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우리금융회장 그룹이 하반기 실적 개선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뉴시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이 하반기 실적 개선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하반기 실적 개선을 위해 신발끈을 바짝 조일 전망이다. 취임 후 처음으로 받아든 반기 실적 발표에서 아쉬운 결과를 거둔 만큼 임 회장의 어깨는 무겁다.

◇ 상반기 순이익 전년 동기 대비 12.7%↓

KB·신한·하나·농협·우리금융지주 등 5대 금융지주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 총합은 10조8,88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동기(10조3,167억원) 대비 5.5% 증가한 규모다. 

각 사별 실적 희비는 엇갈렸다. KB금융과 하나금융, 농협금융이 상반기 사상 최대 반기 순익을 기록한 반면,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의 순이익은 뒷걸음질쳤다.

특히 우리금융은 실적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신한금융이 순이익이 2.1% 감소하는 데 그친 반면, 우리금융은 두자릿수 감소세를 보였다. 

우리금융의 상반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2.7% 감소한 1조5,386억원의 기록했다. 2분기 순이익이 크게 감소하면서 상반기 실적에 타격을 준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의 2분기 순이익은 6,273억원에 그쳤다. 이는 작년 동기(9,230억원) 대비 32.3%, 전분기(9,140억원) 대비 31.6% 줄어든 규모다. 

2분기 실적은 시장의 예상치를 크게 하회하는 실적이다. 그 배경으론 다양한 이유들이 거론된다. 

우선 충당금 적립 이슈가 주된 배경으로 제시됐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난 28일 리포트를 통해 우리금융의 어닝쇼크 배경으로 “한화오션 충당금 환입에도 금융당국 권고 미래 경기전망을 반영한 추가 충당금을 2,630억원 적립하면서 그룹 대손비용이 5,500억원을 상회했다”고 전했다. 이어 “최근 언론에도 보도된 홍콩 부동산 관련 사모펀드에 대한 자율조정 배상 실시로 약 540억원의 영업외손실을 인식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유가증권 관련 이익 감소로 기타비이자이익도 부진했던 데다 은행 NIM(순이자마진)은 전분기 대비 6bp 하락하면서 그룹 순이자이익이 전분기대비로도 약 1.1% 감소한 것이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우리금융의 상반기 순영업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한 5조237억원을 기록했다. 이자이익은 7.5% 증가한 4조4,130억원을 기록한 반면, 비이자이익은 22% 급감한 6,110억원에 그쳤다.

주요 자회사의 실적은 전반적으로 신통치 못했다. 그룹 핵심인 우리은행의 상반기 순이익은 1조4,7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3% 감소했다. 이밖에 우리카드와 우리금융캐피탈의 상반기 순이익은 819억원, 713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8.7%, 43.2% 줄었다. 

우리금융 측은 선제적인 비용 관리 여파로 실적 감소가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실적 감소 여파로 5대금융지주 중 순이익 꼴찌를 기록한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그간 5위권에 머물러 있던 농협금융은 올해 상반기 역대 최대 실적을 내면서 우리금융을 제치고 4위권으로 올라선 바 있다. 

◇ 상반기 선제적 비용 관리 주력… 공격 영업으로 하반기 반등할까 

이번 실적은 임종룡 회장이 취임한 후 첫 반기 성적표다. 아직 취임 초기인 만큼 그의 경영 능력을 판가름할 지표로 평가하긴 이르겠지만 임 회장의 어깨는 무거울 전망이다. 

시장에선 우리금융이 실적 외형을 키우기 위해선 비은행 부문 강화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우리금융은 2019년 지주사 체제로 전환했지만 비은행 부문의 비중은 미미하며, 은행에 수익의 대부분을 의존하고 있는 구조다. 상반기 기준 우리금융 전체 순익 대비 은행 비중은 95.7%에 달한다. KB금융(62%), 신한금융(64.2%), 하나금융(91%) 등 다른 금융지주와 비교하면 매우 높은 수준이다. 

임 회장은 취임 후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에 대한 의지를 보여 왔다. 임 회장은 지난 4월 1분기 실적 컨퍼런스 자리에서 “증권, 보험 등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그룹의 사업 구조를 다각화해서 균형있는 수익 구조의 토대를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큰 성과는 감지되지 않는 모습이다. 우리금융의 증권사 및 보험사 인수 추진은 아직까지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다만 업계에선 올 하반기엔 우리금융의 M&A 행보가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리금융그룹 측은 올해 하반기 적극적인 사업 전략을 추진하겠다고 예고했다. 우리금융 측은 “올해 상반기는 국내외 금융 불확실성이 확대된 가운데 그룹 내 약한 고리를 점검하며 미래 경기 대응력을 강화하는 한편, 주주가치 제고에 적극적으로 힘쓴 시기였다”며 “하반기에는 자산건전성 및 자본적정성 관리에 우선순위를 두면서 기업금융 부문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더욱 확보하고, 전사적 비용 효율화를 추진해 그룹의 이익창출력이 지속 향상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  회장은 ‘기업금융 명가’ 재건을 주요 경영 목표로 제시했던 바 있다. 기업금융 강화와 더불어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도 본격화할 지 주목된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