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IT업계에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미국 주요 IT 기업들이 지난해부터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국내 IT 기업에도 감원 칼바람이 불 것이라는 우려가 일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국내 IT업계에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미국 주요 IT 기업들이 지난해부터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국내 IT 기업에도 감원 칼바람이 불 것이라는 우려가 일고 있다. 

◇ 새해에도 이어지는 미국 빅테크 구조조정 랠리

4일(현지시각) CNBC 등 주요 외신 보도에 따르면 세일즈포스는 전체 인력의 10%를 해고하고 사무실 공간 일부를 축소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마크 베니오프 최고경영자(CEO)는 직원들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어려운 거시경제 환경으로 인해 고객들은 구매 결정 시 신중한 방식을 취하고 있다”며 구조조정 배경을 설명했다. 또한 “팬데믹 기간 초기에 수익이 급증하면서 너무 많은 인력을 고용한 했다”며 “이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고 설명했다. 

세일즈포스는 작년 11월 직원 1,000여명을 해고한 바 있다. 그런데 두 달여 만에 또 다시 추가 감원을 결정했다. 세일즈포스는 세계 최대 고객관계관리(CRM) 소프트웨어업체다. 세일즈포스는 코로나19 기간 기업들의 재택근무가 확산되면서 실적이 급등하는 수혜를 누렸다. 제품 수요가 늘자 인력도 대폭 확대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기준 세일즈포스의 직원 수는 7만9,000명이다. 이 중 10%인 8,000명 가량이 구조조정 대상이 될 전망이다. 

미국 내 주요 IT 및 플랫폼 기업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인력 감축에 돌입한 상태다. 글로벌 소셜미디어 운영사인 트위터는 지난해 전체 직원 수 7,500명 중 절반 수준인 3,700명을 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페이스북의 모회사인 메타는 1만1,000명을 감원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도 지난해 11월부터 사업부·채용·리테일 부문을 중심으로 감원 절차에 돌입했다. 인력 감축 규모는 1만명 가량으로 예상됐지만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앤디 재시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4일(현지시각) 기업 소개 홈페이지에 올린 직원 대상 공지문을 통해 “해고는 2023년까지 연장될 것”이라며 “(지난해 해고 인력까지 포함해) 1만8,000명의 인력이 감축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현재까지 발표된 주요 빅테크 기업의 감축 규모 중 가장 많다. 

이 외에도 미국 내 주요 IT 및 플랫폼 기업들은 인력감축을 진행하거나 검토하고 있다. 이들 기업들이 인력 줄이기에 나선 배경엔 코로나19 수혜 역풍이 자리 잡고 있다. 글로벌 IT기업들은 2020년 이후 고객들의 온라인 활동이 늘면서 큰 수혜를 누렸다. 

◇ 국내 IT스타트업 기업들 인력 감축 움직임… 경기 저하 우려에 살얼음판

하지만 엔데믹 전환 시대를 맞이하면서 이전과 같은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기 어렵게 된데다 올해는 경기 침체 우려도 큰 상황이다. 더불어 최근 몇 년간 인력 확대로 인해 늘어난 비용이 회사에 부담으로 작용, 대규모 인력 감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됐다. 

이런 가운데 국내 IT업계에도 구조조정과 고용한파가 몰아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국내 IT업계도 코로나19 이후 3년간 인력 충원에 공격적인 행보를 보여온 만큼 성장 둔화에 대비해 인력 줄이기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서다. 

실제로 일부 플랫폼 서비스 기업과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인력 감축이 시작됐다. 멘탈케어 솔루션 트로스트 운영사 휴마트컴퍼니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 왓챠, 재능공유 플랫폼 탈잉 등은 지난해 인력 감축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중채널네트워크(MCN) 업계 1위 샌드박스네트워크도 지난해 말부터 인력 감축과 사업부 매각·축소 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배달 서비스 ‘부릉’을 운영하는 메쉬코리아는 지난해 희망퇴직을 통해 100여명의 직원을 떠나보냈지만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국내 빅테크 기업은 인력 감축 계획을 밝히지 않았다. 다만 신규 채용 축소를 통해 인력 효율화를 꾀할 것으로 전해진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1%대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고물가와 고금리로 인해 소비가 위축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IT업계가 혹독한 한파를 견뎌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근거자료 및 출처
Salesforce is cutting 10% of its personnel, more than 7,000 employees
2023.1.4(현지시각) CNBC
Update from CEO Andy Jassy on role eliminations
2023.1.4(현지시각) 아마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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