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사손해보험이 높은 민원건수를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시사위크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악사손해보험의 소비자중심경영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소비자보호 주요 지표 중 하나인 민원관리 부문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다. 악사손보는 지난해 손보업계에서 보유계약 10만 건당 민원건수가 가장 많은 곳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금융소비자연맹의 ‘좋은 손해보험사 평가’ 소비자성 순위에서 낮은 점수를 받기도 했다. 악사손보는 상품포트폴리오상 자동차보험이 비중이 높아 민원관리에 있어 불가피한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 지난해 손보업계 민원왕 오명

지난 3월부터 금융소비보호법이 시행되면서 보험업계 내 소비자보호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 실정이다. 보험사들은 법 시행을 앞두고 지난해부터 상품 판매 및 내부통제시스템을 다잡고 민원관리를 대폭 강화한 바 있다. 적극적인 민원감축 방안을 수립해 관리에 돌입한 곳도 많았다. 

민원건수는 금융사의 소비자보호실태를 평가하는 주요 항목 중 하나다. 이에 많은 금융사들은 민원 감축에 힘을 쏟아오고 있다. 

그런데 악사손보의 민원감축 노력엔 물음표가 붙는 분위기다. 금융소비자연맹이 14개 전체 손보사의 경영공시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악사손보는 지난해 손보업계에서 보유계약 10만 건당 민원건수가 가장 많은 곳으로 나타났다. 

악사손보의 보유계약 10만건당 민원은 52.56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업계 평균(32.48건)에 비해서도 높은 수준이다. 10만 건당 민원건수가 보험사마다 고객 규모가 다르다는 점을 감안한 지표다. 

악사손보의 높은 민원건수는 금융소비자연맹의 좋은 손해보험사 평가’에서 감점 요인으로 작용했다. 

금융소비자연맹이 발표한 ‘2020년 좋은 손해보험사 종합평가’에서 전체 손보사 14곳 중 10위를 차지했다. 금융소비자연맹은 보험소비자가 보험사 선택 시 고려해야 할 중요한 사항을 안정성(40%), 소비자성(30%), 건전성(20%), 수익성(10%) 등 4대 부문으로 나누고 이 4대 부문별로 가중치를 달리해 평가를 내리고 있다. 

◇ “자동차보험 비중 높아 민원 발생 불가피”

악사손보는 안전성과 건전성 부문에선 업계 9위와 1위를 차지했다. 다만 소비자성과 수익성 부문은 꼴찌인 14위로 나타났다. 이 중 소비자성은 보유계약 10만건당 민원건수와 보험금 부지급률, 불완전 판매비율, 인지·신뢰도 항목으로 나눠 평가된다. 악사손보는 14개의 손보사 중 불완전판매비율이 가장 낮게 나타났다. 다만 보유계약 10만 건당 민원건수가 가장 많고 인지신뢰도가 가장 낮게 평가되면서 소비성 부문 꼴찌를 기록했다.

악사손보는 프랑스계 금융보험그룹인 AXA(악사)의 한국 자회사로 자동차보험이 주력이다. 악사는 2007년 국내 예소 교보자동차보험의 지분을 인수하면서 악사손보를 출범시킨 바 있다. 

악사손보의 민원건수는 올해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올 1분기 악사손보의 10만건당 민원은 12.97건으로 전년 동기(11.98건)보다 8.24% 증가세를 보였다. 악사손보은 올 1분기 기준으로 업계에서 두 번째로 민원건수가 높게 나타났다. 

이에 대해 악사손보는 상품 포트폴리오 때문에 구조조적으로 어쩔 수 없는 이유가 있다고 설명했다. 

악사손보 관계자는 “본사는 상품 포트폴리오에서 자동차보험 비중이 높은 회사”라며 “타사는 자동차보험의 비중이 25~30% 수준인 반면, 본사는 85%에 달한다”며 “일반 장기보험은 고객과 보험사 간에서만 민원이 발생하는 비해, 자동차보험은 고객 뿐 아니라 병원, 외부 손해사정사, 정비업체들 등 이해관계자들이 많아 민원 발생 요소가 높은 요소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민원 감축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합당한 사유 없이) 달라는 대로 보험금을 다 주게 되면 선량한 고객들까지 보험료 인상의 피해를 볼 수 있다”며 “이에 민원을 받더라도 강도 높게 관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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