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그룹은 지난해 재계 순위 50위권에 이름을 올리는 등 뚜렷한 외형적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ESG경영 측면에선 아직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 뉴시스
KG그룹은 지난해 재계 순위 50위권에 이름을 올리는 등 뚜렷한 외형적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ESG경영 측면에선 아직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최근 들어 거듭 외형을 확장하며 재계 내 존재감이 부쩍 커진 KG그룹이 ESG경영이 강조되고 있는 시대흐름 속에 다소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ESG평가에서 저조한 점수를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ESG경영 의지를 상징하는 ESG위원회도 전무한 모습이다.

◇ ‘대기업’ 발돋움했지만… 더딘 ESG 성과

KG그룹은 최근 수년간 재계 내 존재감이 뚜렷하게 커진 곳 중 하나다. 2003년 경기화학(현 KG케미칼)을 인수해 그룹의 기틀을 마련한 뒤, 2005년 인수한 시화에너지와 2010년 인수한 ESK를 2012년 합병시켜 KG EST를 출범시켰다. 또한 2010년 이니시스(현 KG이니시스)·모빌리언스(현 KG모빌리언스)·이데일리, 2013년 웅진패스원(현 KG패스원) 등을 인수하기도 했다.

이후에도 KG그룹은 2017년 KFC 한국법인(2023년 4월 매각)·에너캠(현 KG에너캠), 2019년 동부제철(현 KG스틸), 2020년 할리스커피(현 KG할리스에프앤비) 등을 차례로 인수했고, 지난해에는 쌍용자동차(현 KG모빌리티)와 HJF(현 KG프레시)까지 품었다.

덩치가 커진 KG그룹은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하는 공시대상기업집단(대기업집단)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어 올해는 재계순위가 71위에서 55위로 껑충 뛰며 50대그룹 반열에 올랐다.

이처럼 대기업으로 발돋움한 KG그룹은 최근 강조되고 있는 ESG경영 측면에서도 잰걸음을 이어가고 있다. 

먼저, KG케미칼은 친환경 요소수 ‘녹스-K’가 국내 최초로 유럽품질 기준인 애드블루(AdBlue) 친환경 인증을 획득했고, 지역농협과 상생협약을 통해 지역 농가들의 영농 비용 절감 및 지역 농산물 판로 확대를 지원 중이다. 또한 KG ETS는 친환경 연료인 바이오증유 생산을 통해 신재생 에너지 시대를 선도하고 있으며, 경영시스템 측면에선 국제적인 표준화 규격인 ISO9001(품질), ISO 14001(환경), OHSAS 18001(안전보건)의 요구사항을 충족하는 통합 관리형 QHSE 프로그램을 독자적으로 개발·운영하고 있다.

아울러 KG스틸과 KG모빌리티도 각각 환경성적표지 인증 획득과 전기차 전용 플랫폼 개발을 통해 친환경 시대에 발을 맞추고 있고, KG이니시스의 구세군 서울후생원 봉사활동과 KG모빌리언스의 유연근무제 도입 등 사회공헌활동 및 건강한 기업문화 구축에도 힘을 쏟고 있다.

하지만 한편으론 높아진 위상에 걸맞지 않은 모습도 포착된다. 우선, 전문기관의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하고 있다.

한국ESG기준원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ESG 평가 결과에서 KG그룹의 핵심 계열사들은 대체로 낙제점을 면치 못했다. 그룹의 근간이라 할 수 있는 KG케미칼을 비롯해 KG ETS, KG이니시스, KG모빌리언스 등 4개사는 통합등급이 가장 낮은 D등급을 부여받았고, KG스틸도 C등급에 그쳤다. 각 부분별 평가 결과를 살펴봐도 KG스틸이 사회부문에서 B+등급, 환경부문에서 B등급을 받은 것을 제외하면 모두 C등급 이하고 대부분이 D등급이다.

KG그룹의 주요 계열사들은 한국ESG기준원의 ESG평가에서 아쉬운 점수를 면치 못하고 있다. / 그래픽=권정두 기자, 자료=한국ESG기준원
KG그룹의 주요 계열사들은 한국ESG기준원의 ESG평가에서 아쉬운 점수를 면치 못하고 있다. / 그래픽=권정두 기자, 자료=한국ESG기준원

뿐만 아니라 KG그룹은 한국ESG기준원 평가 결과에서 후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도 하다. 2021년도 평가에선 KG스틸과 KG EST가 B등급, KG케미칼과 KG이니시스, KG모빌리언스가 C등급의 통합등급을 부여받은 바 있다. 평가 대상에 포함된 모든 계열사의 통합등급이 하락한 것이다.

또 다른 ESG 평가기관인 서스틴베스트가 최근 발표한 2023년도 상반기 평가 결과에선 KG스틸과 KG이니시스가 B등급 이상(규모등급 B·B, 전체등급 BB·B)을 부여받았으나, 나머지 계열사들은 등급 확인이 불가하다. 서스틴베스트는 평가결과가 B등급 이상인 기업만 공개하고 있다.

이처럼 ESG 평가 결과에서 아쉬운 성과를 남겨온 KG그룹은 계열사를 통틀어 아직 ESG위원회가 존재하지 않는다. 기업의 핵심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 내에 설치되는 ESG위원회는 ESG경영 전반을 주도하며 관련 의사결정을 내린다. 때문에 ESG위원회의 설치 및 활발한 활동 여부는 해당 기업의 ESG경영 의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척도로 여겨진다. 실제 서스틴베스트는 ESG경영 이행을 위한 조직 구축 여부를 평가 기준 중 하나로 삼고 있기도 하다.

즉, 외형적 성장 못지않게 내실을 다져 ESG경영 측면에서 성과를 내는 것이 곽재선 KG그룹 회장의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는 모습이다.

이와 관련, KG그룹 관계자는 “원칙을 지키는 정도경영과 윤리경영을 통해 투명하고 건전한 지배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며 “이와 함께 지속가능경영을 위해 ‘이사회 중심 경영‘ 원칙을 바탕으로 주주와 이해관계자를 위해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하는 등 주주·고객·임직원 등 모든 이해관계자의 지속적인 권익 증진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KG그룹은 ESG 강화를 위해 조직 및 전략체계를 구축하고, 실행 역량을 고도화해 ESG 경영을 내재화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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