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5월 10일 취임 후 대한민국 헌정 사상 처음으로 출근길 약식회견을 시작했다. 이를 ‘도어스테핑’(door stepping)이라고 한다. 단어 뜻 그대로 취재진이 '문 앞에서 대기'하다가 대통령이 들어오면 현안에 대한 간단한 소회와 질답을 나누는 형태다. 대통령이 자신의 견해를 솔직히 밝힌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지만, 대통령의 정무적인 부담이 크다는 부정적인 견해도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후 처음으로 대통령이 아침마다 취재진 앞에 선다는 것은 아주 의미 있는 일이라는 점은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또 기사를 읽다보면 '대통령은 오늘 아침 왜 이런 말을 했을까?'하는 궁금증이 생길 수 있다. 이에 <시사위크>는 대통령의 발언을 정확하게 기록하기 위해, 또 대통령이 아침에 왜 이런 발언을 했는지 독자들에게 좀더 친절하게 설명하기 위해 '굿모닝 프레지던트' 연재를 시작한다. <편집자주>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청담동 술자리’ 의혹과 관련해 “저급하고 유치한 가짜뉴스”라고 격노했다. 

윤 대통령은 28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 출근길 도어스테핑(약식회견)에서 취재진이 ‘야당 공식 회의에도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함께 청담동 술자리를 가졌다고 주장이 나오는 상황’이라고 질문하자 처음에는 “다른 질문 없으십니까”라며 답을 피했다.

그러나 곧바로 윤 대통령은 “그런 저급하고 유치한 가짜뉴스 선동은 국민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솔직히 말해서 입에 담기도 (부끄럽다)…”라며 “대통령 입에서 그런 부분에 대한 언급이 나오는 것 자체도 국격에 관계된 문제 아니겠나”라고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앞서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윤 대통령과 한 장관이 지난 7월 김앤장 변호사와 청담동 술집에서 새벽 3시까지 술을 마셨다고 주장했는데, 한 장관이 ‘직을 걸겠다’고 부인하는 등 양측 간 공방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민주당은 지도부가 공식 회의석상에서 김 의원의 의혹 제기를 옹호하며 윤 대통령과 한 장관의 당시 동선을 밝힐 것을 요구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뉴시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이 ‘저급하고 유치한 가짜뉴스 선동’이라고 말한 데 대해 “헌법이 보장한 국회의원의 정부 인사 대상 질의권은 그렇게 접근할 문제가 아닌 것 같다. 국민을 대신해 어떤 질문을 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박 원내대표는 또 “의혹 제기된 날짜, 시간이 있지 않나. 그 시점 전후로 본인이 그런 일 없다, 어디에 있었다고 차분하게 얘기하면 의혹이 해소될 것”이라며 “김의겸 의원 입장에선 그냥 넘길 일이 아니다 싶었을 것이고, 상세 녹취가 있어서 확인해야 한다고 생각했을 것 같다. 그럼 그에 합당한 답변을 주면 된다”고 강조했다. 

같은당의 전재수 의원 역시 이날 오전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술집에 갔느냐는 질문에) 답을 하면 되는 것이다. 그런데 거기에 무슨 장관(직)을 걸고 미래의 공직까지 다 거는가”라며 “조폭들이 하는 ‘손모가지 걸자’ 이런 것도 아니고, 물으면 답하면 되는거다. 아니라고. 그러면 끝난다”고 지적했다. 

대통령실은 술자리를 가졌다고 알려진 당일 윤 대통령의 저녁 일정이 어땠는지, 술자리를 가지 않았으면 사저도 돌아간 것인지 등에 대해서는 아무런 설명을 하지 않았다. 그저 ‘가짜뉴스’, ‘허위 사실’, ‘소설’ 등의 신경질적인 반응만 보이고 있다. 이같이 대통령실의 명확한 해명이 없으니 민주당도 해당 의혹을 지속적으로 전면에 세우는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윤 대통령 도어스테핑 전문이다. 

