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지난달부터 본격 운영하기 시작한 엄마아빠택시가 양육가정으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 서울시
서울시가 지난달부터 본격 운영하기 시작한 엄마아빠택시가 양육가정으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 서울시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지난달, 서울에서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바로 ‘엄마아빠택시’ 정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겁니다.

엄마아빠택시는 서울시가 지난해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를 만들기 위한 방안으로 발표한 ‘엄마아빠행복 프로젝트’ 중 ‘편한 외출’ 분야의 대표 사업인데요. 24개월 이하 영아를 키우는 가정이 이동 시 유모차를 비롯해 많은 짐을 실을 수 있고, 카시트 이용도 가능하며, 공기청정기 등 쾌적한 환경까지 갖춘 대형택시를 이용할 수 있도록 아이 1명당 10만원의 포인트를 지급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올해는 우선 연말까지 16개 자치구에서 시범 운영됩니다.

◇ 아이와의 이동 도울 해결사 등장

엄마아빠택시를 운영하는 아이엠택시는 공간이 넓은 대형택시로, 간이 카시트도 비치돼있습니다. / 권정두 기자
엄마아빠택시를 운영하는 아이엠택시는 공간이 넓은 대형택시로, 간이 카시트도 비치돼있습니다. / 권정두 기자

아이들, 특히 나이 어린 영아와 함께 어디론가 이동하는 건 만만치 않은 일입니다. 기저귀, 물티슈, 가재수건, 분유, 젖병, 보온병, 간식, 간단한 장난감, 비상 시 여벌옷, 거기에 유모차까지 기본적으로 챙겨야할 짐이 상당합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유모차를 끌고 탈 수 있는 버스는 극히 일부고, 지하철도 엘리베이터를 이용해야 하기 때문에 동선이 무척 길어집니다. 아이 안전 측면에서도 신경을 곤두세워야 하고요. 행여 남들에게 피해를 주진 않을까 눈치 보는 것까지 그야말로 진땀이 흐르죠.

때문에 아이를 키우는데 있어 필수품 중에 필수품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이 자동차입니다. 하지만 여러 사정으로 인해 자동차 이용이 어렵거나 때에 따라 이용할 수 없을 때에는 누군가에겐 아무것도 아닐 이동 자체가 고역이 되곤 합니다.

엄마아빠택시는 이런 고민을 단번에 해소시켜 줄 수 있는 해결사인데요. 승합차다보니 유모차를 비롯한 많은 짐이 있어도 걱정 없고, 간이 카시트가 상시 비치돼 있어 안전 측면에서도 안심이 됩니다. 미리 예약하면 바구니형 카시트를 이용할 수도 있고요. 친절함과 안전운행 등 서비스 품질도 높습니다.

저는 2018년 10월 카시트 관련 논란을 다룬 연재 글에서 아이디어 차원으로 ‘영유아 전용택시’를 제안한 적이 있는데요. 조금 다른 측면은 있습니다만, 5년여 만에 희망사항이 정책적으로 현실화한 것을 보니 엄마아빠택시가 더욱 반갑습니다.

저희도 지금까지 엄마아빠택시를 2번 요긴하게 이용했는데요. 아내 혼자 막내만 데리고 이동해야 할 때였는데, 기사님께서 유모차도 직접 실어주시는 등 전반적으로 만족도가 매우 높았습니다.

아이엠택시는 엄마아빠택시 운영을 통해 수익 창출과 수익성 제고를 비롯해 여러 효과를 기대하고 있으며, 실제 그 효과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 권정두 기자
아이엠택시는 엄마아빠택시 운영을 통해 수익 창출과 수익성 제고를 비롯해 여러 효과를 기대하고 있으며, 실제 그 효과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 권정두 기자

◇ 시민-지자체-기업 모두가 웃는 정책

엄마아빠택시가 탄생할 수 있었던 데에는 택시업계에 찾아온 큰 변화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바로 2018년 말 무렵부터 대형택시 시장이 눈에 띄게 커지고 대중화한 건데요. 이전까지 대형택시는 특수한 상황에만 이용하는, 일반 대중에게 친숙하지 않은 존재였던 게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제는 도로에서 쉽게 만날 수 있고, 일반 승객들도 많이 이용하는 이동수단이 됐죠.

덕분에 엄마아빠택시는 별도로 차량을 마련할 필요도, 거창한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도 없었습니다. 엄마아빠택시에 적합한 서비스를 운영 중인 대형택시 업체를 선정해 양육가정에 포인트만 지급하면 됐죠.

선정된 업체는 진모빌리에서 운영 중인 아이엠택시입니다. 아이엠택시는 모든 차량을 대형택시로만 운영하며 업계에서 존재감을 키워왔고, 특히 이전부터 간이 카시트를 비치해오기도 했죠.

아이엠택시 입장에서도 엄마아빠택시 운영은 사업 및 수익 측면에서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데요. 단순히 양육가정에 지급된 포인트로 수익을 올리는 것 그 이상입니다. 아이엠택시 측은 “엄마아빠택시를 통해 아이엠택시를 처음 경험해보고, 만족하는 승객이 생기는 것은 잠재 고객 확보를 의미한다”며 “지니고 있는 역량을 바탕으로 모빌리티 플랫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함으로써 기업 인지도 및 이미지를 제고하는 효과도 기대된다”고 말합니다.

또한 ”보통 택시는 출퇴근시간대나 심야시간대 수요가 많고 낮시간대 수요가 떨어지는데, 엄마아빠택시는 낮시간대 이용이 많아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며 ”아이엠택시는 주로 강남이나 광화문 등 업무지구에서 이용 비중이 높았는데, 엄마아빠택시 운영을 시작한 이후 이용 지역 분포가 넓어지고 있는 효과도 확인된다“고 밝혔습니다.

즉, 엄마아빠택시는 양육가정은 비용부담 없이 이동의 편의를 얻을 수 있어 좋고, 지자체는 기존 산업을 활용해 가성비 좋고 만족도 높은 정책을 실행할 수 있고 좋고, 기업은 수익을 비롯한 여러 효과를 얻을 수 있어 좋은 ‘윈-윈-윈’ 사업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특히 기업 차원에서 기대되는 엄마아빠택시의 효과는 최근 여러 문제와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택시산업 측면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닐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시는 내년엔 모든 자치구로 엄마아빠택시 사업을 확대한다는 방침입니다. 또 올해 사업의 경우 각 자치구별로 예산이 소진될 경우 접수가 조기 마감될 수 있다고 안내됐었는데요. 서울시 담당부서에 따르면, 행여 예산이 조기 소진되더라도 방법을 강구해 모든 분들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하네요.

신청기간은 오는 11월 30일까지이며, 서비스 이용기간은 오는 12월 17일까지입니다. 해당하는 자치구는 강동구·강북구·강서구·관악구·광진구·금천구·도봉구·동대문구·마포구·서초구·성동구·성북구·양천구·영등포구·용산구·중랑구입니다. 보다 자세한 사안은 서울시 홈페이지나 아이엠택시 홈페이지 및 앱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