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신용평가가 페퍼저축은행의 실적 및 자산건전성이 저하됐다는 이유로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 페퍼저축은행
나이스신용평가가 페퍼저축은행의 실적 및 자산건전성이 저하됐다는 이유로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 페퍼저축은행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페퍼저축은행의 신용등급 전망에 적신호가 켜졌다. 나이스신용평가가 페퍼저축은행의 실적 및 자산건전성이 저하됐다는 이유로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기 때문이다. 

◇ 상반기 429억 적자 낸 페퍼저축은행

나이신용평가(나신평)는 페퍼저축은행의 장기신용등급을 BBB로 유지하면서 등급전망은 기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조정했다. 

우선 나신평은 등급전망 조정 배경으로 △수익성 저하 △자산건전성 저하 위험 확대 △경쟁사 대비 자본적정성 지표 열위 등을 제시했다.

나신평 측은 “지난해 이후 고금리 지속과 저축은행업권 수신경쟁의 영향으로 예수금 조달비용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페퍼저축은행의 경우 고정금리 및 만기 24개월 이상 차주 비중이 높아 이자비용의 대출금리 전가가 지연되고 있다. 또한 최근 다중채무자를 비롯한 개인 및 중소기업대출 연체율 상승추세와 대손비용 증가 가능성도 수익성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영 공시에 따르면 페퍼저축은행은 올해 상반기에 42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1분기(-253억원)에 이어, 2분기(-176억원)에도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면서 손실 규모가 크게 불어난 바 있다. 

나신평 측은 이러한 수익성 저하 흐름이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고금리 지속과 부동산경기 저하 추세 등으로 향후에도 높은 조달비용 및 대손적립 부담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이유다.

◇ 고금리 여파로 조달비용 부담 껑충 

또한 나신평은 “최근 지속되고 있는 고금리 기조와 경기둔화, 부동산가격 하락 등의 영향으로 자산건전성 지표가 저하됐다”며 “여신 포트폴리오의 대부분을 구성하고 있는 개인 신용대출 및 개인사업자 담보대출의 열위한 차주 특성은 자산건전성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페퍼저축은행은 6월말 기준 3,463억원 규모의 부동산개발관련 대출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개발관련 대출 비중은 69.6%로 업계 평균 대비 낮은 수준이다. 다만 부동산경기 위축으로 사업성이 저하된 상황임을 감안할 때 향후 사업진행 경과와 관련 정책 변화, 부동산 경기 변화에 따른 부실위험의 현실화 여부를 지속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나신평은 지적했다. 

6월말 기준 페퍼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욜은 7.33%로 전년 동기(3.09%) 대비 4.24%p(퍼센트포인트) 치솟았다. 

경쟁사 대비 열위한 자본적정성 지표도 우려요인으로 지목됐다. 나신평 측은 “페퍼저축은행의 6월말 BIS자기자본비율은 11.5%로 경쟁사 대비 열위한 수준”이라며 “2019년 이후개인 및 중소기업대출 등 위험가중자산 증가가 자본확충 속도를 상회하면서 자본적정성 지표가 하락한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내부유보 및 Pepper Group(페퍼그룹)의 유상증자를 바탕으로 규제비율을 상회하는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회사를 비롯한 저축은행산업 전반의 수익성 하방압력이 존재하는 가운데 자본확충 또는 배당성향 조정을 포함한 자본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나신평은 유동성 대응능력에 대한 모니터링도 필요하다고 봤다. 나신평 측은 “2023년 6월말 기준 만기 24개월 초과 장기 대출채권 규모는 4조4,000억원 규모로 전체 여신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나 만기 24개월 초과 예수금은 1조6,000억원 수준으로 만기구조 불일치에 따른 유동성 위험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예수부채 가운데 예금자보호가 적용되는 5,000만원 이하 예수부채의 비중이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재예치를 통한 유동성 위험관리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최근 대출채권 건전성 저하로 자산회수가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존재하는 가운데 예수금 재예치를 위한 조달금리 부담이 증가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하면 회사의 자산·부채 만기구조 및 유동성 대응능력에 대한 점검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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