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롯손해보험이 설립 이래 적자 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캐롯손해보험
캐롯손해보험이 설립 이래 적자 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캐롯손해보험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디지털 손해보험사들의 실적 부진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2019년 출범한 국내 1호 전업 디지털 손보사인 캐롯손해보험(이하 캐롯손보)도 마찬가지다. 캐롯손보는 설립 이래 적자 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대표이사 교체를 통해 변화를 꾀했지만 수익성 개선은 더딘 모습이다.  

◇  출범 이래 매년 적자 행진

캐롯손보는 올해 상반기 16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332억원)와 비교하면 적자폭을 대폭 줄였으나 손실 규모는 여전히 크다는 평가다. 

캐롯손보는 2019년 출범 이래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출범 첫해인 2019년 91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이후 △2020년 381억원 △2021년 65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엔 손실액이 795억원에 달했다. 

캐롯손보는 2019년 한화손해보험이 SK텔레콤, 현대자동차 등과 손잡고 설립한 국내 최초 디지털 손보사다. 출범 이듬해 국내 최초 퍼마일자동차보험을 선보이며 업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켜 기대를 모았다. 퍼마일자동차보험은 주행거리 측정 장치인 캐롯플러그를 통해 주행한 만큼만 후불로 보험료를 내는 신개념 자동차보험이다.

그러나 좀처럼 수익성 개선은 더딘 모습이다. 출범 초기 각종 사업비 및 마케팅비 지출로 수익 안정화까지 시간이 걸린다고 하더라도 출범 4년째 만년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업계에선 주력 상품인 미니보험인 특성상 수익성을 크게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지난해 9월 구원투수로 투입된 문효일 대표이사의 어깨도 무거울 전망이다. 캐롯손보는 지난해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자 대표이사 등 경영진을 교체하는 카드를 꺼내든 바 있다. 실적 개선의 책임을 짊어진 문 대표는 취임 1년째를 맞았지만 뚜렷한 실적 개선을 이끌어내진 못하는 모습이다. 적자폭을 개선했다고는 하나, 흑자전환까지 갈 길이 먼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캐롯손보는 최근 인재 영입에 적극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최근 캐롯손보는 미국 실리콘밸리의 애플 본사에서 인공지능(AI)과 머신러닝(Machine Learning) 개발 업무를 수행한 이진호 박사를 CTO(최고기술책임자)로 영입했다고 전했다.  

캐롯손보는 이진호 CTO 영입을 통해 디지털 보험사의 강점인 데이터 기반(data-driven) 상품개발 역량을 한층 강화하고, 국내 최대 디지털 보험사로서 자동차보험 이외에도 기존 보험사들과 차별화된 다양한 상품을 선보이는 데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이 CTO는 애플 본사에 근무하면서 음성기반 인공지능 서비스 ‘시리’(Siri)와 검색 시스템 ‘스포트라이트’(Spotlight)의 웹검색엔진 품질을 개선하는 업무를 수행했다. 지난해 귀국한 뒤엔 이커머스 기업 위메프의 CTO를 맡아 플랫폼 기술 경쟁력을 높이는 데 역할을 담당했다. 

이진호 캐롯손해보험 CTO는 “실리콘밸리에서 쌓아온 전문성과 경험을 바탕으로 캐롯이 데이터 기반의 플랫폼 비즈니스로 성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캐롯손보의 실적 개선이 탄력이 붙기 위해선 플랫폼 비즈니스 고도화와 함께 상품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과제로 지목된다. 장기보험 등 다양한 상품포트폴리오로 다각화가 이뤄질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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