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청래 위원장에게 의사진행발언을 요구하며 언성을 높이고 있다. /뉴시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청래 위원장에게 의사진행발언을 요구하며 언성을 높이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방송법 개정안’을 단독으로 통과시켰다. 국민의힘은 “반민주, 반헌법적인 오점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국회 과방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KBS‧MBC‧EBS 등 공영방송의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내용을 담은 방송법 개정안 처리에 나섰다. 해당 법안은 기존 9~11인의 공영방송 이사회를 21인 규모의 운영위원회로 개편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아울러 공영방송 사장의 경우 100명의 사장후보추천국민위원회를 구성해 추천하도록 했다. 민주당은 공영방송의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국민의힘은 사실상 민주노총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꼼수’라고 반발해 왔다.

당초 국회 과방위는 전날(1일) 전체회의에서 해당 안건을 의결한다는 방침이었지만 국민의힘은 안건조정위원회를 신청해 저지에 나섰다. 국회법상 안건조정위는 제1교섭단체와 그에 속하지 않는 조정위원 수를 3대 3으로 같게 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무소속 몫에 민주당 출신 박완주 의원이 포함되면서 법안 통과로 이어졌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안건조정위 무력화’라며 “민주당 의원 169명 중 의로운 사람은 아무도 없나”라고 쏘아붙였다.

이렇다 보니 이날 과방위 전체회의도 강 대 강 대치가 계속됐다. 국민의힘 과방위 간사 박성중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민주당이 짜놓은 각본처럼 움직였다”며 “국회법을 정면으로 무력화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여당시절 손 놓고 있던 방송법 개정안을 야당이 되자 손바닥 뒤집듯 뒤집는 것도 반민주적, 반헌법적 오점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방송법은 ‘민주노총 방송법’, ‘정청래 방송법’”이라고 힐난했다.

반면 민주당 과방위 간사 조승래 의원은 “안건조정위원회 통과한 안은 국민의힘 박성중 의원, 허은아 의원도 21대 국회 시작할 때 낸 것”이라며 “핵심은 특정 정치집단이 공영방송을 좌지우지할 수 없도록 하자는 취지”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민주노총 방송법이라는 등 말도 안 되는 이야기는 안 했으면 좋겠고 오히려 윤석열 정권의 방송장악을 막기 위한 법이다 이렇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후 찬반 토론 과정에서도 여야 의원들 사이에 고성이 오갔다. 이에 민주당 소속 정청래 과방위원장이 “동료의원 발언할 땐 경청하라”라고 하자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회의 진행을 개판으로 하니까 이렇게 하는 것 아니냐”라고 받아쳤다. 이에 정 위원장은 “개판이라니”라며 분노했고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게 개판 아닌가”라며 맞불을 놨다.

결국 정 위원장이 ‘위원장 재량’을 강조하며 찬반 토론을 종결하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위원장석으로 나가 거세게 항의했다. 정 위원장은 아랑곳하지 않고 토론 종결을 위한 기립 표결을 요청했고 민주당 의원들이 기립하며 토론은 종결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부끄럽다”, “뭐 하는 짓인가”라고 불쾌함을 표하며 회의장을 이탈했다. 정 위원장은 안건 가결을 선포하며 법안은 통과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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