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실업이 지난해에도 영업손실을 면치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정실업 홈페이지
일정실업이 지난해에도 영업손실을 면치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정실업 홈페이지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자동차 시트 섬유 제조업체 일정실업이 적자 행진을 멈추지 못하고 있다. 올해도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많은 어려움이 예상되는 가운데, 오너경영 체제 강화에 나선 고동수 부회장이 난국을 타개해 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일정실업은 지난해 연결 기준 397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163억원의 영업손실을 남겼다. 당기순손실 역시 136억원에 달한다.

일정실업의 이 같은 적자는 3년째 계속되고 있다. 2017년 63억원에 이어 2018년에도 8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실도 각각 57억원과 68억원이었다. 적자의 수렁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적자 폭도 눈에 띄게 불어났다.

자동차 시트 섬유 제조업체인 일정실업이 적자행진을 거듭하고 있는 이유는 먼저, 핵심 매출처인 국내 완성차업계 상황과 연결된다. 국내 완성차업계는 최근 수년간 적잖은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해외 현지생산을 늘리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일정실업에 대한 납품 단가 인하 압박으로 이어졌고, 시장 규모 자체도 영향을 받았다.

이런 가운데, 경쟁이 심화되고 유가 및 환율에 민감한 주원료 특성까지 더해지면서 수익성은 더욱 악화됐다.

이처럼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상화에서 일정실업은 최근 오너경영체제를 강화한 바 있다. 전문경영인으로서 기존 대표를 맡고 있던 고일영 전 사장이 임기만료로 회사를 떠나고, 최대주주인 고동수 부회장이 남발우 부사장과 함께 투톱체제를 구축한 것이다. 두 사람은 앞서 지난 3월 열린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사내이사로 신규선임된 바 있다.

일정실업은 지난 2월 별세한 고(故) 고희석 명예회장이 오랜 세월 경영일선에서 활동한 바 있다. 또한 고동수 부회장의 동생인 고동현 전 사장이 함께 대표이사로 이름을 올리는 등 부친을 보좌해왔다. 그러다 2017년 3월 고동현 전 사장이 회사를 떠나면서 고 고희석 명예회장과 고일영 전 사장이 공동대표를 맡았고, 2018년 3월엔 고 고희석 명예회장까지 물러나면서 전문경영인 체제를 맞이했었다. 2년 만에 다시 오너경영체제를 구축하게 된 셈이다.

중대한 위기와 거듭되는 적자 행진 속에 대표이사로 취임한 고동수 부회장이 난개를 타개해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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