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마동석이 영화 ‘범죄도시3’(감독 이상용)로 돌아왔다. /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배우 마동석이 영화 ‘범죄도시3’(감독 이상용)로 돌아왔다. /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액션은 제게 ‘운명’이고 ‘삶’이에요. 이유 없이 인생의 전부가 되는 경우도 있잖아요.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저 지금 주어진 것에 최선을 다하려고 해요.” 

한국을 대표하는 액션배우 마동석의 몸은 성한 곳이 없다. 무릎 연골은 거의 없고 아킬레스건도 절반 밖에 남아있지 않아 재활운동을 하며 생활해야 한다. 그럼에도 그는 “액션은 삶”이라며 “매번 새로운 액션을 보여주기 위해 고민한다”고 열정을 불태웠다. 영화 ‘범죄도시3’(감독 이상용)는 그런 그가 피와 땀, 영혼까지 갈아 넣어 완성한 또 하나의 값진 결실이다. 

‘범죄도시3’는 대체불가 괴물형사 마석도(마동석 분)가 서울 광수대로 이동 후, 신종 마약 범죄 사건의 배후인 주성철(이준혁 분)과 마약 사건에 연루된 또 다른 빌런 리키(아오키 무네타카 분)를 잡기 위해 펼치는 통쾌한 범죄 소탕 작전을 그린다. 국내 범죄 액션 프랜차이즈 ‘범죄도시’의 세 번째 작품이다. 

마동석은 대체불가 괴물형사 마석도로 돌아와 다시 한 번 압도적인 활약을 펼친다. 한층 업그레이드된 ‘한 방’ 액션은 물론, 리듬감 넘치는 ‘연타’까지 더해 더 화려하고 다채로운 액션 시퀀스를 완성한다. 마동석표 유머 역시 흠잡을 데 없다. 새로운 흥행 기록을 기대하게 한다. 

주연배우뿐 아니라, 기획 및 제작에도 참여하며 ‘범죄도시’ 시리즈를 이끌고 있는 마동석은 최근 <시사위크>와 만나 작품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그는 “새로운 것을 ‘잘’ 만들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다”며 또 한 번의 진화를 예고했다.

마석도 그 자체, 마동석. /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마석도 그 자체, 마동석. /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범죄도시2’의 큰 성공 이후 빠르게 후속편으로 돌아왔다. 소감은. 

“배우로서 천만 영화를 경험했지만 제작자로는 처음이라 느낌이 아무래도 달랐다. 제작하면서 출연까지 한 영화라 내 삶을 갈아 넣고 한다. 물론 세상에 보이기만 해도 감사한데 스코어까지 잘 나와서 정말 감사했다. ‘범죄도시2’를 생각하면 고마운 마음밖에 없다. 그렇게까지 잘 될지 몰라서 깜짝 놀라기도 했다. 이번에는 스코어에 대한 부담보다 새로운 것을 잘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만들었다.”

-3편과 4편을 동시에 촬영했다고. 같은 캐릭터지만 시간이나 배경이 다르기 때문에 어려움도 있었을 것 같다. 

“제일 중요한 것은 내 캐릭터를 따라 하지 않는 거였다. 상황이 바뀌고 스토리도 바뀌기 때문에 그 상황에 맞춰서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범죄도시’가 ‘범죄도시’를 따라 하면 안 된다는 생각. 그래서 1편과 2편에서 활약한 형사들이 너무 좋고 호흡도 잘 맞았는데, 한 번은 변화를 줘야 한다고 생각해 부서를 옮겼다. 앞으로 또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조금씩 변화를 주려고 한다. 좋은 것이더라도 버리고 다른 걸 시도하려고 한다. 그렇다고 너무 기존의 것을 피하려고만 하는 강박도 좋지 않기 때문에 적절히 잘 믹스하며 만들고 있다.”

-초롱이(고규필 분)와 같은 새로운 캐릭터의 등장도 성공적인 변화 중 하나였다. 캐릭터 구성에 있어서는 어떤 고민을 했나. 

“스토리는 8편까지 어느 정도 기획해 놨다. 조금씩 변주가 들어가고 여러 상황이 생길 텐데 조금 더 도전을 하려고 생각하고 있다. 예를 들면 이 영화가 관통하는 가장 큰 지점이 카타르시스인데, 만약 여성 빌런이 생긴다면 과연 마석도의 한 방을 통해 카타르시스를 줄 수 있을까, 그럴 수 없잖나. 그런 것도 영리하게 잘 구상해야 한다. 무리가 나올 수도 있고 초롱이 같은 다른 캐릭터가 나올 수도 있고 장이수가 또 나올 수 있다. 초롱이와 장이수가 함께 나올 수도 있다. 사건에 따라 여러 가지로 생각하고 있다.”

업그레이드된 액션을 보여준 마동석. /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업그레이드된 액션을 보여준 마동석. /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8편까지 기획하고 있다고 했는데, 범죄 소재는 어떻게 추렸나. 

