 배경에 궁금증이 쏠린다. / 뉴시스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편의점 업계에 애국 마케팅이 활발하게 일고 있다. 올해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해 애국선열과 나라사랑의 의미를 되새기는 캠페인성 마케팅이 이어지고 있는 것. 하지만 GS25와 CU만이 역사 알리기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을 뿐, ‘빅3’ 중 하나인 세븐일레븐은 별관심이 없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 3.1운동 ‘100주년’… 애국 선열 기리는 편의점

편의점 업계가 ‘3·1운동’에 흠뻑 빠졌다.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라는 뜻 깊은 시간을 기념하기 위해 대대적인 마케팅 활동에 돌입했다.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은 ‘국민이 지킨 역사, 국민이 이끌 나라’를 핵심 테마로 삼고 독립 운동 역사 알리기에 나선다. 국가보훈처와 손잡고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여성 독립운동가를 알리는 캠페인을 기획했다. 여성 독립운동가 51인의 스티커를 제작해 도시락 전 상품 20종에 부착하기로 했다.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도 마련했다. 100명의 국민들과 함께 상해 임시 정부 견학을 추진한다. SNS 공식 계정을 통해 캠페인에 응모한 고객 중 100명을 선발해 임시 정부 인사들의 발자취를 따라 가는 2박3일 일정의 견학을 계획 중이다. 임시 정부 주요 인사와 국군 장병, 무궁화로 디자인한 3종의 멤버십 카드도 선보인다. 또 협력사와 함께 크라우드 펀딩을 조성해 독립 운동가 후손에게 기금을 전달할 계획도 갖고 있다.

CU도 애국 마케팅에 열심이다. 100주년을 맞은 3.1운동 홍보대사를 자처하고 나섰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독립기념관과 업무협약을 맺고 ‘함께해요 3‧1운동 100주년 캠페인’을 진행한다. ‘이달의 독립운동가’ 포스터를 매월 점포에 개시하고, PB상품 13종의 패키지에 전국 각지의 3‧1 운동 사적지를 새겨 넣는다. 또한 멤버십 어플인 ‘포켓CU’를 활용한 역사퀴즈와 독립기념관 교육사업부에 기부금을 전달한다.

이들 업체들의 애국 마케팅은 일회적 성격은 아니다. GS25는 지난해 8월 독립운동가 100인의 스티커를 붙인 도시락을 판매해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PB 상품인 ‘독도사랑 새우라면’은 출시 두 달 만에 매출 10억원을 돌파했다. CU는 2016년 광복절을 기념해 외국인 관광객에게 소형 태극기와 바나나 우유 무료로 지급했다. 해마다 가맹점주들과 함께 독도 경비대를 방문해 후원금을 전달하는 행사도 이어오고 있다.

◇ 독자 노선 걷는 세븐일레븐… 왜?

하지만 업계 빅3 중 한 곳인 세븐일레븐은 어찌된 일인지 애국 마케팅에 있어 다른 ‘노선’을 타고 있다. 한국전쟁과 연계한 국군 장병을 격려하는 활동을 틈틈이 펼쳐오고 있지만, 독도나 독립 운동에 관해서는 일절 관여하지 않고 있다. 국가적으로 뜻 깊은 이번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하는 별도의 마케팅도 계획에 없다. 3.1운동 마케팅이 의무는 아니지만 통상 편의점 3사들이 유사한 마케팅 전략을 펼쳐왔다는 점에서 다소 의외라는 반응이 나온다.

이렇다 보니 한켠에선 GS25와 CU 두 브랜드와 세븐일레븐의 차이점에 주목한다. “세븐일레븐이 일본과 연계 돼 있다 보니 아무래도 일본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마케팅을 펼치지 어려운 게 아니겠느냐”말이 나온다. 앞서 두 업체는 토종 브랜드인 반면 미국 태생인 세븐일레븐은 1991년 일본의 유통기업 이토요카도에 지분이 매각 돼 현재 일본 ‘세븐 앤 아이 홀딩스’ 소유로 있다.

세븐일레븐은 이 같은 견해에 대해 극구 부인하고 있다. 코리아세븐 관계자는 “한국 세븐일레븐의 최대주주는 지분 99%를 가진 ‘롯데지주’이며, 로열티도 미국 SEI(세븐일레븐 인터내셔널)에 지급하고 있다. 편의점 운영에 있어서도 일본의 어떤 간섭 없이 독립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세븐일레븐은 국군 장병 쪽에 특화해 애국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일본 세븐일레븐도 미국에 로열티를 지급하고 있는 걸로 안다. 그렇다면 일본 세븐일레븐도 미국 회사란 얘기란 건 데 이는 말이 안 된다. 어차피 미국 SEI는 일본 자본에 속해 있기 때문에 그 로열티란 것도 결국 세븐 앤 아이 홀딩스로 들어가는 구조인 셈”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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