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업계가 올해 상반기 호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이러한 실적 흐름이 하반기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 뉴시스
라면업계가 올해 상반기 호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이러한 실적 흐름이 하반기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연미선 기자  라면업계가 올해 상반기 호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해외 판매 부문에서 호조세를 보였다. 7월부터 라면업체들이 일부 제품들에 대해 가격을 인하한 가운데, 시장에서는 이번 가격 인하 결정이 하반기 실적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주목하고 있다.

◇ 고물가 속 ‘가성비’ 대안이 된 ‘K-라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농심의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1조6,97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13.8% 증가한 수준이다. 영업이익은 1,175억원으로 같은 기간 204.5% 큰 폭으로 증가했다.

2분기 실적만 따로 떼어놓고 봐도 전년도보다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농심의 2분기 매출액은 8,375억원(전년동기 대비 10.7%↑), 영업이익은 537억원(26.3%↑)을 기록했다. 다만 직전분기와 비교해서 2분기 영업이익은 연결기준 15.8% 감소했고, 국내사업부문에서는 31.4%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이에 대해 원재료 가격 상승세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풀이했다.

삼양식품의 경우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5,309억원으로 16.0%가량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679억원으로 같은 기간 31.1% 늘었다. 2분기만 따로 보아서는 연결기준 매출 2,854억원(전년동기대비 11.8%↑), 영업이익 440억원(61.2%↑)을 기록했다.

오뚜기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1조7,110억원, 영업이익은 1,300억원으로 집계됐다. 2분기 기준으로는 매출액이 8,542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9.2%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646억원으로 같은 기간 35.4% 증가했다.

다만 하이투자증권 기업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오뚜기의 성장동력은 라면보다는 여타 주력 제품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라면의 경우 지난해 진행된 제품가격 인상 효과가 반영되는 상황으로 현재까지도 매출액 성장세가 유의미하다는 평이다.

◇ “해외 수요 급증한 영향 커”

업계에서는 라면업계의 이번 실적을 두고 해외 판매가 영향을 크게 미쳤다고 풀이했다. 특히 해외에서 한국 라면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증가한데다가, 국내에서는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라면이 불황에 잘 팔렸다는 분석이다.

농심 관계자는 자사 실적에 대해 “경기 침체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라면 수요가 늘어난 것이 매출과 영업이익 개선으로 이어졌다”면서 “특히 지난해 2분기 농심 국내사업 영업이익이 적자였던 만큼, 기저효과로 올해 상반기 매출액 증가분보다 영업이익 성장률이 크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삼양식품 측도 해외 매출이 영향을 미쳤다고 풀이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2분기 해외 매출의 경우 전년동기대비 3.6% 증가한 1,899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역대 최대 수출 실적을 경신했다”면서 “특히 지난해부터 영업을 시작한 미국‧중국 판매법인의 성공적인 안착이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이어 “국내 매출은 면스낵, 소스 등 주요 사업부문의 고른 성장세와 함께 삼양식품의 수출 물량 확대에 따른 물류 계열사 매출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실제로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라면 수출금액은 4억4,6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20년(상반기) 3억200만달러 △2021년 3억1,900만달러 △2022년 3억8,300만달러 등과 비교해 크게 늘어난 수준이다.

다만 라면업계의 상반기 실적 호조가 하반기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지난 6월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라면업계에 국제 밀 가격 하락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라고 직접적으로 압박한 바 있다. 결국 라면업계는 백기를 들고 7월 1일부로 일부 제품에 대해 가격을 인하했다. 이것이 3분기 실적에 반영될 것이라는 게 업계 일각의 관측이다.

반면 국내 가격 인하 이슈보다는 판매 호조를 보이는 해외 부문에 주목해야 하는 시기라는 분석도 있다.

최지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산업분석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수요가 고성장이 기대되는 음식료는 라면”이라면서 “한끼 가성비 먹거리에 특화돼있을 뿐만 아니라 원가 측면에서도 음식료 내 가장 유리하다고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특히 한국에 대한 관심도 증대가 가장 돋보이는 국가인 미국 시장의 라면 수요 성장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근거자료 및 출처
농심 반기보고서
https://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30811000269
2023. 08. 11.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삼양식품 반기보고서
https://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30811002363
2023. 08. 11.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오뚜기 반기보고서
https://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30814001123
2023. 08. 14.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산업보고서 - 음식료: 배고픈 국내, 배부른 해외
2023. 07. 13. 삼성증권
오뚜기 2Q23 Preview
2023. 07. 04. 하이투자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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