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에 대한 논쟁은 오래전부터 계속됐다. 열량만 높고 영양성분은 없는 쓰레기 음식이라는 주장과 감자튀김과 탄산음료를 제외하면 정크푸드가 아니라 영양성분이 골고루 갖춰진 식품이라는 주장이 부딪혀 온 것이다. / 게티이미지뱅크
햄버거에 대한 논쟁은 오래전부터 계속됐다. 열량만 높고 영양성분은 없는 쓰레기 음식이라는 주장과 감자튀김과 탄산음료를 제외하면 정크푸드가 아니라 영양성분이 골고루 갖춰진 식품이라는 주장이 부딪혀 온 것이다. / 게티이미지뱅크

시사위크=연미선 기자  ‘햄버거’에 대한 논쟁은 꽤 오래전부터 계속됐다. 대표적인 패스트푸드로 프랜차이즈화 되면서 ‘정크푸드(junk food)’가 됐다는 주장부터, 사실 이것은 오명이고 실제로는 주식(主食)으로 섭취해도 될 만큼 영양성분이 골고루 들어간 ‘완전식품’이라는 주장도 있다.

◇ 햄버거는 완전식품? 아니면 정크푸드?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에 따르면 ‘완전식품’은 인간에게 필요한 영양소를 모두 갖춘 식품으로, 요리하거나 가공되지 않은 날것으로 섭취해도 필요 영양소 대부분을 섭취할 수 있는 음식을 의미한다. 대표적인 완전식품으로는 달걀과 우유, 콩 등이 있다.

햄버거가 완전식품이라고 불리게 된 이유는 에너지를 생성하는 데 쓰이는 다량영양소가 적정 비율로 포함돼있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탄수화물‧단백질‧지방‧식이섬유를 포함하는 다량영양소는 햄버거의 빵‧고기‧야채로 얼추 채워지는 듯해 보인다. 이렇게 보면 햄버거는 정크푸드라고 할 수 없을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다량영양소를 이루는 영양성분들과 햄버거에 들어간 영양성분을 자세히 비교해볼 필요가 있다.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가 ‘2020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을 통해서 충분섭취량을 권고하고 있는 지방산은 △리노레산 △알파-리놀레산 △EPA+DHA다. 이들은 모두 불포화지방산으로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불포화지방산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데 도움을 준다.

반면 포화지방산은 콜레스테롤을 높여 심장질환 발병율을 높일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에선 포화지방에 대한 1일 기준치를 15g으로 정하고 있는 가운데, 햄버거 하나만으로 하루 섭취 가능한 포화지방산을 대부분 채울 수 있다. 햄버거 3사(맥도날드‧버거킹‧롯데리아) 브랜드의 대표 메뉴의 포화지방 함유량은 △빅맥 11g △와퍼 13g △불고기버거 7g으로 1일 기준치의 50~80% 수준이다.

게다가 나트륨 함량도 높다. 국민건강지식센터에 따르면 나트륨은 몸속의 수분 양을 조절하고 신체의 평형을 유지할뿐 아니라 근육 수축에도 관여하는 등 여러 기능을 한다. 식약처에서 제시하고 있는 나트륨에 대한 1일 기준치는 2,000mg인 가운데, 햄버거의 나트륨 함량은 △빅맥 902mg △와퍼 809mg △불고기버거 778mg 등이다.

완전식품 예시로 언급되는 달걀‧우유‧콩 등도 영양소가 골고루 갖춰져 있을 뿐 모든 영양소가 포함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오로지 완전식품 하나만 섭취해서는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다. 하물며 포화지방산과 나트륨 함량이 높은 햄버거에 야채가 들어있다고 하더라도 모든 영양소가 균형적으로 들어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완전식품’이라고 부르기엔 무리가 있음을 알 수 있다.

◇ 햄버거는 ‘정크푸드’… 절반은 오명, 절반은 사실

‘정크푸드’란 열량이 높은 것에 비해 필수 영양소가 부족한 식품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대표적으로는 감자튀김과 탄산음료가 있다.

식약처의 식품영양성분 자료집에 따르면 감자튀김 100g의 열량은 312kcal로, 그중 지방은 17g, 단백질은 4.5g 함유돼있다. 음식물로부터 섭취한 에너지의 단백질‧지방질‧탄수화물 구성비율을 계산하는 PFC 칼로리 비율에 따르면, 이상적인 비율은 단백질에서 얻는 에너지 12~13% △지방 20~30% △탄수화물 57~68%다.

이를 계산해보면 감자튀김의 경우 지방에서 49%, 단백질에서 5.7% 수준으로 에너지를 얻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해 감자튀김 312kcal 중 153kcal가 지방에서 온다는 의미다. 감자튀김이 저단백질‧고지방에 비타민이나 무기질 함유량도 매우 낮은 정크푸드라는 사실은 이렇게 설명된다.

그에 비해 햄버거는 야채도 꽤 많은 양이 포함돼있고 고단백질의 고기도 들어가 있다. 한 요리연구가는 자신의 저서에서 “햄버거가 태생부터 정크푸드였던 것은 아니다”라면서 “제대로만 요리한다면 단백질과 탄수화물, 지방, 비타민, 미네랄 등 영양소를 골고루 갖춘 건강한 요리다. 한 번에 골고루 영양을 섭취할 수 있는 멋진 요리”라고 전하기도 했다.

이에 따르면 프랜차이즈 기업을 통해 패스트푸드화 되면서 저질의 쇠고기나 방부제 등 화학첨가물을 많이 넣은 빵 등으로 인해 ‘정크푸드’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는 것이다.

정리하자면 지금의 햄버거들에 대해서도 ‘모든 햄버거는 정크푸드’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그러나 패스트푸드점의 햄버거가 건강에 ‘좋은’ 음식이냐고 묻는다면 쉽게 고개를 끄덕이긴 어렵다. 1일 섭취기준의 반절을 차지할 정도의 높은 나트륨 함유량에 포화지방 함유량도 높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서울시의 서울식품안전정보를 통해 김영성 신한대학교 식품영양과 교수는 “햄버거 패티에는 지방이 많이 함유돼있으므로 패티는 적게, 사이드메뉴는 감자튀김 대신 샐러드를 섭취하면 부족한 섬유소나 비타민 등을 보충할 수 있다”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식품이든 적당한 양으로만 섭취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최종 결론: 절반의 사실

 

근거자료 및 출처
2020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 : 에너지와 다량영양소
2020 보건복지부
식품 등의 표시ㆍ광고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 1일 영양성분 기준치
시행 2023. 01. 01. 식품의약품안전처
한국인의 영양 섭취 현황: 다량영양소를 중심으로
2022. 대한의사협회지
완전식품 뜻과 종류를 알아보자!
2023. 01. 16.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
싱겁게 먹기, 건강한 생활의 시작입니다.
2015.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국민건강지식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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