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연미선 기자  롯데제과가 56년 만에 사명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사명에서 ‘제과’를 떼고 ‘롯데웰푸드’로 바꾸는 계획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제과는 그룹의 모태로 상징성이 높은 기업인 만큼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롯데웰푸드’로 사명 바뀌나… “아직 검토 중인 상태”

업계에 따르면 롯데제과는 ‘롯데웰푸드’로 사명을 변경하는 것을 검토 중에 있다. 롯데제과는 고(故) 신격호 명예회장이 세운 롯데그룹의 모태로 1967년 설립돼 2017년 지주사로 분할됐다. 지난해 7월엔 롯데제과가 롯데푸드 흡수합병을 완료하고 통합법인 ‘롯데제과 주식회사’로 공식 출범한 바 있다.

기존 롯데제과는 건과‧빙과 제품 등을 중심으로 성장한 기업이다. 합병이 되기 전 롯데푸드는 빙과‧유지 제품뿐만 아니라 육가공‧유가공 식품 및 HMR(가정간편식) 등이 중심 사업 분야였다. 중복사업의 통합 및 조직 효율화를 통해 수익성 개선을 이루기 위한 합병이었다는 롯데제과의 설명처럼 합병 이후 롯데제과는 제과류뿐만 아니라 다양한 식품 분야를 아우르게 됐다.

이에 합병 이후 지속적으로 사명 변경안이 검토돼왔던 것으로 알려진다. 사업 분야가 건과‧빙과류 및 유제품 등에 집중됐던 과거와 달리 합병 이후에는 더 넓은 사업 분야를 포괄하므로 이에 맞는 사명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롯데제과라는 이름에 56년의 역사가 있고 롯데제과가 롯데그룹의 모태기업임에 따라 반발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내부에서도 아직 확정이 된 부분이 아니라 정확하게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내달에 예정된 이사회와 주주총회가 끝나봐야 알 수 있을 듯하다”고 전했다.

◇ 지난해 매출액 4조원 돌파… 사명 바꾸고 ‘식품 1위’ 달성할까

롯데제과는 지난 2022년 한 해 매출액 4조원을 뛰어넘으면서 거대한 종합식품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롯데제과의 IR보고서에 따르면 제과‧푸드‧해외 사업부문을 모두 포함한 지난해 롯데제과의 연결기준 연간 매출액은 4조745억원으로 전년대비 11.1%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353억원으로 전년대비 6.3% 감소했으나 합병 관련 일회성 비용 121억원을 제외한다면 2.1% 증가한 수준이다.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롯데제과의 매출액은 1조264억원으로 전년대비 11.7%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94억원으로 191.2% 증가했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롯데제과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은 컨센서스 영업이익 90억원, 종전 추정 영업이익 70억원을 상회했다. 합병 법인 출범으로 관련된 일회성 비용 약 30억원이 반영된 점을 감안하면 시장기대치를 대폭 상회한 실적이라는 평가다.

롯데제과는 이를 바탕으로 빙과 및 제과류 등 핵심사업을 비롯해, 새롭게 육성하고 있는 사업의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국내 건강식품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롯데제과는 지난 1월 H&W(health&wellness) 부문을 신설하고 △제로 브랜드 육성을 통한 무설탕 시장 선점 △타겟 맞춤형 간편식 시장 진입 △식물성 제품 확대 운영 △고단백질 제품 다양화 등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아직 거치지 않은 만큼 ‘롯데웰푸드’로의 변경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다만 롯데푸드를 흡수하면서 사업 다각화에 나선 롯데제과가 사명 변경에 나섰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종합식품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읽을 수 있다.

한편 지난해까지는 매출 3조원 이상 국내 식품기업 중 1위는 CJ제일제당(연간 매출액 11조원)이 차지했다. 증권가 일각에선 롯데제과의 올해 실적에 기대감을 표시하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는 롯데제과가 어디까지 도약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