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부친 고 조양호 전 회장의 묘소를 참배하고 있다. / 한진그룹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부친 고 조양호 전 회장의 묘소를 찾아 참배했다. / 한진그룹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한진그룹은 지난 8일 고(故) 조양호 전 회장의 1주기를 맞아 추모 행사를 열었다.

조 전 회장의 가족과 친지 10여명은 이날 오전 강원도 평창군 오대산 월정사에서 추모제를 지냈다. 이후 오후에는 경기도 용인시 하갈동 신갈 선영에서 90여명의 그룹 관계자들과 함께 조 전 회장의 묘소를 참배했다.

추모식에는 장남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부인 이명희 정석학원 고문(전 일우재단 이사장), 막내 조현민 한진칼 전무 등이 참석했다. 하지만 조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맏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오전부터 오후 행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조 전 회장의 추모제와 묘소 참배 외 회사 차원의 추모 행사는 별도로 열지 않았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활동에 동참하기 위함이다.

조 전 회장은 지난해 3월말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직 연임에 실패한 직후 폐섬유화증이 급격히 악화돼 같은 해 4월 8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의 한 병원에서 별세했다.

그는 아들 조 회장을 통해 “가족들과 협력해서 사이좋게 이끌어 나가라”는 유훈을 남겼으나, 맏딸 조 전 부사장이 반기를 들면서 한진그룹은 현재 경영권 분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1974년 대한항공에 입사한 조 전 회장은 45년간 정비, 자재, 기획, IT, 영업 등 항공 업무에 필요한 실무 분야를 거치며 대한민국 항공산업의 위상을 높여 국내 항공업계의 선구자로 꼽힌다. 그는 1992년 대한항공 사장을 거쳐 1999년 대한항공 회장, 2003년 한진그룹 회장 자리에 올랐다.

조 전 회장은 대한민국을 ‘수송보국’으로 키우겠다는 일념 하나로 대한항공을 글로벌 선도 항공사로 이끌었다.

그의 세계적 업적으로 꼽히는 것들 중 하나는 대한항공 회장으로 재직하던 2000년 6월, 세계 항공업계의 무한 경쟁에도 움츠러들지 않고 항공동맹체인 ‘스카이팀(SkyTeam)’ 창설을 주도한 것이다.

또한 2010년대 미국 항공사들과 일본 항공사들의 잇따른 조인트벤처(JV)로 대한민국 항공산업의 중요한 수익창출 기반인 환승 경쟁력이 떨어지자, 미국 델타항공과의 JV 추진이라는 해법을 제시했다. 이는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개장과 함께 시너지 효과로 이어져 대한민국 항공시장의 파이를 한층 더 키우는 계기가 됐다.

이외에도 조 전 회장은 2014년, 2018평창동계올림픽 개최 조직위원장으로 활동하며 한국의 동계올림픽 유치에도 공을 세우는 등 대외에서 다양한 활동을 통해 국격을 높이기 위해 힘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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