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정의당 제공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정의당 제공

시사위크=정현환 기자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29일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을 향해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논란은 대한민국 정통성을 흔드는 문제라고 비판했다. 또 침묵으로 일관하는 윤 대통령과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직접 입장을 밝히라고 촉구했다.

심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의당 의원총회에서 “경술국치 113년째 되는 오늘, 윤석열 대통령에게 묻는다”며 “홍범도 장군은 독립운동가냐 빨갱이냐”고 물었다.

이어 “철 지난 반공 국시를 연상시킨 윤석열 대통령의 광복절 기념사 이후 느닷없이 불거진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논란에 국민의 분노와 충격이 너무나도 크다”며 “이 사안은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흔들고 국군의 뿌리까지 왜곡하는 문제다”고 말했다.

현재 육군사관학교 충무관 앞에는 홍범도·김좌진·지청천·이범석 장군과 신흥무관학교 설립자 이회영 선생의 독립군과 광복군 영웅들의 흉상이 설치돼 있다. 이 흉상들은 2018년 3·1절 99주년을 맞아 우리 군 장병들이 사용한 소총 탄피를 녹여 만들었다.

심 의원은 “(윤석열 정부는) 논란 때마다 지시한 사람 없고 사과하는 사람 없고, 책임지는 사람 없는 ‘3무(無) 정권’이다”며 “홍범도 장군의 흉상 철거가 누구의 뜻인지 그 연유가 무엇인지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께 직접 책임 있게 입장을 밝혀 주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또 “침묵하고 있는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에게도 입장을 요구한다”며 “윤석열 정부는 국민의힘 정부다. 여당은 국민의 편에선 국정 운영의 파트너다. 그런데 (김기현 대표의) 대통령이 침묵하면 묵언수행하고 대통령이 한마디 하면 다 뛰어나와 복창하는 용산출장소와 같은 모습이 애처롭기 그지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흉상 철거 논란이 가열되자 이제는 ‘철거가 아니라 더 적절한 장소로 이전하겠다’ 궤변을 늘어놓고 있다”며 “눈속임은 가당치도 않다. 홍범도 장군의 흉상은 바로 지금 그 자리 육군사관학교에 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은 임시정부의 법통 계승했고 우리 국군은 (홍범도 장군) 독립군의 적통을 이었다”며 “육군사관학교가 계승해야 할 역사는 신흥무관학교를 비롯한 독립군 투쟁의 역사지 만주 군관학교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심 의원은 “독립운동가들 흉상을 치운 자리에 백선엽 장군을 대체할 계획이라는 흉흉한 소문까지 종합해 봤을 때, 더욱더 이번 논란을 좌시할 수 없다”며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국군의 뿌리가 어디인가에 대해 대한민국 보수의 본심이 드러난 사건이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아울러 “2년 전 홍범도 장군의 유해가 100년 만에 대한민국 공군의 엄호 비행을 받으며 고국의 품으로 돌아온 날을 기억한다”며 “이날 대한민국 국민들께서 흘린 눈물은 곧 항일독립군들의 한(恨)이자 카자흐스탄에 묻힐 수밖에 없었던 홍범도 장군을 향한 대한민국의 존경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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