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신종 코로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매섭다. 16일 0시 기준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는 1,078명이 발생하며 역대 최다치를 기록했다. 정부가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강화했지만 좀처럼 확산 억제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는 모양새다. 이에 정부는 마지막 수단인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까지 검토하고 있다.

이처럼 코로나19가 대유행하면서 일상 생활은 다시 멈춰지고 있다. 학교 수업은 원격수업으로 전환되고 있고, 각종 행사와 사람 간 모임은 취소됐다. 기업들은 재택근무를 확대하면서 코로나19 확산세에 대응하고 있다. 지자체들은 최소한 연말까지는 시민들에게 일상을 멈추고, 다른 사람과 접촉을 최소화해주길 호소하고 있다. 

이 같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국면 속에서 시민들의 피로감은 날로 커지고 있다. ‘코로나 블루’에 시달리는 이들도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블루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일상에 큰 변화가 닥치면서 생긴 우울감이나 무기력증을 뜻하는 신조어다. 

코로나블루 증상을 느끼는 사람은 시간이 지날수록 증가하는 추세를 보여왔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지난 4월과 6월, 9월 3회에 걸쳐 전국 성인남녀 5,2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코로나 블루를 겪었다’는 응답이 각각 54.7%, 69.2%, 71.6%로 나타났다. 우울감 수치(100점 만점)도 시간이 갈수록 높아졌다. 4월에는 우울감 수치가 49.1점으로 집계됐지만 6월 53.3점, 9월에는 67.2점 순으로 점차 올라갔다.

지난 9월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2차 유행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2.5단계가 강화됐던 시기다. 응답자 상당수는 9월 설문조사에서 ‘무기력함’과 ‘사회적 관계 결여에서 오는 우울감’과 같은 증상을 느꼈다고 밝혔다. 

최근 코로나19 3차 대유행 국면에서 코로나블루 증상을 느끼는 사람들은 더욱 늘어났을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가 3단계로 상향돼 일상 생활이 사실상 셧다운된다면 증상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이는 가볍게 볼 만한 사안은 아니다. 심한 우울증으로 발전할 경우, 정신 건강을 해칠 수 있을 뿐 아니라 자칫하면 극단적인 선택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이에 우리 사회는 코로나블루 현상을 보다 심각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 

그간 정부 코로나19 대책은 방역과 경제상황 악화 막기에만 방점이 찍혀있다. 최근 정부가 우울증 검진 체계와 심리지원을 강화하는 대책을 발표하며 코로나블루 현상에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까지 사회적 인식이 부족하다 보니,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에 무엇보다 국민 스스로의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 코로나블루는 특별한 것이 아니라, 현재 상황에선 누구나 겪은 수 있는 증상이다. 때문에 시민들 각자가 자신들의 마음건강 상태를 살펴보고, 문제가 생겼다면 숨기지 말고 심리상담을 받는 등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각 지자체는 이를 체계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을 보다 세밀하게 만들어야 한다. 

또 나아가 가까운 가족, 이웃, 동료들에게 관심을 기울이는 것도 중요하다. 만나지는 못하지만, 비대면 수단을 통해서라도 꾸준히 안부를 묻고 교류를 늘릴 필요가 있다. 코로나19 시대, 이제는 코로나블루도 슬기롭게 대처할 방법을 찾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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