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완 대표가 이끄는 손오공이 또 다시 적자 실적을 마주하고 있다. /그래픽=권정두 기자
김종완 대표가 이끄는 손오공이 또 다시 적자 실적을 마주하고 있다. /그래픽=권정두 기자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국내 대표 완구업체 손오공이 또 다시 적자의 수렁에 빠져들었다. 지난해 2년 연속 적자행진을 끊고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1년 만에 재차 씁쓸한 실적을 받아들고 있다. 만성적인 실적 부진 흐름 속에 김종완 대표의 고민이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 악재 또 악재… 실적 개선 ‘어쩌나’

최근 공시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손오공은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317억원의 매출액과 30억원의 영업손실, 4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보면 매출액은 15.3% 줄어들고, 영업손익 및 당기순손익은 적자전환한 실적이다.

손오공은 2019년과 2020년 각각 20억원, 1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2년 연속 1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남긴 바 있다. 그러다 지난해 영업이익 11억원, 당기순이익 33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올해는 불과 1년 만에 다시 적자 실적을 마주하고 있는 모습이다.

기간을 넓혀 봐도 손오공의 실적은 신통치 않다. 2015년과 2016년 1,200억원대까지 상승했던 연간 매출액은 이후 △2017년 1,040억원 △2018년 991억원 △2019년 734억원 △2020년 852억원 △2021년 754억원으로 내려앉았다. 수익성 또한 안정적이지 않은 흐름이 장기간 이어지고 있다. 손오공은 2010년과 2013년, 2014년, 2017년, 2019년, 2020년에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와 흑자를 오갔다.

무엇보다 손오공은 2016년 12월 미국의 글로벌 완구업체 마텔을 새 주인으로 맞은 이후 실적 부진이 더욱 심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마텔에 인수된 이후 매출이 감소세로 돌아섰을 뿐 아니라, 영업손익도 곧장 적자전환한 뒤 부진을 이어왔다.

손오공의 이러한 실적은 저출산 등의 여파로 국내 완구시장이 전반적인 침체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신규 콘텐츠들이 성공가도를 이어가지 못한데다, 원자재 가격 인상 등 사업여건 또한 악화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한 지난해 8월을 기해 초이락컨텐츠컴퍼니와 맺어왔던 유통계약이 종료된 점도 중대사안으로 꼽힌다. 초이락컨텐츠컴퍼니는 과거 손오공으로부터 분사돼 설립된 기업이자, 손오공 창업자인 최신규 전 회장 일가가 운영 중인 곳이다. 무엇보다 초이락컨텐츠컴퍼니는 손오공의 핵심 상품이었던 터닝메카드, 헬로카봇, 소피루비 등의 지적재산권을 보유하고 있다.

이처럼 만성적인 실적 부진 흐름이 이어지면서 김종완 손오공 대표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종완 대표는 최신규 전 회장이 손오공을 이끌던 시절인 2007년부터 대표직을 맡아왔으며 마텔에 인수된 이후에도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실적 개선이 시급한 손오공의 상황은 이미 관련 행보를 통해서도 확인되고 있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손오공은 지난 6월 일부 장난감 가격을 20% 가량 인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6년 만의 가격인상이며, 사업여건 악화에 따른 수익성 보존 차원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손오공의 사업구조를 감안했을 때 당장의 실적 개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손오공은 완구 상품을 유통하는 사업이 전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자체적으로 제품을 제조하지 않을 뿐 아니라, 상품을 대부분 중국에서 들여온다. 물류비용과 환율 등이 치솟고 있는 현재 상황에 더욱 취약할 수밖에 없다.

또 다시 실적에 빨간불이 켜진 손오공이 어떠한 타개책으로 정상 궤도를 찾아갈 수 있을지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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