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장기요양 재택의료센터 시범사업’을 시작한지 반년이 지났다. 올해 3월 말 기준 28개 의료기관, 1,061명의 수급자로 재택의료가 확대됐다. / 게티이미지뱅크
보건복지부가 ‘장기요양 재택의료센터 시범사업’을 시작한지 반년이 지났다. 올해 3월 말 기준 28개 의료기관, 1,061명의 수급자로 재택의료가 확대됐다. / 게티이미지뱅크

시사위크=연미선 기자  고령이나 노인성 질병 등으로 일상생활을 혼자 수행하기 어려운 사람들이 있다. 이에 국가에서는 이들에 대해 1등급부터 5등급까지로 나누어 장기요양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의 일환으로 ‘재택의료센터 시범사업’이 있다.

◇ 3월 말 기준 28개 의료기관으로 확대

‘장기요양 재택의료센터 시범사업’(이하 시범사업)은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가 지난해 12월부터 시작한 복지서비스 사업이다. 작년 10월부터 11월까지 보건복지부는 참여기관 공모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참여기관으로 지정된 의료기관(이하 재택의료센터)는 장기요양수급자를 대상으로 방문 돌봄을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이번 시범사업은 장기요양 등급이 1~4등급(1~2등급자 우선)으로 거동이 불편해 재택의료가 필요한 사람으로 의사가 판단한 경우를 대상으로 한다. 다만 노인복지법에 따른 노인주거복지시설이나 노인장기요양보험법에 따른 장기요양기관 입소자는 대상에서 제외된다.

재택의료센터로 지정된 의료기관에서는 수급자 단위를 팀 단위(의사‧간호사‧사회복지사 등 각 1인 이상)로 방문해 포괄평가를 각 영역별로 실시해야 한다. 또한 의사는 월 1회 이상 방문진료, 간호사는 월 2회 이상 방문간호를 제공해야한다. 사회복지사의 경우는 주기적 상담을 통한 요양‧돌봄 수요 발굴 및 서비스 연계를 담당한다.

복지부는 “장기요양 수급자의 ‘지역사회 계속 거주 지원(Aging in Place)'을 위해서는 요양서비스에 방문의료를 연계 제공하는 재택의료 서비스 제공이 필요하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12일 정부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28개 의료기관에서 1,061명의 장기요양 수급자가 정기적인 재택의료서비스를 받고 있다. 이 중 85세 이상이 510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 초고령사회 눈앞… ‘돌봄’에 대한 수요도 늘어나

복지부의 이번 시범사업은 올해 11월까지 진행되는 가운데 주기적으로 현장 애로사항 청취도 진행되고 있다. 특히 요양원 등 병원이나 시설로 옮기지 않고 살던 곳에서 계속 거주할 수 있도록 의료와 요양을 연계한 점이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 말 복지부는 재택의료센터 시범사업에 참여 중인 한 가족이 “11년째 고령의 할머니를 집에서 모시고 있는데 의료진이 집에 오실 때마다 큰 의지가 된다”면서 “재택의료서비스가 확대되길 바란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아직 시범사업 단계인 만큼 일각에서는 제도의 안정성 측면에서 보완이 필요한 부분을 지적하기도 했다. 지역사회 통합돌봄 모델 중 재택의료센터 모델을 통해 정책적 시사점을 살펴보는 한국장기요양학회의 보고서에서는 중앙정부와 기초지자체 등 통합돌봄 근거법률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자칫하면 지자체의 의지나 인력의 역량수준에 따라 재택의료센터 시범사업은 단순 장기요양 시범사업에 그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또한 안정적인 재원 확보도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시범사업에 앞서 기존에는 지역사회 통합돌범 선도사업이 진행됐었다. 지난 2021년 처음 언급된 재택의료센터 모델은 초기에 4개 지자체에서 하는 사업으로 진행되다가 지난해 12월부터 20여개 지자체로 확대된 것이다. 이렇듯 앞선 사업이 종료되고 그 다음 시범사업이 공모를 받는 동안 돌봄공백이 생긴다. 이는 결국 재원문제로 귀결된다는 것이다.

이미 우리 사회는 고령사회에 진입했다. 특히 오는 2026년에는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를 차지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노후에도 지역사회에서 계속 거주하고자 하는 욕구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5세 이상 노인 1만9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복지부의 2020년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건강이 유지된다는 조건에서 희망 거주형태는 ‘현재 집에서 계속 산다’가 83.8%로 매우 높은 비중을 보였다. 특히 건강이 악화돼 거동이 불편해진다면 어디에서 거주하고 싶은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 응답자의 56.5%는 재가서비스를 받으면서 현재 살고 있는 집에서 계속 살기를 희망한다고 답했다.

이러한 조사결과는 재택의료센터 시범사업이 지속될 필요성을 시사한다. 앞으로 사회가 더 고령화될수록 돌봄에 대한 수요는 늘어날 것이다. 안정적인 재택의료센터와 지역사회 돌봄에 대한 정부의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근거자료 및 출처
2020년도 노인실태조사 결과보고서
2021. 07. 보건복지부
문용필 외(2023), 지역사회 통합돌봄에서 재택의료센터 모델에 대한 비판적 고찰
2023. 한국장기요양학회
장기요양 재택의료센터 시범사업 지침
2022. 12. 보건복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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