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나무가 지난해 대비 급감한 실적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그래픽=권정두 기자
두나무가 지난해 대비 급감한 실적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그래픽=권정두 기자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국내 1위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 중인 두나무가 상반기에 이어 3분기에도 전년 대비 뚜렷한 실적 하락세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가상화폐 시장이 잇단 악재로 흔들리며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두나무의 실적 또한 들쭉날쭉한 모습이다.

◇ 지난해 급등한 실적, 올해는 급락

지난 29일 공시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두나무는 3분기 연결기준 2,719억원의 매출액과 1,687억원의 영업이익, 1,59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3분기 대비 뚜렷하게 감소한 실적이다. 지난해 3분기엔 8,067억원의 매출액과 7,227억원의 영업이익, 5,85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바 있다. 매출액은 66.2%, 영업이익은 76.6%, 당기순이익은 72.6% 감소했다.

이로써 두나무는 올해 누적 실적 역시 전년 대비 큰 폭의 하락세를 이어가게 됐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은 1조569억원, 누적 영업이익 및 당기순이익은 각각 7,348억원과 3,327억원이다. 지난해에는 3분기까지 매출액 2조8,358억원, 영업이익 2조5,937억원, 당기순이익 2조541억원의 누적 실적을 기록했었다. 지난해에 대비 올해 누적 실적은 매출액이 62.7%,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71.6%, 83.8% 감소한 수치다.

두나무의 실적이 이처럼 큰 폭의 변화를 보인 가장 큰 이유는 가상화폐 시장상황 변화에서 찾을 수 있다. 지난해 가상화폐 시장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유동성 확대 등으로 활기를 띤 바 있으며, 이에 따라 가상화폐 거래 수수료가 주 수익원인 두나무의 실적도 뚜렷하게 증가했었다. 

하지만 올해는 전 세계적인 금리 인상으로 유동성이 크게 위축됐다. 또한 가상화폐 시장에서 ‘테라·루나 사태’와 ‘FTX 사태’ 등 잇단 악재까지 터지면서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이로 인해 가상화폐 시장은 활기를 잃었고, 두나무의 실적 또한 급격하게 하락하고 있는 모습이다. 

즉, 두나무의 올해 실적 하락세엔 지난해 실적 급등에 따른 기저효과도 적잖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물론 두나무는 올해 실적이 전년 대비 크게 하락하긴 했어도 업종 특성상 상당히 높은 수준의 수익성은 유지하고 있다. 다만, 전반적으로 ‘안정’과는 거리가 먼 실적 행보를 또 한 번 이어가게 됐다는 점이 특히 눈길을 끈다.

두나무는 △2018년 4,795억원이었던 연결기준 연간 매출액이 △2019년 1,402억원 △2020년 1,767억원으로 내려앉았다가 지난해 3조7,045억원으로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인 바 있다. 그리고 다시 올해는 지난해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적을 기록 중인 것이다. 이는 두나무의 실적이 가상화폐 시장상황에 의해 크게 좌우된다는 점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문제는 최근 들어 가상화폐 시장상황이 예사롭지 않다는 데 있다. 지난 5월 ‘테라·루나 사태’에 이어 지난달 ‘FTX 사태’까지 터지면서 글로벌 가상화폐 시장은 현재 중대 위기를 마주하고 있는 상태다. 글로벌 2~3위 규모를 자랑하던 FTX 거래소의 파산으로 시장 전반에 유동성 위기가 드리운 데다, 고질적인 문제로 지목돼왔던 신뢰가 또 다시 크게 흔들리게 됐기 때문이다. 

이에 두나무가 남은 4분기는 물론 내년에도 실적 악화 흐름을 이어갈 수 있다는 우려에 힘이 실린다. 지난해 폭발적인 실적 성장세와 함께 훈훈한 연말을 보냈던 두나무가 올해는 매서운 한파 속에 연말을 맞게 됐다.

 

근거자료 및 출처
두나무 ‘2022사업년도 3분기 분기보고서’ 공시
2022. 11. 29.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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