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새 지도부를 구성한 국민의힘이 당내 화합을 강조하고 나섰다. 포용을 통해 새 지도부의 우선 과제인 ‘통합’을 도모, 이를 동력으로 총선 승리에 도달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여전히 일각에선 잡음이 새어 나오면서 이러한 구상이 마냥 순탄치만은 않은 모양새다.

김 대표는 10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 의원총회에서 다시 한번 ‘연포탕(연대‧포용‧탕평)’ 가치를 꺼내 들었다. 그는 “연대, 포용, 탕평을 통해 당을 대통합해 나가겠다고 그랬는데 구두 약속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며 “그렇게 실제로 실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선 마치고 나서 같이 경선했던 후보 세 분께 전화를 드려서 이래저래 앙금이 있었다면 죄송하다고 양해 말씀을 드리고 함께 손잡고 가자고 말씀드렸는데 많은 분께서 공감해 주셨다”며 “조만간 직접 찾아 뵙고 당의 대통합을 통한 당의 총선 압승을 위한 진군에 함께 동지가 될 수 있도록 그렇게 노력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지난 8일 전당대회를 통해 꾸려진 새 지도부는 출범과 동시에 ‘당의 화합’을 공언해 왔다. 이번 전당대회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불화를 치유해야만 총선 승리에 한발 가까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번 경선 과정에서 ‘친윤계’가 유례없는 집단행동에 나서는 등 분열을 스스로 자초했다는 점도 연일 화합의 메시지를 강조하는 이유로 보인다. 당내 분열을 방치할 경우 그 책임을 오롯이 ‘친윤 지도부’가 떠안고 가야 하는 형국이다.

특히 최대 경쟁자였던 안철수 의원에 대해서는 거듭 ‘포용의 메시지’를 던지고 나섰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안 후보가 어제 보낸 낙선 소감과 입장문이 굉장히 인상적”이라며 “당내에서 충분히 많은 역할을 하실 분”이라고 치켜세웠다. 조수진 최고위원도 전날 같은 라디오에서 “입당한 지 1년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득표율만 하더라도 굉장히 큰 의미”라며 “당에 가까워지고 천착하고 그런 기회로 삼는다면 몸에 좋은 보약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갈등봉합에 총력전

이렇다 보니 당 내에서는 갈등 봉합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안 의원이 ‘당내 화합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메시지를 낸 것을 봤을 때 큰 갈등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 김 대표나 윤석열 대통령이 당내 경선에서 낙선한 분들에게 관심과 소통을 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기대와는 달리 여전히 ‘불씨’는 존재하는 모습이다. 당장 황교안 전 대표는 지난 8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이번 경선의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는 듯한 영상을 올렸다. 물론 이후 황 후보가 페이스북을 통해 “비 온 뒤 땅이 더 굳듯이 모두가 하나로 뭉쳐야겠다”며 ‘경선 불복’ 우려를 일축했지만, 이러한 모양새가 결국 당의 화합을 저해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병민 최고위원은 이날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이런 이야기들이 계속 섞이면서 커지면 당내 화합을 저해하는 요소들이다”고 지적했다.

새 지도부가 이준석 전 대표 측 인사들을 겨냥해서 강한 어조의 메시지를 내는 것도 통합의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요소다. 앞서 조수진 최고위원은 전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당내 화합과 관련해 “이준석계, 대리인들 이런 분들 빼고는 접점 찾기가 쉽다”고 언급했다. 김재원 최고위원도 전날 KBS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서 이 전 대표를 ‘훌리건’에 빗대며 “관중석에서 난동을 부리다가 경기장으로 들어와 선수들 옷을 뺏어 입고 선수로 뛴 것처럼 보이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비꼬았다.

이런 상황에서 이준석계는 ‘화합의 진정성’을 의심하고 있다. ‘이준석계’ 당 대표 후보였던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지금 이런 식으로 당 지도부 내에서 메시지가 제대로 통일이 안 되고, 제거한다는 극언까지 나오면 김 대표의 연대 진정성, 만나자는 발언의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것이 과연 당 지도부에서만 하는 얘기인 것인지 아니면 다른 쪽의 오더가 나온 것인가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