“형사들과 모임이 있다. 거기서 50여 개 소재를 들었는데, 영화로 하지 못하는 것, 액션 영화에 적합하지 않은 것, 미스터리 스릴러에는 적합한데 ‘범죄도시’ 스타일이 아닌 것을 빼니 마석도가 다뤄야 할 사건이 대충 10개더라. 그중에서 8편 정도 해보고 싶다, 못하게 되면 나중에 시나리오라도 만들어서 다른 형사물이라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다행히 운이 좋게 갈 수 있게 됐다. 사회적 분위기나 성향, 상황이 조금씩 변하는 게 있어서 기획해놓은 것들도 완전히 가둬놓은 것은 아니다. 그 상태에서 조금씩 바꿀 수 있게 문을 열어놓고 하고 있다.”

-3세대 빌런 주성철 역을 이준혁에게 직접 제안했다고. 이준혁을 택한 이유는. 

“같이 출연하거나 팀을 꾸릴 때, 어차피 현장은 힘들기 때문에 행복하게 일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그래서 좋은 사람들을 원하는 편인데, 이준혁과 ‘신과함께’를 함께 하면서 정말 좋은 사람이고 열정도 많다는 걸 알았다. 이 영화에 나의 연골과 뼈, 피와 영혼을 갈아 넣었는데, 이준혁도 그렇게 연기를 하고 싶어 하는 친구다. 또 이번에 다른 얼굴을 보여주면 본인에게도 좋지 않을까 생각해서 제안을 하게 됐다. 처음 전화로 제안을 할 때는 편하게 던졌다. 부담일 수 있으니까. 관심 있다고 해서 그때부터 말하기 시작했다.”

-어떤 이야기를 했나.   

“우선 체격을 키웠으면 좋겠다고 했다. 체격이 크다고 싸움을 잘하는 것은 아니지만 마석도 자체가 센 캐릭터니까 그의 옆에서 아우라를 뿜어내려면 비슷한 체중만 와도 훨씬 커 보일 거라고 했다. 90kg대만 만들자고 했더니 20kg를 찌워야 한다고 하더라.(웃음) (이준혁이 살을) 찌우는 동안 정말 고생을 했다. 갑자기 찌운 살은 한 끼만 부실하게 먹어도 바로 빠진다. 찌우면서 유지하는 게 굉장히 힘들다. 촬영도 힘들기 때문에 살이 계속 빠진다. 그래서 꾸역꾸역 먹으라고 했다. 먹는 게 힘들어서 전화도 오고 그랬다. 그러면서도 열심히 운동했다. 복싱도 배우고 액션스쿨도 정말 열심히 다녔다. 촬영하는 동안 ‘범죄도시’ 안에서 한 순간도 빠져나오지 않았다. 최선을 다해줘서 정말 고마웠고 결과물도 만족스러웠다.”

도전을 멈추지 않는 마동석. /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도전을 멈추지 않는 마동석. /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두 명의 빌런을 내세운 점도 차별화 포인트였다. 다만 힘이 분산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는데. 

“한 명으로 생각해 보자. 그렇다면 전편과 뭐가 다른가. 분산이 아니라 평행선에 놓고 보면 장첸이나 강해상 같은 애가 있고 변수가 생긴다고 볼 수 있다. 주성철은 그 끝에 있는 빌런이었다. 프랜차이즈를 하려면 이 정도 도전은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시리즈가 거듭될수록 빌런의 역할도 커지고 있는데, 캐스팅 기준은 무엇인가. 

“활발하게 액션을 할 수 있는 배우를 찾고 있고, 또 기존에 안 해본 배우들을 생각한다. 처음 윤계상을 캐스팅할 때도 극악무도한 악역을 안 해봤더라. 시도하면 재밌겠다 싶었다. 손석구도 당시 신인이었지만 굉장히 좋은 느낌을 많이 받았다. 고맙게 드라마(‘나의 해방일지’)도 잘 해주고, 추앙도 해주고 그래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웃음) 장첸부터 강해상, 이번 주성철까지 대사도 같이 쓰고 했다. 주인공만 돋보인다고 좋은 게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악역도 최대한 살리려고 한다. 조력자 역할을 해주는 신스틸러들도 그렇다. 코미디가 많은데 소화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있고 맞지 않는 사람이 있잖나. 그런데 이번에 배우들이 너무 잘 소화해 줬다. 초롱이 역의 고규필도 그렇고, 토모를 연기한 안세호도 정말 잘해줬다. 진선규처럼 이슈가 돼서 좋은 기회로 이어졌으면 좋겠다. 나도 행인7, 깡패6 등 단역을 오래 한 사람이라서 한 신 한 신이 얼마나 소중한지 안다. 영화에 나오는 모든 캐릭터들을 다 살찌우진 못하겠지만 최대한 살려보려고 한다.”