2022년 10월 28일 오전 9시

장소 : 용산 대통령실 청사 1층 로비

<모두발언>

벌써 금요일입니다. (웃음) 어제는 비상경제민생회의를 국민들께 공개해서 진행을 했습니다. 오늘은 과학기술자문회의 새로 구성된 헌법상의 기관인 과학기술자문회의가 오늘 열립니다. 

어제 (회의는) 그 경제활성화 추진전략 및 점검회의라고 이름을 붙였습니다마는 한 마디로 말해서 수출 드라이브 회의라고 보시면 됩니다. 우리 경제는 뭐 여러분 다 아시다시피 대외 의존도가 거의 세계 최고에서 높은 나라이고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입니다. 반도체,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이 4대 산업의 수출로 우리가 먹고 살아왔습니다. 앞으로는 이제 2차 전지라든지 바이오 등의 다양한 분야로 우리의 수출 영역을 더 확대해야 됩니다. 

우리 기업이 과거에 박정희 대통령 시절에 수출 드라이브 정책을 펼 때하고는 우리 기업의 체급도 달라졌고, 축적된 기술이라던가 경영관리, 국제화 역량 이런 것들이 엄청나게 변했습니다. 그러나 역시 경제가 어려울 때는 민관이 합쳐서, 힘을 합쳐서 이러한 수출 촉진 전략을 펴야 될 때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래서 과거처럼 정부가 앞에서 끌고 가는 것이(*해당 부분 강조해서 말함) 아니라 뒤에서 기업을 밀어줘서 더 돈도 벌고 일자리도 더 만들고 또 고금리로 위축되지 않도록 정부가 도와줄 수 있는 모든 것들을, 모든 부처에게 전부 산업부라는 차원에서 일을 하도록 그렇게 촉구하는 그런 회의였다고 보시면 될 것 같고.

오늘 과학기술...그...정책자문회의도 제가 지난번 선거 때부터 우리 그 과학기술 정책 비전을 말씀드렸습니다만 가장 중요한 것이 국가전략기술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합니다. 모든 과학기술이라든가 하는 것도 역시 민간의 자유와 창의에 의해 나오는 것이지만, 국가전략기술에 대해서는 정부가 강력하게 지원하고 리더십을 가질 때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 과학기술자문회의를 중심으로 해서 아주 체계적이고 일관되고 정치와 과학이 확연하게 분리되는 국가의 어떤 미래산업 전략으로 세워나가겠습니다.

<질의응답>

Q. 대통령님, 국감에 이어서 야당 공식회의에서도 의혹이 제기되는 상황이라서 질문을 드릴 수밖에 없는데요. 한동훈 장관과 함께 이른바 청담동 술자리에 계셨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상황...

A. (말 끊으며) 다른 질문 없으십니까. 그런 저급하고 유치한 가짜뉴스 선동은 국민을 무시하는 거니까. 네 솔직히 말해서 입에 담기도...예? 대통령 입에서 그런 부분에 대한 언급이 나온다는 자체도 뭐 국격에 관계된 문제 아니겠습니까. 네.

Q. 국제현안 관련해서 질문 하나 드리겠습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한국을 지목하면서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할 시에는 한러 관계가 파탄날 거라고 말했는데. 이에 대해서 설명 부탁드린다.

A. 글쎄 뭐 우리는 우크라이나에 대해서 늘 인도적인, 평화적인 지원을 국제사회와 연대해서 해왔고 살상무기라든가 이런 것은 공급한 사실이 없습니다마는. 어디까지나 우리 주권의 문제이고, 그리고 우리는 세계 모든 나라들, 러시아를 포함해서 다 평화적이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은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Q. 민주당에서 감사원법 개정을 담론으로 추진하겠다라는 입장을 밝힌 상황입니다. 정치가 자신들의 유불리에 따라서 사정기관을 재단하고 통제하는 이야기들을 하는 상황들이 몇년간 반복되는데요. 평소 이런 부분에 대한 평소 소신이나 입장 같은게 있는지 궁금합니다.

A. 우리 정부는 감사원의 이런 감사 활동에 대해서 관여하거나 개입하지 않습니다. 네. 자 수고하십시오.

 

근거자료 및 출처
전재수, 尹 비상경제회의에 "농담 주고받고 화기애애…오히려 마이너스"
2022.10.28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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