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미래기술사무국’ 신설… “세상에 없는 기술 만들 것”
스마트가전·로봇·XR디스플레이 등 개발 기대감↑

1일 삼성전자는 ‘미래기술사무국’을 신설했다. 미래기술사무국은 삼성전자의 ‘세상에 없는 기술과 제품 확보’를 위한 DX 부문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맡게 된다. 이에 따라 인공지능, 차세대 디스플레이, 가정용 로봇, 스마트 가전 등 신제품 개발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삼성전자, 편집=박설민 기자
1일 삼성전자는 ‘미래기술사무국’을 신설했다. 미래기술사무국은 삼성전자의 ‘세상에 없는 기술과 제품 확보’를 위한 DX 부문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맡게 된다. 이에 따라 인공지능, 차세대 디스플레이, 가정용 로봇, 스마트 가전 등 신제품 개발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삼성전자, 편집=박설민 기자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삼성전자의 지하 실험실에는 납치당한 외계인이 살고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외계인의 오버테크놀로지로 만든 것처럼 우수한 삼성전자의 기술력을 빗대는 우스갯소리다. 애플의 아이폰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스마트폰 갤럭시 시리즈부터 메모리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 기술력을 보고 있자면 나름 그럴싸한 소리로 들리기도 한다. 삼성전자도 이 같은 비유가 마음에 들었는지, 지난해에는 가상 외계인 아바타 ‘지누스마스(G·NUSMAS)’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런 대중들의 기대에 맞춰 삼성전자의 ‘외계인(연구진)’들이 다시 한 번 혁신을 위한 발걸음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미래기술사무국’을 신설했다. 미래기술사무국은 삼성전자의 ‘세상에 없는 기술과 제품 확보’를 위한 DX 부문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맡게 된다.

그렇다면 미래기술사무국은 어떤 ‘외계인’들이 무슨 연구를 진행하게 될까. 아쉽게도 삼성전자 관계자에 따르면 아직까지 미래기술사무국에서 어떤 사업을 진행할지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은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다만 최근 삼성전자 및 계열사들이 발표했던 내용을 토대로 향후 사업 방향을 예측해 볼 수는 있겠다.

◇ ‘인공지능’에 힘쓰는 삼성전자… 스마트 가전 경쟁력 강화 기대

1일 삼성전자의 미래기술사무국 신설 계획 발표에 따르면 초대 국장은 김강태 삼성리서치 기술전략팀장(부사장)이 맡는다. 따라서 현재 삼성리서치에서 진행 중인 주요 연구 분야가 곧 미래기술사무국의 향후 사업 방향과 유사할 가능성이 높다.

먼저 가장 유력한 사업 부문은 ‘인공지능(AI)’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스마트 가전’ 기술력 확보에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가장 주목받는 IT산업 먹거리 시장이기 때문이다. 글로벌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글로벌 스마트 가전 시장 규모는 오는 2027년 879억달러(약 113조8,568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실제로 미래기술사무국 신설 발표 내용을 살펴보면 삼성전자는 생활가전사업부의 가전제품 AI화를 위한 AI 전략·로드맵 운영을 맡는 ‘AI전략파트’를 신설할 예정이다. 또 차세대가전연구팀 산하에 ‘스마트홈 AI랩’ 조직도 새롭게 구축한다. 이곳에서는 AI기반의 차별화된 가전제품과 서비스 개발 관련 선행 연구가 이뤄진다.

현재 삼성리서치의 주요 연구 분야가 ‘비전 AI(Vision AI)’인 것도 미래기술사무국에서 스마트 가전 연구에 집중할 것이라는 예측에 힘을 보탠다. 비전 AI는 AI가 스마트폰, TV, 오븐 등에 장착된 카메라와 센서로 시각 데이터를 전송받은 후, 상황을 판단해 가전제품을 구동하도록 만드는 시스템이다.

삼성리서치는 저·고성능 카메라 및 센서 모두에 적용 가능한 비전 AI 파이프라인을 개발·제공한다. 저성능 카메라에서는 시각적 품질 향상을 위한 신경 처리에, 고성능 카메라에서는 시각 데이터 이해능력 향상에 중점을 두는 것이다.

삼성리서치의 AI기반 스마트 가전 생태계 구축 계획./ 삼성리서치
삼성리서치의 AI기반 스마트 가전 생태계 구축 계획./ 삼성리서치

◇ 첨단 프로젝터 결합된 ‘가정용 로봇’ 시제품 나올까

‘로봇’ 역시 미래기술사무국의 핵심 사업이 될 전망이다. 사무국의 컨트롤 하에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는 프로젝터와 로봇을 결합한 ‘무버블(Movable) 프로젝트’ 사업화 추진을 위해 전담 조직을 운영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해당 프로젝트에 대한 구체적 내용은 아직 확인이 어려운 상태”라고 설명했다.

다만 ‘movable’이라는 단어의 뜻이 ‘움직일 수 있는’이고, 2015년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15’ 전시회에서 삼성전자가 배터리가 내장돼 실외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오디오 모델인 ‘WAM7500·6500’를 ‘무버블 형태로 출시한다’고 설명한 바 있어, ‘차세대 디스플레이를 탑재하고 어디든 움직일 수 있는 가전 로봇’ 연구 프로젝트일 것으로 추측된다.

로봇 기술력 확보에 대한 삼성전자의 강한 의지는 외부 투자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3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약 867억6,573만원 규모의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지분(14.99%)을 사들였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한국의 대표 휴머노이드 로봇 ‘휴보’를 만든 ‘KAIST HUBO Lab’의 오준호 KAIST 기계공학과 교수와 그의 제자 이정호 대표이사가 2011년 창업한 로봇 플랫폼 전문 기업이다. 주요 제품으로는 휴보를 포함해 천문 마운트 시스템, 미디어 서비스 로봇 ‘제이(JAY)’, 의료 레이저 로봇 토닝 시스템 등이 있다.

◇ XR 등 실감형 콘텐츠 전용 ‘미래형 디스플레이’ 개발도 기대

AI, 로봇 분야와 함께 미래기술사무국이 집중할 것으로 기대되는 사업 분야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분야다. 현재 삼성리서치에서는 실감형 콘텐츠용 차세대 디스플레이와 폼팩터 디바이스 개발을 진행 중이다. 또 AI영상처리기술을 적용, 일반 전기신호처리 기반의 디스플레이가 갖는 화질 한계 및 끊김 현상 등을 방지하는 연구도 이뤄지고 있다.

아울러 가상현실 콘텐츠 구현을 위한 ‘확장현실(XR)’용 디스플레이 개발도 적극 추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XR디스플레이가 현재 세계 디스플레이 산업계의 ‘블루오션’으로 주목받기 때문이다. 특히 아직까지 이렇다 할 강자가 없어, 기술 선점이 곧 글로벌 경쟁 우위인 상황이기도 하다. 

해당 연구는 삼성디스플레이와의 협업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달 27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전담팀을 구성하고 XR시장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올해 말에는 ‘이매진(eMagin)’ 인수 작업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이매진은 미국의 가상·증강현실(VR·AR) 디스플레이 개발 전문 기업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5월 이매진에 대한 2억1,800만달러(약 2,823억원)에 인수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다만 XR디스플레이 관련 개발 및 출시가 언제쯤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XR디스플레이 관련 개발·연구는 현재진행형으로 이뤄지고 있으나 정확한 마무리 시점은 아직 미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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