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저축은행을 찾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초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저축은행을 찾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 시중은행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제공하고 있어 예·적금 상품을 찾는 고객 수요가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국내 저축은행 수신 총 잔액은 70조7,080억원으로 집계됐다. 저축은행의 수신 잔액은 1년 새 10조원이 늘어났다. 

수신 규모 증가세는 올 2분기 들어 두드러져 나타나고 있다. 수신잔액이 올해 4월 1조4,016억원 증가한 데 이어 5월 1조5,946억원, 6월 9,600억원 순으로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3개월간 수신액 증가 폭이 4조원에 육박한다.

이처럼 저축은행 수신 상품에 자금이 몰린 배경으론 최근 저금리 기조가 배경으로 거론된다. 한국은행은 올해 3월 기준금리를 종전 1.25%에서 0.75%로 인하하면서 사상 첫 제로금리 시대를 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경제 상황이 악화되자 올 5월엔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해 0.5%로 낮췄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의 예·적금상품 금리도 연 0~1%대 수준으로 낮아졌다. 이 같은 상황에서 고객들은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저축은행으로 눈길을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6월 1일 기준 79개 저축은행의 12개월 정기예금 금리는 평균 연 1.82%를 기록했다. 저축은행들이 비대면 금융 서비스를 확대하며 공격적으로 예·적금 상품 가입자를 유치한 것도 수신액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초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최근 저축은행의 예금 금리도 하향세를 보이고 있는 모습이다. 8월 21일 기준 12개월 정기예금 금리는 1.6%로 낮아졌다. 

그럼에도 저축은행의 여신액은 올해 들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6월말 기준 국내 79개 저축은행 여신 총잔액은 69조3,47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8조5,091억원 증가한 규모다. 경기 악화로 급전이 필요해진 중소기업과 서민들이 늘면서 상대적으로 대출 심사 문턱이 낮은 저축은행에 수요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효과로 올해 상반기 주요 저축은행들은 호실적세를 보였다. 다만 저축은행 업계에선 여·수신 증가세에도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한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마진율이 낮아진데다 연체율 관리 부담도 커진 만큼 면밀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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