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또 한 번 파업의 위기를 넘겼다. /뉴시스
현대자동차가 또 한 번 파업의 위기를 넘겼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매년 연례행사처럼 파업을 벌여왔던 현대자동차 노조가 올해는 신중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여름휴가를 마친 뒤 본격 파업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이를 유보한데 이어 사측과의 집중교섭 기간을 추가로 연장한 것이다.

현대차노조는 지난 20일 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집중교섭 기간을 오는 27일까지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노조는 앞서 지난 13일 쟁의대책위원회를 통해 파업을 유보하고 20일까지 사측과 집중교섭을 진행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또한 21일 금속노조 총파업에는 630여명의 확대간부만 2시간 동참한다.

노조의 이러한 결정은 한일관계 악화에 따른 산업계 전반의 위기감 및 국민여론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노조는 당초 파업을 향해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간 바 있다. 지난 5월 30일 시작된 임단협이 난항을 겪자 지난달 말 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해 이를 가결시켰다. 여기에 중앙노동위원회가 이달 초 조정중지 결정을 내리면서 노조는 합법적인 파업권을 확보했다. 업계에서는 여름휴가를 마친 뒤 본격적으로 파업에 돌입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렸다. 하지만 한일관계 악화가 갈수록 심화되면서 노조의 행보 또한 신중해진 모습이다.

이로써 현대차는 파업 위기를 또 한 번 넘기게 됐다. 다만, 파업의 그림자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은 아니다. 집중교섭에서 이렇다 할 결실이 맺어지지 않을 경우 노조가 강경모드로 전환할 가능성이 상당하다.

현대차 노사의 올해 임단협 테이블에는 임금은 물론 해고자 복직, 고소·고발 및 손해배상 가압류 철회, 노동이사 1명 선임, 정년 연장, 사회양극화 해소를 위한 특별요구안 등이 올라와있다.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릴 사안이 적지 않다.

노조의 신중한 태도 속에 미뤄진 파업이 어떤 결과로 마침표를 찍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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