-복싱을 기반으로 한 마석도의 ‘한 방’ 액션에 디테일을 더해 또 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복싱 액션은 계속했는데 이번에는 기술을 조금 더 사용했다. 복싱 기술이 정말 타격감이 있는 펀치인데 영화로 찍으면 재미가 없는 게 있다. 세게 보이지 않는 듯한 느낌? 살짝만 쳐도 사람이 쓰러지는 기술인데 영화에서 하면 너무 싱거운 거다. 또 너무 위험한 기술이라 못 쓰는 경우도 있다. 이번에는 그 선을 넘어본 거다. 나도 액션을 많이 해봤지만 복싱 액션이 3~4배는 더 위험하다. 1cm만 틀리면 뼈가 부러지거나 뇌진탕이 오거나 하는 부상 위험이 있어서 굉장히 조심하면서도 진짜같이 보여야 해서 계속 연구했다. 내가 오랫동안 복싱 액션 위주로 영화를 만들고 싶어 했기 때문에 복싱 액션은 조금씩 바뀌더라도 계속 나올 거다.” 

-시리즈의 변화에 따라 빌런에 맞는 액션도 다르게 구상할 것 같은데.  

“허명행 무술감독, 윤석민 무술감독과 항상 의논하면서 만들었다. 허명행 감독은 ‘신세계’ 엘리베이터 액션 신을 만들었잖나. ‘신과함께’부터 해서 나와 20년 동안 오래 작품을 해와서 뭘 추구하는지 잘 알고 있고 배우에 따라 뭘 잘하고 잘 못하는지 빨리 정리해서 잘 만들어준다. 4편에서는 직접 연출을 맡았는데, 영화의 톤이 완전히 바뀐다. 허명행 감독이 연출을 굉장히 잘 할 거라고 믿고 데뷔시켜 주려고 오랫동안 준비하다가 ‘범죄도시4’와 ‘황해’로 데뷔하게 됐다. 또 할리우드에서 준비 중인 몇몇 작품이 있는데, 스턴트 팀으로 같이 해보려고 하고 있다. 할리우드에도 좋은 팀이 있지만, 한국 무술팀이 잘한다는 것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다.”

마동석이 시리즈의 높은 웃음 타율 비결을 공개했다. /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마동석이 시리즈의 높은 웃음 타율 비결을 공개했다. /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액션뿐 아니라 웃음 타율도 높다. 특히 마치 애드리브처럼 자연스럽게 주고받는 대사들이 웃음을 터트리는데, 준비 과정이 궁금하다.   

“회의하면서 만든다. 대본에 써놓고 나중에 해봤는데 재미없으면 빨리 또 바꾼다. 시나리오 회의를 정말 많이 한다. 각색도 서로 의견을 주고받으면서 한다. 나도 쓰고 감독도 쓰고 작가도 쓰고 한다. 매 신마다 그렇게 회의를 하면 하루에 14시간 정도씩 일주일 정도 하면 한 권이 다 끝난다. 그 과정을 최소 10번에서 20번 정도 한다.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되는지 모르겠는데, 우리는 계속 검토를 해서 더 좋은 걸 찾아내기 위해 한다. 하면 할수록 좋아진다. 마석도가 할 법한 말을 만드는 것 같다. 그게 제일 중요하다. 그게 유머가 되고 위트가 되는데 보다 보면 자기 취향이 아닌 코미디도 나오잖나. 검열을 여러 번 하기 때문에 다 알면서도 살려 놓는 게 있다. 왜냐하면 친구들 중에서도 특이한 곳에서 터지는 애들이 있잖나. 모두를 커버할 수 없지만 그 사람이라도 위해주자 그런 마음으로 남겨 놓기도 한다.(웃음)”

-‘범죄도시’, 그리고 액션은 배우 마동석에게 어떤 의미인가. 

“액션 영화를 너무 하고 싶었는데, 그때만 해도 액션 영화가 많이 없었다. 그럼에도 액션을 위한 영화를 하고 싶다는 마음을 포기하지 않고 있었는데 성사가 돼서 운 좋게 이렇게 가고 있다. 사람들은 왜 그렇게까지 목숨을 걸고 액션을 하냐고 하는데 운명이고 삶이라고 생각한다. 이유 없이 전부가 되는 경우가 있잖나. 내게 액션이 그렇다. ‘범죄도시’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내가 120편 정도 영화와 드라마를 했고 앞으로도 새로운 영화와 작품을 하겠지만, ‘범죄도시’에는 내 인생이 담겨 있다. 정말 소중한 작품이다.

그동안 운이 별로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살았다. 한 사람이 이렇게 큰 부상을 몇 번씩 당하는 게 쉽지 않잖나. 뼈가 부러지고 대소변을 받아 가며 침대에 누워있으면 별생각이 다 든다. 그럼에도 액션을 포기하지 않고 했다는 게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다. 인기는 뜬구름 같은 것이라 분명히 없어질 것이고, 언제까지 내가 배우를 할 수 있을지 알 수 없지만 일단은 지금 주어진 것에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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