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둔화가 지속되자 기업들의 하반기 전망도 부정적이어지면서 채용 심리가 위축되고 있다. / 뉴시스
경기 둔화가 지속되자 기업들의 하반기 전망도 부정적이어지면서 채용 심리가 위축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연미선 기자  하반기 취업 시장이 얼어붙을 전망이다. 경기 둔화가 지속되고 하반기에 대한 기업들의 전망도 부정적인 가운데, 채용 심리가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채용 규모도 줄어들 전망… ‘청년’은 어쩌나

HR테크 기업 인크루트가 지난달 국내 기업 727곳을 대상으로 채용 동향 조사를 하고 그 결과를 23일 밝혔다. 이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채용계획을 확정했다고 응답한 대기업은 78.8%를 차지했다. 작년 동일 조사 기준(80.4%) 대비 소폭 하락한 모습이었다. 채용계획이 전혀 없는 곳은 9.6%였다.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견‧중소기업 모두 채용계획을 확정한 기업이 작년과 비교해 감소했다. 중견기업의 경우 확정한 곳은 54.4%로 작년 대비 9.6%p(퍼센트포인트) 하락했다. 채용계획이 없다고 밝힌 곳은 25.2%로 같은 기간 15.4%p 상승했다. 올 하반기 채용계획을 확정 지은 중소기업은 58.0%였다. 이 또한 작년 대비 9.1%p 하락한 수치다.

경기침체 장기화 영향으로 올 하반기 채용계획을 보수적으로 잡는 기업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경향은 채용 규모에서도 드러났다. 채용계획을 밝힌 기업 중 채용 규모가 확정된 315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대기업과 중견기업 모두 채용 규모가 축소된 편인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이에 따르면 대기업의 경우 대규모(세 자릿수) 채용은 아예 없었다. 한 자릿수 채용은 30%(전년 대비 8.5%p↓), 두 자릿수 채용은 70%(11%p↑)로 집계됐다. 중견기업의 경우 △한 자릿수 74.4%(전년 대비 18.4%p↑) △두 자릿수 23.1%(20.9%p↓) 등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목할 점은 대기업의 인턴 채용계획이다. 조사 결과, 하반기 인턴을 채용할 계획을 확정한 대기업은 4.9%로 작년 동일조사 기준(15.3%) 대비 10.4%p 하락한 모양새였다. 전체 기업 조사 결과도 8.2%로 같은 기간 10.6%p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 청년의 ‘취업난’, 중소기업의 ‘인력난’

이에 따라 청년 취업난에 우려가 더해질 것으로 보인다. 인턴은 신입 구직자들이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수단일 뿐 아니라 기업에 들어가는 중요한 기회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인턴 채용 축소는 신입 채용에도 불리하게 작용해 취업이 더 힘들어질 수도 있다는 게 인크루트의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7월 고용률은 63.2%(전년동월대비 0.3%p↑), 실업률은 2.7%(0.2%p↓)로 7월 기준 역대 최고‧최저치를 기록했다. 양호하게 지속되고 있는 고용 호조세에도 청년층(15~29세) 고용률은 전년동월대비 하락했다. 취업자 수도 13만8,000명 줄어들었다.

취업자 수가 줄어드는 것은 청년 인구 감소로 일부 설명할 수 있다. 15세 이상 생산가능인구 중 청년의 수는 절대적인 규모뿐만 아니라 비중도 줄어들고 있다. 그러나 노동시장에 참여 가능한 청년이 줄어들었다고 해서 노동시장으로의 입직도 수월해졌다는 의미는 아니다.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1995년과 현재의 취업 시장 주요 지표를 비교하면, 청년 인구 중 취업자의 비중인 고용률은 거의 비슷한 수준이나 실업률은 지금이 더 높다.

인크루트 서미영 대표이사는 올해 하반기 채용계획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경기침체와 인플레이션의 영향으로 경영 어려움을 호소하는 기업이 많아지면서 신입 채용을 축소한 기업이 예년보다 더 늘었다”면서 “신입 구직자들은 본인이 선호하는 특정 기업에만 몰두하기보단 취업 시장에 우선 진출해 직무를 익힌 뒤 원하는 기업에 도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선 질 좋은 일자리 창출이 우선으로 보인다. 노동시장 내에선 청년층의 취업난과 빈 일자리 등 중소기업의 구인난으로 요약되는 미스매치가 계속되고 있다. 이를 풀어나가기 위해선 평생직장의 개념이 사라진 현대 청년을 고용할 수 있도록 중소기업을 지원하면서도 청년층을 유인하기 위한 양질의 일자리가 필요하다.

한편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청년 일자리 정책도 진행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고용정보원은 청년 일자리와 정책 성과에 대한 연구보고서를 통해 청년 노동시장의 정책은 일부 성과가 확인되고 있지만, 집합적이고 제한적인 의미에서의 성과라고 평가했다.

특히 기업의 청년 고용은 양적으로 늘어나고 있으나 불안정 일자리로 제공되고 있다는 점, 지속적인 미취업자 부분이 적지 않게 존재한다는 점 등에 대해 정책 설계에 반드시 고려돼야 하는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근거자료 및 출처
고용보험 DB를 활용한 청년 일자리와 정책 성과 분석
2023. 07. 31. 한국고용정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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