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의혹'의 핵심 인물 중의 한명인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지난해 11월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대장동 의혹'의 핵심 인물 중의 한명인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지난해 11월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이선민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011년 부산은행 대출 사건 때 봐주기 수사를 했다는 화천대유 김만배 씨의 녹취록이 공개됐고, 지난해 11월 남욱 변호사가 검찰 조사에서 진술한 부분과 일치해 큰 논란이 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본인의 SNS에 해당 기사를 공유하면서 “적반하장 후안무치의 이 생생한 현실을 널리 알려달라”고 촉구했다. 반면, 국민의힘 측에서는 “명백한 허위”라고 맞섰다.

뉴스타파는 6일 김씨와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이 지난해 9월 15일 나눈 대화 녹취록과 당시 김씨가 신씨에게 설명하면서 쓴 자필노트를 공개했다. 그러면서 김씨가 불법대출 브로커 조우형씨를 박영수 변호사에게 소개했고, 박영수 변호사를 통해 윤 후보가 부산저축은행 사건을 무마해줬다고 보도했다.

공개된 음성파일에서 김 씨는 “조씨가 (사건을) 해결해 달라는 얘기를 해서 직접 얘기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박영수를 소개해줬다”며 “그 혈관을 다 아니까, 통할만한 사람을 소개한 거지”라고 말했다.

또한 검찰조사에 대해서 “윤석열이가 ‘니가 조우형이야?’ 이러면서 (조우형한테) 커피 한 잔 주면서 ‘응, 얘기 다 들었어. 들었지? 가 임마!’ 이러면서 보내더래” “그래서 사건이 없어졌어” “통했지. 그냥 봐줬지”라고 이야기하는 내용이 담겼다. 박 변호사와 가까운 윤석열 당시 중수 2과장이 사건 주임검사를 통해 조씨 수사를 무마했다는 것이다.

이는 지난 2월 21일 JTBC가 대장동 민간 사업자 중 한 명인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 변호사가 지난해 11월 검찰조사에서 ‘윤 후보가 대장동 불법 대출을 눈감아줬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고 보도한 것과 일치하는 부분이다.

김씨는 반면 이 후보에 대해서는 당시 성남시장이 공원, 터널 조성 비용 등을 화천대유에 추가로 부담하게 해 욕을 많이 했다고 주장했다. 녹취록에서 그는 “이제 또 땅값이 올라가니 이재명 시장이 ‘터널도 뚫어라’ ‘배수지도 해라’(했다)”며 “내가 욕을 많이 했다. X같은 XX, XX놈, 공산당 같은 XX 했더니 성남시 의원들이 찾아와서 ‘그만 좀 하라’고 했다”고 언급했다.

해당 녹취록이 공개되자 이 후보는 본인의 SNS에 기사를 공유했고, 민주당에서는 강도 높은 비판에 나섰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7일 오전 서면브리핑을 통해 “윤석열 후보는 더 이상 후보 자격이 없다. 대장동 사건의 몸통이 윤석열 후보였음이 드러났다”며 “윤석열 후보와 국민의 힘이 그동안 얼마나 지독한 거짓말로 국민을 선동해 왔는지 백일하에 드러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 대변인은 “녹취록에 따르면 대장동 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만배는 윤석열 당시 대검 중수부 검사를 통해 부산 저축은행 불법 대출 비리를 해결했다고 털어놓았다. 또 공익 환수를 밀어붙인 이재명 성남 시장 때문에 대장동 사업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며 “윤석열 후보는 불법 대출 브로커 조우형은 모르며 만난 적도 없고 봐주기 수사는 결코 한 적이 없다고 주장해왔다. 이 모든 것이 거짓말이었고 이재명 후보에게 누명 씌우기였다”고 호소했다.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수석대변인 또한 특검을 요구하며 “윤석열 후보가 특검을 거부한 이유가 드러났다. 이제 특검만이 방법이다”며 “대장동 주범들인 김만배 녹취록, 정영학 녹취록, 남욱 진술서 등 언론을 통해 드러난 모든 관련 자료들이 윤석열 후보를 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윤석열 후보가 지난번 티비 토론에서 다섯 차례나 손사래를 치면서 특검을 회피한 이유를 이제야 알겠다”며 “대통령 선거가 끝나도 무조건 특검하자는 이재명 후보의 거듭된 제안에 ‘이거보세요’라며 펄쩍 뛰며 모면하려던 윤석열 후보가 왜 그랬는지 명백해 졌다. 윤 후보의 모습은 김만배 녹취록 내용과 딱 맞아 떨어진다” 말했다.

그러면서 “특검, 이제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대장동 비리의 시작점인 부산저축은행 대출비리부터 화천대유에 이르기까지 진실을 밝혀야 한다”며 “이달 임시국회에서 조건없는, 성역없는 특검안 의결해야 한다. 진실 규명을 위해 지체없이 특검을 실시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이양수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수석대변인은 7일 논평을 내고 “분명히 밝히지만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김만배와 아무런 친분이 없다”며 “‘석열이 형’이라고 부를 사이가 전혀 아니다. 김만배의 말 대부분이 거짓”이라고 반박했다.

또 “‘대장동 게이트’가 언론에 보도된 후 검찰 수사를 앞두고 김만배가 지인에게 늘어놓은 변명을 그대로 믿을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며 “김만배의 일방적 거짓말을 토대로 봐주기 수사를 운운하는 것은 터무니가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만배의 거짓 진술을 토대로 객관적 검증 없이 수사 무마 의혹을 제기한 보도이므로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김만배가 이 후보와 함께 수사에 빠져나가기 위해 한 거짓말을 그대로 믿을 국민은 없다. ‘대장동 게이트’ 진상을 규명하려면 정권교체만이 답”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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