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각 방송사에 ‘패널 불균형’을 해소할 것을 촉구하는 공문을 보내겠다고 밝혔다. 최근 당원투표 100% 반영을 골자로 하는 전당대회 룰 개정과 관련해 방송에 출연한 보수 패널들이 정부·여당 의견에 비판적 논조를 보이는 것과 관련해 불편한 기색을 드러낸 것이다.

정 위원장은 22일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오늘 모든 방송사에 공문을 하나 보내려고 한다”며 “시사보도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보수·진보 패널 간 균형을 맞춰달라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을 비아냥거리고 집권여당을 시도 때도 없이 공격하는 사람이 어떻게 보수를 대변하는 패널인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방송사 시사토론  프로그램에 보수 패널로 등장하는 분들은 자칭 보수 혹은 방송사가 보기에 보수 패널인 경우가 적지 않다”며 “세상에 별에 별 보수가 다 있겠지만 대통령 비아냥거리고, 집권여당 욕하는 사람이 어떻게 보수를 자처할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이러한 비판은 최근 전당대회 룰 개정과 관련해 ′윤심′과 결부지어 비판하는 메시지가 커진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보수 진영 패널로 출연하는 인사들이 앞장서 비판하고 나선 데 대해 불편한 감정을 느낄 수밖에 없다. 과거 이준석 전 대표의 징계 등 상황에서도 이들이  윤석열 대통령과 ′친윤계′ 인사들을 강하게 비판해 왔다는 점도 작용하는 모습이다.

정 위원장은 전날(21일) 당 공부모임 ‘국민공감’ 축사 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요즘 언론 환경이 안 좋다”며 “여야 패널을 배치하면 야당은 당연히 민주당을 지지하는 패널을 배치하는 데 여당으로 나오는 패널은 또 여당을 지지안하는 사람을 골라서 야당하고 비슷한 얘기만 하는 사람을 여당 편으로 갖다 놓는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러니까 방송이 자꾸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못 받는 것”이라고도 말했다.

정 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그들은 보수 패널이 아니고 자칭 보수 패널인지는 몰라도 제가 보기엔 보수 참칭 패널”이라며 “보수진영의 주류적 의견을 전하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공중파 정규뉴스에 나오는 코멘테이터 선정 불균형도 심각하다”며 “우리 당 최고 지도부인 비대위가 고심 끝에 전 당원 투표라는 방안을 내놓자마자 방송사 시사프로그램은 이 결정을 폄하하는 코멘트로 가득하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당의 ‘불만’에 대해 보수 패널로 출연하는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전날 페이스북에 “보수 패널 감별사 정 위원장님”이라며 “그래도 ‘보수 패널 호소인’의 길을 뚜벅뚜벅 가겠다”라고 말했다. 장 소장은 지난 2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당명이 국민의힘인데 국민을 빼고 당원끼리 전당대회에서 지도부를 뽑겠다는 건가”라며 “당명부터 당원의힘으로 바꿔라 이렇게 말씀을 드린다”고 지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