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업계 1위인 교보문고가 사업구조 혁신과 체질 개선에 고삐를 조이고 있다. 사진은 교보문고 영등포점 / 뉴시스
서점업계 1위인 교보문고가 사업구조 혁신과 체질 개선에 고삐를 조이고 있다. 사진은 교보문고 영등포점 / 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서점업계 1위인 교보문고가 사업구조 혁신과 체질 개선에 고삐를 조이고 있다. 지난해까지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인프라 투자에 힘을 쏟았던 교보문고는 최근엔 인력 효율화 작업에 돌입했다.

◇ 인프라 투자 후 인력 효율화 나선 교보문고

업계에 따르면 교보문고는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8,324억원으로 전년(7,909억원) 대비 5.2% 증가했다. 교보문고는 코로나19 사태가 서점업계를 덮친 최근 3년간 매출 신장세를 유지해왔다.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로 오프라인 서점 사업 영업이 타격을 받은 반면, 온라인 사업은 수혜를 입은 영향으로 풀이됐다. 특히 지난해엔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오프라인서점 매출도 어느 정도 회복세를 보였을 것으로 관측됐다. 

다만 수익성 부문에선 아쉬운 성적을 냈다. 교보문고는 지난해 139억원의 영업적자를 내며 적자 전환했다. 순이익 역시 97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교보문고는 지난 3년간 매출이 증가한 반면 수익성은 뒷걸음질 쳐왔다. 2019년 56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은 △2020년 6억 △2021년 1,751만원 순으로 대폭 쪼그라들었다. 순이익은 2020년 45억원 적자에서 2021년 7억원으로 흑자 전환했지만 지난해엔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교보문고 측은 수익성 악화에 대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사업이 크게 부진했던 것은 아니”라며 “매출도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다만 지난해까진 인프라 투자와 프로젝트 등을 추진함에 따라 영업적자가 났다”고 전했다. 

교보문고는 최근 2년간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물류센터 증설 등 인프라 확충에 자금을 집중 투자했다. 또한 디지털 관련 시스템 개선에도 상당한 자금을 쏟아 부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모회사인 교보생명은 2021년 유상증자를 통해 교보문고에 1,500억원의 자금을 수혈했다.

작년까지 인프라 투자에 집중한 교보문고는 올해 들어선 체질 개선에 힘을 쏟고 있다. 최근 희망퇴직 실시를 결정한 것도 이러한 일환으로 알려졌다. 교보문고는 지난 1일부터 오는 26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신청 대상은 만 40세 이상에 근속 연수 10년 이상이다. 희망퇴직 신청 대상 직원은 전체 직원의 40% 가량으로 알려졌다. 

교보문고는 근속연수 10~15년차 직원에겐 20개월의 기본급을 퇴직금과 별도로 지급할 방침이다. 15년차 이상 직원에겐 24개월치의 기본급을 지급할 예정이다. 이 외에 전직 지원금 1,000만원과 자녀 학자금이 최대 2,000만원까지 지급된다. 

교보문고가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것은 창립 이래 처음이다. 교보문고의 갑작스런 결정을 놓고 일각에선 최근의 수익성 악화와 연결짓는 해석도 나왔지만 회사 측은 이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이뤄진 대규모 인프라 투자는 미래를 위한 선투자의 일환이었다”며 “올해는 인력 구조를 효율화해 사업 혁신을 꾀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교보문고는 2021년부터 디지털 전환과 더불어 콘텐츠 플랫폼 역량 강화에 힘을 쏟아왔다.  도서 소비 패턴이 변화한 상황에서 기존의 종이책 유통 중심의 사업만으론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인식이 반영된 행보로 풀이된다. 교보문고는 온라인 도서 유통을 강화하는 한편, 웹소설 플랫폼 ‘톡소다’, 웹문학 플랫폼 ‘창작의 날씨’ 등 콘텐츠 플랫폼 사업도 강화하고 있다. 

이번 인력 효율화 작업은 이러한 사업 전략 기조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교보문고는 희망퇴직을 통해 인력 효율화를 단행함과 동시에 신규 채용도 진행할 방침이다. 
 

근거자료 및 출처
2022년 교보문고 감사보고서
2023. 03. 20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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