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한국당 신임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28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내 김영삼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 뉴시스
황교안 자유한국당 신임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28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내 김영삼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은진 기자]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자유한국당 신임 당대표로 선출된 황교안 전 국무총리에게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하지 마라’라는 글을 권했다. 이 의원과 황 신임 대표는 경기고등학교 동창으로 45년 지기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이 의원은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45년 지기 황교안이 자유한국당 당 대표가 되었다. 축하인사를 하기엔 한국정치가 너무나 녹록지 않다”며 “정치 입문과 동시에 큰 승전보를 올린 그에게 필요한 ‘메멘토 모리’는 무엇일까? 2009년 3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정치검찰의 겁박을 받으면서 썼던 ‘정치하지 마라’라는 글”이라고 전했다.

이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읽으면 단어 하나하나에 담긴 노 전 대통령의 회한에 먹먹해지고 그 사고의 깊이에 감복하게 된다”며 “대통령 권한대행까지 해보고, 검사로 산전수전 다 겪어본 황 당대표가 정치를 순진하게 바라보거나 호락호락 여기고 도전하는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황 대표는 노 전 대통령을 인간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좋아하지도 않을 것이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의 글은 보수, 진보를 막론하고 정치인라면 모두 공감할 있는 통찰력이 담겨 있다”고 권했다.

그러면서 “(노 전 대통령의 글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감당하기 어려운 난관, 의도와 달리 어긋나게 되는 행보가 우연한 실수가 아니라 정치에 내재된 필연적인 것임을 담담히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나를 통해서 세상을 바꾸겠다는 다부진 의지로 시작한 정치가 어떻게 자기 자신을 삼켜버리는 괴물이 될 수 있는지를 경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이 소개한 ‘정치하지 마라’는 노 전 대통령이 퇴임 후 인터넷 홈페이지에 직접 올린 글이다. 노 전 대통령은 글에서 “정치인이 가는 길에는 미처 생각하지 않았던, 그리고 스스로 감당하기 어려운 난관과 부담이 기다리고 있다”며 “거짓말의 수렁, 정치자금의 수렁, 사생활 검증의 수렁, 이전투구의 수렁을 지나가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 수렁에 빠져서 정치 생명을 마감한다. 살아남은 사람도 깊은 상처를 입은 사람이 많다. 무사히 걸어 나온 사람도 사람들의 비난, 법적인 위험, 양심의 부담을 안고 살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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