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카드의 상반기 순이익은 3,06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1.6% 급증했다. 다만 일회성 이익을 제외하면 실질적인 이익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 롯데카드
롯데카드의 상반기 순이익은 3,06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1.6% 급증했다. 다만 일회성 이익을 제외하면 실질적인 이익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 롯데카드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카드업계가 올 상반기 줄줄이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전업 카드사 중 순이익이 증가세를 보인 곳은 현대카드와 롯데카드 등 두 곳에 그쳤다. 이 중 롯데카드는 크게 이익이 늘었지만 마냥 웃지 못하는 상황이다. 일회성 이익을 제외하면 실질적인 이익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 순이익 줄고 연체율 치솟은 카드업계  

16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신용카드사 영업실적(잠정)’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8개 전업카드사의 순이익은 1조4,16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1조6,243억원) 대비 2,075억원(12.8%) 감소한 규모다. 

카드사별로 살펴보면 업계 1위인 신한카드의 상반기 연결기준 순이익은 작년 동기보다 23.2% 줄어든 3,176억원에 그쳤다. 삼성카드의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 감소한 2,906억원을, KB국민카드는 21.7% 줄어든 1,941억원을 기록했다. 이 외에 우리카드(순이익 823억원, 전년 대비 38.7%↓)와 하나카드(726억원, 38.8%↓), 비씨카드(306억원, 71.72%↓)는 큰 폭의 순이익 감소세를 보였다. 

카드사 8곳 중 현대카드와 롯데카드 두 곳만이 순이익 증가세를 보였다.

현대카드의 상반기 순이익은 1,57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 증가했다. 롯데카드의 순이익은 3,067억원으로 전년 동기(1,787억원) 대비 71.6% 급증했다. 순이익 증가폭만 보면 롯데카드가 눈에 띄는 호실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자회사 매각에 따른 일회성 처분 이익을 제외하면 실질 이익 실적은 좋지 못했다. 롯데카드는 지난 4월 자회사인 로카모빌리티를 맥쿼리자산운용에 매각한 바 있다. 이러한 일회성 처분이익을 제외한 순이익은 1,07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39% 감소한 실적이다.

카드업계는 지난해부터 부진한 실적을 기록 중이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수익성이 악화된 가운데 조달비용 및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이 커진 탓이다. 

카드업계는 지난해 시작된 금리 인상 흐름에 직격탄을 맞았다. 여신전문금융회사채 금리 상승으로 조달비용 부담이 커진데다 차주의 상환능력 악화로 연체율까지 치솟았기 때문이다. 카드업계는 건전성 관리 차원에서 지난해부터 적극적으로 대손충당금을 쌓고 있다. 이러한 대손충당금 적립 확대로 비용 부담이 늘면서 업계 전반의 순이익은 뒷걸음질 쳤다. 

◇ 롯데카드, 일회성 이익 제외하면 경상이익 뚝

롯데카드도 이러한 업황 악화의 영향을 피하지 못했다. 이에 업계에선 실질적으론 올 상반기 현대카드만이 홀로 견조한 실적을 냈다고 평가하고 있다. 

현대카드 측은 상반기 실적에 대해 “애플페이 출시, 아메리칸익스프레스(아멕스) 단독 파트너십 체결 등 신용카드 본업 경쟁력 강화에 힘입어 회원 성장 호조세와 영업수익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건전성 중심의 금융상품 운용으로 대손상각비가 줄고 선제적 리스크 관리와 회수 역량 강화로 두 분기 연속 0%대 연체율을 달성했다”고 강조했다.

현대카드의 상반기 대손상각비용은 370억원으로 지난해 전년 동기 대비 18.4% 감소했다. 연체율은 전년 동기 대비 0.17%p(퍼센트포인트) 떨어진 0.82%를 기록했다.  

올해 6월말 기준 카드사 연체율(총채권 기준)은 1.58%까지 오른 상황이다. 이는 전년 말(1.20%) 대비 0.38%p 상승한 수준이다. 현대카드는 건전성 관리에 있어서도 선방한 실적을 냈다. 

일회성 이익으로 실적 감소를 방어한 롯데카드는 하반기 실적 관리에 더욱 만전을 기할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에도 업황 난조가 예상되는 가운데 롯데카드는 지난해부터 매각 작업이 가시화된 곳이다. 

롯데카드의 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지난해 롯데카드를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내놨다. 다만 금리 인상과 경기 둔화 영향으로 M&A 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매물 몸값이 높아 인수 후보자들이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고 매각 작업은 속도를 내지 못했다. 

이에 MBK파트너스 측은 롯데카드 통매각 작업을 보류한 채 올해 자회사인 로카모빌리티를 처분했다. 시장에선 MBK파트너스가 자회사 분리 매각을 통해 롯데카드의 몸값을 낮춰 원매자의 부담을 낮추는 전략을 취한 것으로 분석했다. 

업계에선 하반기 롯데카드 매각 작업이 재개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에 롯데카드의 실적 및 기업가치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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