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카카오지회 조합원들이 26일 오후 경기 성남시 카카오 판교아지트 앞 광장에서 '무책임경영 규탄·고용불안 해소를 위한 카카오 공동체 1차 행동' 집회를 열고 있다. / 뉴시스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카카오지회 조합원들이 26일 오후 경기 성남시 카카오 판교아지트 앞 광장에서 '무책임경영 규탄·고용불안 해소를 위한 카카오 공동체 1차 행동' 집회를 열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카카오그룹이 뒤숭숭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최근 일부 계열사를 중심으로 구조조정 바람이 불면서 직원들의 고용불안 우려가 확산되고 있어서다. 카카오 공동체 노동조합이 이러한 고용불안 해소를 촉구하며 본격적인 단체행동에 나선 가운데 경영진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 첫 단체행동 나선 카카오 노조… 고용불안 해소 촉구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이하 카카오 노조)는 26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역 일대에서 고용 불안 해소를 촉구하는 집회를 개최했다. 

이날 집회는 2018년 10월 단일 노조로 결성된 카카오노조(크루 유니언)의 첫 단체행동이다. 이들은 경영진의 무책임 경영을 규탄하며 고용불안 해소를 위해 사측이 적극적인 대처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최근 카카오그룹 일부 계열사 중심으로 감원 바람이 확산되고 있다. 우선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지난 5월 클라우드를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한 후 카카오 공동체로의 이동과 전직 지원 프로그램을 가동했다. 이달엔 전 직원에게 희망퇴직 실시를 안내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지난 17일부터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 중이다. 희망퇴직 신청자에게 퇴직금과 별도로 근무 기간에 따라 기본급의 최대 6개월 분과 전직지원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달 10년차 이상 고연차 직원들에게 이·전직을 권하는 ‘넥스트 챕터 프로그램’(NCP)을 가동했다. 회사는 ‘넥스트 챕터’을 통해 퇴직금과 최대 15개월 치 기본급, 지원금 500만원 지급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카카오게임즈 자회사인 엑스엘게임즈도 현재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는 중이다. 

이들 회사는 모두 실적이 크게 악화된 곳 중이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2019년 본사에서 분사한 후 적자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1,406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같은 기간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영업적자는 138억원, 엑스엘게임즈는 313억원을 기록했다. 악화된 실적에 각 계열사는 비용 절감을 위한 인원 감축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풀이됐다. 

해당 회사들 외에 카카오 계열사 상당수가 부진한 실적을 내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카카오스타일(-518억원), 카카오페이(-455억원), 카카오브레인(-301억원), 카카오헬스케어(-85억원) 등이 적자를 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실적이 저조한 계열사들 사이에서도 고용불안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날 노조 측은 사측이 경영난의 책임을 직원에게만 떠넘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작 경영진은 경영난 사태에 제대로 된 책임을 지고 있지 않다며 비판을 가했다. 백상엽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전 대표가 지난 5월 대표직에서 물러난 후 비상근 고문으로 위축된 것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백 전 대표는 경영실패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한 인사다. 

한편 이날 노조는 집회 직후 김범수 카카오 창업주 겸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에게 항의 서한을 전달했다. 항의 서한엔 경영난 및 고용불안 우려에 대한 경영진의 사과 및 신속한 대처를 요구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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