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에 내년도 예산안 처리에 적극 협조해 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새 정부의 주요 사업 관련 예산안 삭감을 벼르고 있는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이러한 태도가 현 경제 상황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를 내비쳤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1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구체적 사안에 대해서는 여야 원내지도부 간 협상이 있겠지만, 헌법이 정한 시한 내 통과될 수 있도록 야당의 협조를 부탁한다”고 강조했다. 

국회는 지난 17일 내년도 예산안 심의를 위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조정소위원회를 가동하며 본격 예산 심사에 착수했다. 민주당은 이 과정에서 민생 예산을 확충하고 혈세 낭비성 예산 등을 막겠다며 대대적인 손질을 예고했다. ‘청와대 이전 비용 관련 예산’ 등 윤석열 정부의 주요 과제 예산을 표적으로 삼은 것이다.  

이러한 민주당에 태도에 국민의힘의 반발은 거세다. 특히 국민의힘은 이날 민주당의 혁신형소형모듈원자로(SMR) 예산 삭감 요구에 강하게 반발했다. 정부가 핵심 과제로 31억원 규모의 예산을 편성했지만 민주당은 이를 ‘예산 낭비’라며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이러한 민주당의 입장이 ‘일구이언(一口二言), 표리부동(表裏不同)’이라고 맹비난했다. 해당 사업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대선 공약’이었다는 점을 상기시키면서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탈원전으로 대한민국에 끼친 손해가 엄청난데 대선 공약까지 해놓고 얼마 지났다고 이제 와서 대한민국의 성장 동력이 되고 우리 먹거리가 될 산업 예산을 모두 깎겠다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김상훈 국민의힘 비대위원도 “민주당은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특히 관심을 보이고, 빌 게이츠도 인정한 SMR 개발 예산을 모두 삭감하겠다며 K수출 성과 내기에 제동을 걸고 있다”며 “노골적으로 새로운 정부의 공약이나 국정과제 예산은 일단 자르고 보는 게 민주당의 원칙인가”라고 쏘아붙였다.

이와 관련 정 위원장은 예산 통과에 대한 민주당의 전향적 자세를 촉구했다. 그는 “과거에는 재야의 종소리를 들으며 새해 예산안을 처리하는 일이 잦았지만 2014년부터는 여야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12월 2일 예산안이 자동 본회의 상정하도록 법제화됐다”며 “정확히 말하면 헌법이 12월 2일 예산안 처리를 규정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2008년 세계 금융위기에 버금가는 경제 위기가 지금 몰려오고 있다는 것이 경제 전문가들의 일치된 예측”이라며 “정부예산을 선제적으로 집행해서 위기에 대응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야당이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든 이런저런 정쟁적 쟁점이든 민생예산 저지를 위한 구실로 삼는다면 국민들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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