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년간 코로나19로 인해 가계소비지출에 변화가 생기면서 관련된 산업에도 변화가 찾아왔다. 홈코노미 관련 소비가 증가함에 따라 특히 간편식 시장이 급격하게 커진 것에 이목이 집중된다. / 게티이미지뱅크
지난 2년간 코로나19로 인해 가계소비지출에 변화가 생기면서 관련된 산업에도 변화가 찾아왔다. 홈코노미 관련 소비가 증가함에 따라 특히 간편식 시장이 급격하게 커진 것에 이목이 집중된다. / 게티이미지뱅크

시사위크=연미선 기자  지난 2년간 코로나19는 소비자들의 생활 방식을 크게 바꿔 놓았다.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 정책으로 인해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가계소비지출 방식도 큰 변화를 맞게 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처음 국내서 발생한 2020년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40만원으로 2019년 대비 2.3% 감소했다.

12대 소비 비목 중에서는 주로 △의류‧신발 △오락‧문화 △교육 △음식‧숙박 등 대면 소비 비목에서 감소폭이 크게 나타났다. 특히 외식이나 △숙박‧여행 △학원교육 등에서 감소폭이 컸다. 이는 사회적 거리두기 및 집합금지 등 방역 정책에 의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집이나 재택 관련된 소비 품목에서는 지출이 증가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식료품‧비주류음료 △주류‧담배 △주거‧수도‧광열 △가정용품‧가사서비스 △보건 등에서 가계 소비지출이 증가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코로나19의 확산이 지속된 2021년의 경우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49만5,000원으로 2020년 대비 3.9% 증가했다. 2020년에 크게 위축됐던 △의류‧신발 △오락‧문화 △교육 △음식‧숙박 등의 비목에서 소비가 소폭 회복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체적으로는 2019년 소비지출과 비교했을 때 그 수준을 밑도는 데 그쳤다.

◇ ‘홈코노미’ 관련 소비↑… ‘간편식 시장’ 눈길

코로나19로 인해 ‘홈코노미(homeconomy)’와 관련된 소비가 크게 증가했다. 홈코노미는 집을 뜻하는 ’Home’과 경제를 뜻하는 ‘Economy’의 합성어로 집이 단순한 주거 공간이 아닌 휴식‧여가 등을 즐기는 공간으로 확대되면서 집 안에서 이뤄지는 다양한 경제활동을 이르는 신조어다.

통계청에 따르면 홈코노미 관련 소비경향에 따라 식료품과 주류, 밀키트 등에 대한 소비가 크게 증가했다.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는 △2020년에 전년대비 14.6% △2021년에는 전년대비 4.2% 증가한 가운데 주로 육류‧과일‧채소 등의 증가폭이 컸다. 또한 집에서 간편하게 조리해 먹을 수 있는 밀키트(meal kit) 등 가정간편식과 소주‧맥주‧와인 등의 주류도 크게 증가했다고 전했다.

이처럼 소비자들이 소비하는 주요 품목들이 크게 변화하면서 관련 산업들도 변화를 맞이했다. 특히 이목이 집중되는 분야는 간편식 시장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외식이 줄어들고 1인가구는 증가하는 경향으로 인해 간편식 시장은 지난 5년간 급속한 성장을 이뤘다.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간편식 인기에 힘입어 국내 즉석국 시장은 2015년 650억원 수준에서 2020년 3,732억원을 달성해 연평균 41.8%의 성장률을 기록했고, 2025년에는 5,274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즉석밥 시장 또한 2015년 2,254억원에서 2019년 4,938억원으로 성장했다. 과거 5%대의 성장률을 기록해오다가 2020년 상반기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전년동기 대비 13.3%의 성장률을 보였다는 게 식품산업통계정보의 설명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대폭 성장한 배달플랫폼 산업은 엔데믹 이후 외식이 가능해지면서 위축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즉석밥과 국 등을 포함하는 간편식 시장은 엔데믹에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관련 전문가들은 1인가구가 증가하고 개인의 여가가 중요시되는 경향에 따라 과거 여성의 주된 업무로 여겨졌던 요리가 앞으로는 전문가의 영역으로 넘어가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유통업계는 코로나19 이후 간편식 시장에 너도나도 뛰어들고 있다. 지난 4월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전히 해제된 이후로도 유통업계의 간편식 출시는 계속되는 중이다. 예컨대 지난 9월에는 마켓컬리에서 추석 상차림을 간편식으로 선보이기도 했다. 마켓컬리는 기획전을 열고 각종 전과 잡채, 갈비찜과 나물 등을 소비자들이 직접 만드는 비용을 아끼고 추석 당일 아침에 바로 먹을 수 있게 간편식 상품 110여개를 판매하기도 했다.

또한 SPC삼립에서는 연말연시에 활용하기 좋은 파티 간편식을 선보인다고 26일 밝혔다. 패밀리레스토랑에서 맛볼 수 있었던 ‘도리아 시리즈’ 2종과 단체 주문이 가능한 ‘케이터링 박스밀’ 등이 출시됐다.

◇ 코로나19 이후 ‘생활폐기물’↑… ‘친환경’ 포장재 필요해

코로나19 이후 배달플랫폼 시장과 가정간편식 시장이 크게 성장하면서 생활폐기물도 함께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1년 12월 온라인 음식서비스 매출액은 2018년 1월 대비 약 6배 증가했다. 또한 최근 10년간 택배 물동량은 전년대비 평균 10.8%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었으나 코로나19가 발생한 이후 2020년 택배 물동량은 전년대비 20.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생활폐기물 재활용 가능품목 중 폐합성수지류는 2020년 전년대비 21.6% 증가했으며 그 중 택배와 배달음식, 제품 포장 등에 사용되는 폐합성수지류 기타 품목이 59.9% 증가했다. 소비자들도 급격하게 늘어난 일회용품 사용량을 체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에 따르면 코로나19 이전에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환경문제로 국민들은 ‘미세먼지 등 대기질 개선’을 꼽았으나 팬데믹 이후 ‘쓰레기와 일회용품’으로 시선이 바뀌었다.

이런 흐름에 따라 일부 기업에서는 친환경 포장재를 사용하기 위한 노력을 보이기도 했다. 최근 이마트는 내년 초 밀키트 전 상품에 친환경 패키지를 도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지는 덮개 부분이 재생원료 50%를 함유한 제품으로 바뀐다. 또한 제품설명서가 빠지고 필요한 경우 조리방법 등은 포장지에 직접 프린팅된다. 이마트는 내년 1분기까지 전체 자사 밀키트 제품에 이를 적용하겠다고 전했다.

앞으로 간편식 수요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 산업 발전 과정에서 친환경적 포장재 발굴과 생활폐기물 감소를 위한 업계와 정부의 고민도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근거자료 및 출처
「KOSTAT 통계플러스」2022년 겨울호
2022.12.23 통계청
2022 통계로 보는 1인가구
2022.12.07 통계청
한국의 사회동향 2022
2022 통계청
[국내동향] 트렌드픽 국내편 - 간편식
2021.07 식품산업통계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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