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장마가 이어지면서 올해 에어컨 판매량이 예년에 못 미치고 있다.
긴 장마가 이어지면서 올해 에어컨 판매량이 예년에 못 미치고 있다.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역대급 무더위가 올 것이란 예측이 빗나가고 긴 장마가 계속되면서 관련 업체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6일 양판 및 가전 업계에 따르면 본격적인 여름을 앞둔 6월에 증가세를 보이던 에어컨 판매가 지난달부터 꺾인 것으로 전해진다. G마켓에서는 지난달 에어컨 판매가 전월 동월 대비 59% 줄었다. 지난해와 달리 한 달가량 장마가 이어지면서 무더위가 실종됐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2017년부터 이어져온 250만대의 벽이 무너질 것이란 우려마저 나온다. 2014년에 150만대로 떨어진 에어컨 판매량은 이후 상승 곡선을 그리기 시작해 지난 3년 동안 250만대씩 매년 팔려나가고 있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역대급으로 더울 것이란 예고해 대비해 가전업체들이 공장을 풀가동하며 만반의 준비를 했는데 예상치 못했던 긴 장마로 인해 판매에 애를 먹고 있다”고 말했다.

대신 제습기, 의류관리기 등 장마 관련 가전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한 양판 업체에서 지난달 제습기와 건조기는 전년 대비 23%, 33%씩 판매가 늘었다. 의류관리기는 무려 294% 더 팔렸다. 그러나 여름철 가전 대장인 에어컨의 부진을 매우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업계는 장마가 끝난 후 찾아 올 무더위에 희망을 걸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7월이 에어컨 최대 성수기이긴 하지만 8월에도 판매량이 높은 편”이라며 “늦게 시작된 무더위가 9월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가 있어 에어컨 잠재 수요는 충분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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