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그룹이 올해도 노사갈등 국면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뉴시스
현대중공업그룹이 올해도 노사갈등 국면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수주 호조를 이어가고 있는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해양부문이 파업 위기를 마주하며 뒤숭숭한 모습이다. 모처럼 찾아온 호황기가 노사갈등 및 대립이란 고질병으로 얼룩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제기된다.

전국금속노조 현대중공업 지부(이하 현대중공업 노조)는 24일 오전 6시 30분부터 쟁의행위 찬반투표에 돌입했다. 투표는 오는 26일 오후 6시 30분까지 진행된다.

노조의 쟁의행위 찬반투표는 파업을 위한 핵심 준비단계에 해당한다. 관계당국에 쟁의조정을 신청해 조정중지 결정이 내려지고,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해 통과될 경우 노조는 합법적 파업권을 확보하게 된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 14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했으며, 21일 조정중지 결정이 내려진 바 있다. 따라서 이번 찬반투표가 가결되면 현대중공업 노조는 파업을 위한 준비를 마치게 될 전망이다.

현대중공업 노조가 이처럼 파업 수순을 밟고 있는 이유는 임단협 난항 때문이다. 현대중공업·현대건설기계·현대일렉트릭 등 3개 계열사가 하나의 노조를 형성하고 있는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 7월 19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사측과 20차례 이상 교섭을 진행했으나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 현대중공업그룹 조선해양부문의 또 다른 계열사들도 같은 상황이다.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삼호중공업 역시 현대중공업과 같은 일정으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한다. 이들 3사 노조는 올해도 공동 요구안을 마련해 제시해왔다.

이로써 현대중공업그룹은 올해도 노사갈등 국면을 피하지 못하게 됐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2019~2020년 2년 치 임단협이 결렬되면서 지난해 7월 2년여 만에 전면파업을 실시하고 크레인까지 점거한 바 있다. 또한 지난해 임단협도 해를 넘겨 올해 5월에야 마무리 지었다.

이처럼 고질병처럼 반복되는 노사갈등 및 대립은 모처럼 호황기를 맞았다는 점에서 더욱 큰 씁쓸함과 우려를 남긴다. 현대중공업그룹 조선해양부문은 올해 수주목표를 일찌감치 초과달성하며 수주 호황을 이어가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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