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은행을 둘러싼 ‘이자장사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 전북은행
전북은행을 둘러싼 ‘이자장사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 전북은행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JB금융그룹의 자회사인 전북은행을 둘러싼 ‘이자장사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고금리 시대를 맞아 서민의 이자 부담이 커진 가운데 과도한 예대마진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지적이 수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비판은 지난해 7월 은행권의 예대금리차 공시가 시작된 후 고조돼 왔다. 

◇ 지난해 이자이익 증가에 호실적

JB금융그룹의 경영공시에 따르면 전북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076억원으로 전년대비 13.5% 증가했다. 비이자이익이 손실(-225억원)을 기록했지만 이자이익이 껑충 뛰면서 호실적을 기록했다. 전북은행의 지난해 이자이익은 5,952억원으로 전년보다 20.8% 늘었다. 

지난해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이 이뤄지면서 은행권의 이자이익은 대폭 증가했다. 전북은행 역시 금리 인상기의 수혜를 톡톡히 누린 것으로 보인다. 전북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지난해 말 기준 3.04%를 기록, 업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그런데 호실적을 기록하고도 마냥 웃을 수 있는 처지가 아니다. 최근 과도한 이자장사에 대한 비판 여론이 이어지면서 은행권의 예대마진 폭리 문제가 화두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특히 전북은행은 업권에서 가장 높은 예대금리차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예대금리차(예대마진)는 예금금리와 대출금리 간 차이를 일컫는다. 예대금리차가 크다는 것은 대출·예금 금리 격차에 따른 마진이 높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금융당국은 은행권 과도한 ‘이자장사’를 막자는 취지로 지난해 7월부터 은행권의 월별 예대금리차 공시 제도를 도입했다. 

은행연합회가 공시한 1월 19개 은행 예대금리차 현황을 살펴보면 예대금리차가 가장 큰 곳은 전북은행으로 5.35%p(퍼센트포인트)에 달했다.

가계 예대금리차가 가장 큰 곳 역시 전북은행이었다. 전북은행의 가계 예대금리차는 7.18%p로 나타났다. 가계 예대금리차는 가계 대출금리에서 저축성 수신금리를 뺀 것이다.

주요 시중은행의 가계 예대금리차는 1%p대 수준을 보였다. 지방은행별로 살펴보면 1월 기준 부산은행의 가계 예대금리차는 1.58%p, 대구은행은 2.72%p로 나타났다. JB금융그룹 산하 또 다른 지방은행인 광주은행은 5.11%p로 비교적 높은 수준을 보였다.

◇ 은행권, 예대금리차 1위… 예대마진 폭리 논란 

인터넷전문은행 중엔 토스뱅크가 4.72%p로 가장 컸다. 케이뱅크는 2.15%p, 카카오뱅크 1.33%p로 뒤를 이었다. 

전북은행은 예대금리차 공시가 시작된 이래, 은행권 예대금리차 순위에서 최상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가계 예대금리차는 지난해 7월 6.33%p를 기록한 후 △8월 5.66%p △9월 7.38%p △10월 6.72%p △11월 6.50%p △12월 6.90%p 등을 기록했다. 당국이 은행권의 예대마진 폭리를 지적하며 대출금리 인하 압박을 이어갔지만 1월 가계 예대금리차는 전달보다 더 확대된 7.18%p 벌어졌다. 

정책서민금융(햇살론뱅크, 햇살론15, 안전망 대출 Ⅱ, 최저신용자 특례보증)을 제외한 가계 예대금리차 역시 6.4%p로 전북은행은 업권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전북은행 측은 높은 예대금리차에 대해 중·저신용자 등 서민금융 지원자금이 많은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도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많은 것이 어느 정도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일반 시중은행과의 영업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비교하긴 어려울 수 있다”며 “중·저신용자 비중이 높으면 위험에 대한 프리미엄이 금리에 반영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안팎에선 따가운 시선이 이어지고 있다. 서민 이자 부담 완화를 위한 고통 분담 노력이 미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 내에서도 비판 여론이 제기되고 있다. 진보당 전북도당은 지난해 10월 전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고금리 시대, 가뜩이나 어려운 시기에 전북은행이 시중·지방은행을 통틀어 예대금리차를 통해 최고의 이자장사를 하고 있다”며 전북은행의 대출금리 인하를 촉구한 바 있다. 

최근 은행권에선 당국의 고통분담 촉구 요구에 대출금리 인하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전북은행은 잇단 비판 여론에도 예대금리차가 더 벌어지고 있어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모양새다. 본지는 이 같은 논란에 대해 전북은행 측에 입장을 묻고자 수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담당자와 연결이 닿지 않았다.
 

근거자료 및 출처
예대금리차 비교
  은행연합회
2022년 경영실적
  JB금융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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