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연미선 기자  국내 주요 유업계의 고민이 크다. 이번 상반기 소폭의 수익성 개선을 이뤘으나 10월부터 원유가격 인상이 예정돼있을 뿐만 아니라 우유 시장에 대한 전반적인 전망도 밝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서울우유가 가장 먼저 인상안을 발표했다. 가격은 3,000원을 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10월부터 원유가격 오르는데… 실적 개선 과제로 남은 ‘유업계’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 5,01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6.8% 증가한 수준이다. 여기에 수익성 개선을 통해 적자폭도 줄였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46.9% 줄어 224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일유업도 긴축재정 등을 통해 실적 개선을 이룬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8,976억원으로 9.7%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0%가량 증가하며 341억원을 기록했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이하 서울우유)의 경우 올해 상반기 매출이 1조원을 돌파했다. 다만 수익성이 악화됐다. 서울우유의 상반기 경영공시에 따르면 매출액은 1조421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233억원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 대비 29%가량 감소했다.

이런 가운데 올해 10월 원유가격 인상이 예정돼있다. 지난 7월 말 낙농진흥회 소위원회는 용도별 원유 기본가격 인상안을 합의했다. 이에 따라 흰우유에 사용되는 음용유용 기본가격은 전년대비 리터당 88원 오르게 됐다. 치즈‧연유‧분유 등에 사용되는 가공유용 원유의 경우 전년대비 리터당 87원 인상됐다. 이는 10월 1일부터 적용된다.

이에 실적 개선이라는 과제가 남아있는 유업계는 고민에 빠진 모양새다. 원유가격이 오르면서 하반기 영업비용 부담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 서울우유, 1L짜리 흰우유 2,000원대 후반되나… 다른 업체는?

낙농진흥회의 원유 기본가격 인상안 합의 이후, 업계서는 흰우유 가격도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인상으로 흰우유 1L가격이 3,000원을 넘길 것이라는 예측에 힘이 실렸던 가운데, 서울우유와 농협하나로마트가 1L짜리 흰우유의 가격을 맞추겠다고 가장 먼저 발표하면서 이목이 쏠리고 있다.

서울우유는 29일 대형할인점에 납품하는 서울우유 ‘나100%우유’ 1,000ml 제품의 출고가 인상을 3% 수준으로 최소화한다고 밝혔다. 6.6%였던 지난해 인상폭과 비교해 절반 수준이다. 원유가격이 오르는 10월 1일부터 제품 인상가도 적용된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원유 기본가격 인상 및 대내외 경영환경 악화 등 어려운 상황임에도 소비자 물가 안정 차원에서 한시적으로 인상폭을 최소화하기로 했다”면서 “해당 제품의 소비자 가격은 2,000원대 후반으로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농협과 농협조합에 속한 서울우유를 통해 흰우유가격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이러자 유업계는 불만이 가득한 모양새다. 서울우유의 가격 발표가 흰우유 가격 3,000원을 넘기지 말라는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우유의 인상폭 발표 이후 다른 유업계의 결정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유통업계 중에선 농협하나로마트가 우유와 관련된 가격 방침을 가장 먼저 밝혔다. 매일유업이나 남양유업 등 다른 우유에 대해선 아직까지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한편 유업계는 실적 개선을 위한 활로를 찾기 위해 다양한 먹거리를 모색하고 있다. 국내 흰우유 소비량이 지속 감소세에 있기 때문이다. 이에 유업계는 발효유나 치즈 등 가공유제품뿐만 아니라 디저트류까지 저변을 넓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유 시장의 성장이 한계에 달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방향성이 필요하다는 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