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렌터카가 영화 '해바라기'를 패러디 해 지난 21일 부터 유튜브에서 온에어 한 CF영상의 한 장면. / 롯데렌터카 유튜브 캡쳐
롯데렌터카가 영화 '해바라기'를 패러디 해 지난 21일 부터 유튜브에서 온에어 한 CF영상의 한 장면. / 롯데렌터카 유튜브 캡처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각종 사회문제를 유발하고 있는 유튜브에 대한 규제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한 상업 광고에서 적절하지 못한 언어가 사용돼 빈축을 사고 있다. 유명 영화를 패러디하면서 비속어에 가까운 작품 속 대사를 여과 없이 사용한 것이다. 사회적 역할이 강조되는 대기업이 유튜브의 자율성에 편승해 건전한 인터넷 문화 조성에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느와르 영화 안 부럽네… CF의 거칠어진 ‘입’

롯데렌터카는 이달 중순부터 새로운 광고 영상을 온라인에 송출하기 시작했다. ‘신차장 무비’라는 콘셉트로 제작된 두 편의 영상을 유튜브에 온에어 했다.

신차장 무비 시리즈의 스타트를 끊은 건 지난 17일 공개된 ‘아저씨편’. 원작에서 악역을 맡은 배우 김희원이 직접 등장해 10년 전 600만명 이상의 관객을 모으며 흥행에 성공한 ‘아저씨’의 명장명을 재연한다.

여기서 롯데렌터카는 아슬아슬한 장면을 연출한다. 언뜻 욕설로 들릴 수 있는 대사를 재치 있게 활용해 자신들의 서비스를 적극 홍보한다. ‘쉽빠‘(쉽고 빠른 사고접수)라는 줄임말로 시청자들에게 강열한 인상을 남긴다. 방송법 규제를 받지 않는 유튜브의 특성을 백분 활용해 초 단위 싸움을 펼치는 광고 효과의 극대화를 노린 것이다.

롯데렌터카는 ‘아저씨편’에 이어 지난 21일부터 후속편을 내보내기 시작했다. 이번엔 아저씨와 같은 범죄 액션물인 2006년작 영화 ‘해바라기’가 패러디 됐다.

작품 속 느와르 분위기를 살리려는 롯데렌터카는 의욕은 더 커진다. 원작에 충실하고자 영화 속 명대사를 여과 없이 그대로 사용하는 과감함을 보인다. ‘어떤 새끼가 재수없게 울고 지랄이야’란 거친 말을 CF속 배우가 내뱉는다. 여기에 작품 속 주인공인 오태식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등장해 ‘나다 이 새끼야’라고 되받는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롯데렌터카의 수위를 넘나드는 시도에 불편함을 느낀다는 반응이 나온다. TV 방송 대비 허용 범위가 넓은 디지털 광고라 하더라도 지켜야 할 선이 있다는 지적이다. 자극적이고 불확실한 정보가 담긴 콘텐츠가 홍수를 이루고 사기성 광고까지 판을 치는 등 수많은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는 ‘유튜브 세상’에 대기업이 편승하고 있다는 비판도 전해진다.

김슬옹 세종국어문화원장은 “자극적인 말로 관심을 유발하려는 광고는 일부는 끌어들일 수 있겠지만 다수에게 불쾌감과 상처를 줄 수 있다”면서 “이는 기업윤리에도 어긋나는 행위다. 소통의 도구인 언어를 배려 없이 사용하지 않으면 폭력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염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롯데렌터카 관계자는 “원작의 느낌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작품 속 대사를 인용했다”며 “영상들은 유튜브 로그인시 경우 25세 이상의 사용자에게만 노출되도록 설정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롯데렌터카의 디지털 CF 영상은 비로그인 상태에서도 단순 검색만으로도 쉽게 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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