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 강원공장에서는 테라와 켈리, 필라이트 등 맥주가 주로 생산되고 있다.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500㎖ 기준으로 각각 1분 당 1,000여개가 생산되고 있다. / 사진=연미선 기자
하이트진로 강원공장에서는 테라와 켈리, 필라이트 등 맥주가 주로 생산되고 있다.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500㎖ 기준으로 각각 1분 당 1,000여개가 생산되고 있다. / 사진=연미선 기자

시사위크|홍천=연미선 기자  호박빛을 띠는 병들이 기다란 생산라인을 따라 가득 늘어서 있다. 지난 4월 출시된 하이트진로의 ‘켈리(KELLY)’다. 거대한 공장 설비가 늘어선 이곳은 강원도 홍천군에 위치한 하이트진로 강원공장으로, 기자는 지난 19일 이곳을 직접 방문했다.

◇ 16만평 규모의 강원공장… 연간 50만㎘ 맥주 생산 가능해

두 시간 가까이 달려 도착한 하이트진로 강원공장은 국내 최대 규모 공장이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거대했다. 홍천강을 끼고 16만평의 대지 위에 자리 잡은 강원공장은 연간 50만㎘(킬로리터)의 맥주를 생산할 수 있다. 이곳에서는 테라와 켈리뿐만 아니라 필라이트, 수출용 발포주 등을 주로 생산하고 있다.

맥주를 만들기 위해서 우선 주원료인 보리가 저장된 거대한 사일로에 들어서게 된다. 여기서 저장된 보리의 싹을 내고 건조시키면 맥아(麥芽)가 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맥아를 분쇄해서 맥아죽을 만들면 전분질 성분이 맥아에 있는 효소로 인해 분해된다. 이것을 끓여 호프를 첨가하면 분해된 것을 효모가 먹고 알코올 대사를 하게 된다.

강원공장에는 맥주를 발효‧저장하기 위한 저장탱크가 모두 108개가 있다. 이때 저장탱크 한 대의 저장 용량은 60만리터로 성인 한 사람이 하루에 10병씩 마신다고 했을 때 330년 동안 마실 수 있는 양이다. 

강원도 홍천군에 위치한 하이트진로 강원공장은 16만평 규모의 땅 위에 지어졌다. 이곳에서는 연간 50만㎘(킬로리터)의 맥주가 생산 가능하다. / 하이트진로

이런 가운데 하이트진로 대표 제품 중 하나인 테라와 비교해 켈리의 ‘슬로우 공법’은 맥아에 의해서 차별화된다.

지난 19일 김태영 주류개발팀장과 정의민 품질관리팀 과장은 “맥주의 숙성에는 발효에 사용되는 효모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여러 번의 테스트를 통해 ‘첫 맛의 부드러움’을 위해 7°C에서 1차 숙성으로 잡미를 제거하고 –1.5°C에서 2차 숙성을 해 추가적으로 이취 성분을 제거함과 동시에 탄산감을 줬다”고 전했다.

이렇게 맥주 원액을 만드는 공정 다음에는 맥주를 담는 용기에 따라 공정이 나뉜다. 강원공장에는 생산라인이 △병 2개 라인 △캔 2개 라인 △페트 1개 라인 △케그 2개 라인이 들어서 있다. 500㎖ 기준으로 각각 1분 당 1,000여개가 생산된다.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이 중 켈리의 현재 생산량 비중은 20% 초반 정도로 점차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

이 모든 과정은 중앙통제실에서 제어한다. 전 공정이 컴퓨터시스템으로 이뤄진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 견학관 ‘하이트피아’… 맥주 생산공정 볼 수 있어

맥주를 생산해내기 위한 담금실부터 통제실, 여과실 등은 견학코스를 통해서 눈으로 직접 확인해볼 수 있다. 하이트진로는 소비자들에게 맥주 제조공정 및 친환경 공장을 홍보하기 위해 1998년 6월 견학관 ‘하이트피아(HITEPIA)’를 설립한 바 있다. 견학관에는 영상관‧시음장 등이 갖춰져 있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에는 매년 약 2만명의 방문객이 있었다고 알려진다.

하이트진로 견학코스를 통해서는 맥주 생산공정을 눈으로 볼 수 있다.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하이트진로 공장 외부의 공병장, 공장 내부 켈리 생산라인, 견학 코스를 통해 볼 수 있는 맥주 저장탱크와 여과실. / 사진=하이트진로, 연미선 기자
하이트진로 견학코스를 통해서는 맥주 생산공정을 눈으로 볼 수 있다.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하이트진로 공장 외부의 공병장, 공장 내부 켈리 생산라인, 견학 코스를 통해 볼 수 있는 맥주 저장탱크와 여과실. / 사진=하이트진로, 연미선 기자

견학코스는 먼저 영상관에서 홍보영상을 상영한 뒤 맥주의 제조공정 순서대로 진행된다. 전 세계 맥주관뿐만 아니라 맥주역사관, 하이트진로 홍보관 등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유행한 뒤로 견학도 중단되면서, 최근 하이트진로의 신제품 켈리의 자리는 아직 마련되지 못했다. 또한 전체 견학코스에서 하이트진로의 정체성이 크게 드러나지 않아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맥주 제조공정 견학코스 중간중간 놓인 자연 조형물이나 전시된 작품들도 설명이 부족한 점이 아쉬웠다.

하이트진로는 해당 견학코스를 새롭게 리뉴얼할 예정이다. 특히 신제품인 켈리와 지난 2019년 출시 이후로 크게 흥행한 테라의 자리를 마련‧확장할 것으로 보인다. 견학코스 마지막에는 갓 생산해 낸 신선한 맥주를 시음해볼 수 있다.

한편 이날 정의민 품질관리팀 과장은 맥주를 시음하는 자리에서 “생맥주는 살균(열처리)를 하지 않은 상태의 맥주를 의미한다”면서 “열처리를 통해 살균하면 맥주 저장성을 올라가지만 신선도가 떨어진다. 신선감은 비열처리가 우수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하이트진로가 생산하고 있는 모든 맥주는 온도를 높여 살균하는 방식이 아닌 필터를 통해 미생물을 처리하고 있다. 정 품질관리팀 과장은 “병이나 캔, 케그 등 용기에 따라 이름이 다를 뿐 내용물은 동일하다”면서 “이 때문에 모두 법적으로는 생맥주라고 표기 가능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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