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가 자사 e-프리퀀시 증정품 서머 캐리백에서 1급 발암물질이 검출된 것과 관련해 사과와 함께 보상 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보상안을 놓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어 이목이 쏠린다./ 뉴시스

시사위크=연미선 기자  스타벅스 e-프리퀀시 증정품 서머 캐리백에서 1급 발암물질 폼알데하이드가 검출됐다. 이에 스타벅스는 지난달 28일 공식입장을 통해 사과문과 함께 증정품 보상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다만 보상안과 관련해서 여전히 논란이 일고 있다.

◇ 서머 캐리백서 1급 발암물질 검출

이번 사건은 지난 5월 말 SNS를 통해 서머 캐리백에서 오징어 냄새같은 악취가 난다는 민원이 제기되면서 불거졌다. 논란이 일자 스타벅스 측은 일부 제품 원단의 인쇄 염료로 인한 것이라며 인체에 무해하다고 해명했다.

문제가 커진 것은 지난달 21일 한 직장인 커뮤니티에 자신이 FITI(옛 한국원사직물시험연구원) 직원이라고 밝힌 이용자가 ‘시험에서 폼알데하이드가 검출됐다’고 알리면서부터다. 이후 스타벅스가 폼알데하이드 검출 시험 성적서를 확인하고도 일주일 더 제품을 증정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더 뜨거워졌다.

스타벅스는 28일 공식입장을 발표하며 폼알데하이드 검출에 대해 인정했다. 고객사과문에선 “5월 말 제기된 이취 관련 발생 원인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제조사로부터 전달받은 시험 성적서에 폼알데하이드가 포함돼 있었으나, 이취 원인에 집중하느라 이를 인지하지 못했다”며 “초기 커뮤니케이션의 미숙함으로 불신과 오해를 증폭시킨 점에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스타벅스가 지난달 22일 국가전문 공인시험 기관에 관련 시험을 의뢰한 결과, 서머 캐리백에선 △개봉 전 제품의 외피 284mg/kg~585mg/kg △내피29.8mg/kg~724mg/kg △개봉 후 2개월 경과한 제품의 외피106mg/kg~559mg/kg △내피 미검출~23.3mg/kg 정도의 수치가 각각 검출됐다. 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 관리법에 의해 외의류 및 침구류의 경우에는 폼알데하이드 300mg/kg이하를 기준으로 삼고 있다. 서머 캐리백은 ‘기타 제품류’로 분류돼 유해 물질 안전 요건 대상 제품으로 적용되지 않는다.

◇ 증정품 교환‧보상안, 이번엔 형평성 논란?

스타벅스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고객 보상 및 교환 대책을 발표했다.

교환 조치는 △실물 서머 캐리백 △e-프리퀀시 이벤트 기간 중 적립된 17개의 e-스티커 교환내역의 두 가지 방향으로 진행된다. 스타벅스에 따르면 현재 소유하고 있는 서머 캐리백 이용에 불편을 느끼고 교환을 원한다면 캐리백을 지참해 매장을 방문하면 된다. 실물 서머 캐리백은 무료 음료 쿠폰 3장으로 교환된다. 해당 교환 조치는 31일까지 변동 없이 진행된다.

17개의 e-스티커 적립 후 증정품 교환 이력을 제시한다면 기존에 수령한 동일한 수량으로 새롭게 제작된 굿즈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스타벅스는 전했다. 다만 굿즈 수령을 원하지 않을 경우 기존에 받은 캐리백과 동일한 수량으로 스타벅스 리워드 카드 3만원을 온라인상으로 적립받을 수 있다. 스타벅스 카드를 등록하지 않은 웹 회원은 MMS로 스타벅스 e-Gift Card 3만원권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중고거래 등으로 실물 서머 캐리백만 가지고 있는 경우 무료 음료 쿠폰 3장은 받을 수 있지만 그 외의 보상은 받을 수 없다. e-스티커 적립 후 증정품을 받고 타인에게 판매한 경우 새로운 굿즈 혹은 리워드 카드 수령이 가능하다.

스타벅스는 28일 향후 대책안으로 포함한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사진은 공식 사과문 중 일부를 캡쳐한 것./ 스타벅스

◇ 서울 YMCA “스타벅스 사과문, 황당한 변명“

이와 관련해서 중고거래를 통해 캐리백을 구매한 소비자들은 “캐리백을 가져가면 무료 음료 쿠폰 3개를 준다는데, 음료권을 돈 더 주고 구매한 게 된다”며 불만 섞인 반응을 보였다. 스타벅스 MD의 경우 인기가 많아 중고사이트에서도 거래가 많이 되는 가운데, “웃돈 주고 산 사람이 최대 피해자” 등의 소비자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캐리백이 중고사이트에서 거래된 경우 보상안에 대한 형평성 논란이 더 커진다. 중고거래를 통해 캐리백을 판 소비자는 캐리백 판매 이익 뿐만 아니라 e-프리퀀시 교환 내역을 통해 새로운 굿즈 또는 스타벅스 3만원권 카드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17잔을 구매해야 증정받을 수 있는 서머 캐리백에 대해 3만원권 교환 조치가 어떻게 나왔는지도 의문이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전체적인 금액은 3만원 이상이겠지만, 17잔 이상 스타벅스를 이용해주신 단골 고객 사은품이기 때문에 무료 음료 쿠폰 3장과 더불어 3만원 적립 또는 새로운 굿즈를 보상안으로 만들었다”며 “다시 신뢰를 얻고자 최선을 다해 대책을 세우겠다”고만 전했다.

이에 서울YMCA은 지난달 29일 ‘스타벅스 사과문도 소비자 우롱에 지나지 않는다’는 제목의 성명문을 통해 스타벅스가 자신들의 명백한 과실을 실수로 치부하고 황당한 변명으로 일관한다고 꼬집었다.

서울YMCA는 “스타벅스가 사과문에서 밝히고 있는 시험결과만 보아도 폼알데하이드 검출 수치가 매우 높다”며 “서머 캐리백 자체가 휴가철 의류, 어린이 용품 등 바캉스 짐을 담는데 이용된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소비자들은 가족 전체가 폼알데하이드에 상당 시간 노출됐을 개연성이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과문에는 증정품에 대한 전량 회수 조치에 대한 내용은 없다”며 “서머 캐리백이 증정되듯 회수되면 매장 직원과 이용자 모두 폼알데하이드에 노출돼도 상관이 없다는 안이한 인식”이라고 전했다. 또한 “스타벅스로 인해 피해를 입은 소비자들이 스타벅스를 계속 이용해야만 그 피해를 보상해주겠다는 적반하장인 보상안”이라며 “소비자의 관점에서 문제 해결 방식을 고민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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