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다단계 업계 부동의 1위 한국암웨이의 자리가 애터미에 위협받고 있다. / 한국암웨이
국내 다단계 업계 부동의 1위 한국암웨이의 자리가 애터미에 위협받고 있다. / 한국암웨이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국내 다단계업계 판도가 조만간 뒤바뀔 전망이다. 토종 다단계업체 애터미가 건강기능식품 ‘헤모힘’의 인기를 타고 무섭게 성장하면서 ‘부동의 1위’ 한국 암웨이를 턱 밑까지 추격했다.

◇ 정체 빠진 암웨이, 내 집 마련한 애터미

다단계 업계의 순위 변동이 일어날 날이 멀지 않아 보인다. 한국암웨이의 성장 속도가 둔화된 틈을 타 애터미가 맹렬한 속도로 치고 올라오면서 업계 1위 자리를 넘보고 있다.

‘712%.’ 지난 10년간 애터미의 매출 증가폭이다. 설립 2년차에 접어든 2010년 809억원의 매출을 거둔 애터미는 지난해 6,571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1조 클럽’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무려 935% 증가해 2년 연속 1,000억 흑자를 내는데도 성공했다.

최근 외부에 모습을 공개한 신사옥은 애터미의 달라진 위상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지난 26일 열린 신사옥 준공식에서 애터미는 임직원 및 관계자 1,200명과 함께 제2의 도약을 다짐했다. 대지 2만6,430㎡(약 8,000평), 연건평 1만4,413㎡(약 4,360평)에 지하1층~ 지상 4층 규모로 들어선 신사옥은 애터미의 첫 자체 보금자리다.

이날 박한길 애터미 회장은 “처음엔 사무실도 없이 차량을 사무실로 쓰기 시작해 10년 만에 내 집 마련에 성공했다”며 “신축 사옥에서 중소제조기업과 함께 세계적인 유통 기업으로 비상하겠다”며 포부를 드러냈다.

애터미의 설립 초기 때만 해도 암웨이는 ‘넘사벽’에 가까운 존재였다. 2010년 애터미는 1,000억 매출에도 못 미치는 중소기업이었던 반면 한국암웨이는 글로벌 다단계 업체 암웨이의 한국 지사로서 이름을 떨쳤다. 한국허벌라이프, 뉴스킨코리아와 같은 외국계 경쟁사들과 시장 한 켠에서 포지션을 차지하고 있었지만 암웨이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 애터미 성장 이끈 헤모힘의 ‘힘’

하지만 철저한 가격 경쟁력으로 승부를 본 애터미는 10년 사이 허벌라이프와 뉴스킨을 따돌리고 왕좌 자리를 노리는 거대 기업으로 자라났다. 지난해 애터미와 암웨이의 매출 격차는 1,000억원 남짓한 데, 회사의 성장 속도를 봤을 때 수년 내로 역전이 가능하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영업흑자 규모는 이미 2017년에 애터미(1,103억)가 암웨이(1,037억원)을 넘어섰다.

재무적인 측면에서는 애터미가 암웨이를 월등히 앞선다. 암웨이의 부채비율은 200%에 육박하지만 애터미는 25%의 낮은 지수를 보이고 있다. 향후 시설투자나 개발비용 등에 쓰일 곳간도 훨씬 여유롭다. 꾸준히 당기순이익을 늘려온 애터미의 이익잉여금은 암웨이의 4배 수준인 3,204억원에 달한다.

애터미가 급성장 할 수 있던 배경에는 건강기능식품 ‘헤모힘’의 힘이 컸다. 29일 공정위의 다단계판매사업자 정보공개에 따르면 헤모힘은 2017년 한해에만 1,691억원의 매출이 발생한 회사 성장의 일등 공신이다. 2위의 앱솔루트셀렉티브(화장품)에서도 539억원의 매출이 나왔다.

별도의 점포를 운영하지 않는 다단계 업계에서 유통 채널 그 자체인 판매원을 암웨이 보다 3배 많은 331만명(2017년 기준)을 보유하고 있다는 건 애터미가 가진 또 다른 경쟁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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