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갑윤 자유한국당 의원이 미혼인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에게 출산율을 언급하며 “국가 발전에도 기여해 달라”고 주문한 발언으로 뭇매를 맞았다. / 뉴시스
정갑윤 자유한국당 의원이 미혼인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에게 출산율을 언급하며 “국가 발전에도 기여해 달라”고 주문한 발언으로 뭇매를 맞았다. /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본인 출세도 좋지만 국가 발전에도 기여해 달라.” 정갑윤 자유한국당 의원이 막말 논란을 산 발언이다. 발언 자체에는 문제가 없어 보인다. 문장의 맥락이 주는 의미가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정갑윤 의원은 2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한국 사회의 제일 큰 병폐가 뭐라고 생각하는가. 출산율이 우리나라를 말아먹는다”고 말했다.

조성욱 후보자는 청문회를 통과하면 공정위 역사 38년만의 첫 여성 위원장이 된다. 결혼은 하지 않았다. 따라서 정갑윤 의원이 말한 ‘국가 발전 기여’는 미혼인 조성욱 후보자에게 결혼과 출산을 요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정갑윤 의원은 “조성욱 후보자처럼 정말 훌륭한 분이 정말 ‘그것도’ 갖췄다면 100점짜리 후보자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조성욱 후보자는 답변하지 않았다.

조성욱 후보자를 대신해 마이크를 잡은 사람은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었다. 그는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해 “인사청문회는 후보자의 자질, 능력, 도덕성을 검증하는 자리인데 전혀 관계없는 후보자 개인의 특성을 거론하는 발언에 아주 유감”이라며 “조성욱 후보자가 남자라도 이런 발언이 나왔겠느냐”고 비판했다.

이후 민주당 여성위원회에서도 “여성이 국가에 기여하는 방법을 출산과 육아로만 한정하는 정갑윤 의원이 오늘날의 대한민국 국회의원의 자격이 있느냐”고 꼬집었다. 정갑윤 의원의 발언이 성차별 논란으로 번진 셈이다.

결국 정갑윤 의원은 조성욱 후보자에게 사과했다. “출산율 문제가 심각해 애드리브(즉흥적인 발언)로 얘기”했을 뿐 “상처를 주기 위해 한 말은 아니었다”는 것. 논란은 조성욱 후보자가 정갑윤 후보자의 사과를 받아들이면서 일단락됐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