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8일 더케이저축은행의 장기신용등급을 BBB를 유지하면서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시사위크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8일 더케이저축은행의 장기신용등급을 BBB를 유지하면서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시사위크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저축은행업권이 상반기 우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실적과 건전성 지표가 일제히 악화된 것이다. 이에 따라 신용등급에 경고등이 켜진 저축은행사도 줄줄이 등장하고 있다. 더케이저축은행도 그 중 한 곳이다. 

◇ 신용등급 전망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

더케이저축은행은 한국교직원공제회 계열의 저축은행이다. 탄탄한 모회사를 두고 있는 더케이저축은행 역시 올해 업황 난조의 칼바람을 피하지 못했다. 

경영 공시에 따르면, 더케이저축은행은 올 상반기 4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1분기 12억원의 순이익을 냈으나, 2분기엔 60억원의 손실을 기록하면서 적자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자수익이 증가세를 보인 반면 각종 비용이 늘어나며 전반적인 수익성이 악화된 것으로 풀이됐다. 상반기 기준 더케이저축은행의 이자비용은 163억원으로 전년 동기(76억원) 대비 114.5% 증가한 바 있다. 

건전성 지표도 전년 동기보다 나빠졌다. 6월 말 기준 회사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9.22%로 전년 동기(5.43%)보다 3.79%p(퍼센트포인트) 치솟았다. 같은 기간 연체대출비율은 10.36%로 전년 동기(4.87%)에 비해 5.49%p 올랐다.

이 같은 실적 및 건전성 지표 하락은 비단 더케이저축은행 만의 일은 아니다. 올해 상반기 대부분의 저축은행사들이 고금리 환경 하에 조달비용 및 대손비용이 치솟으면서 수익성 하락을 겪고 있다. 아울러 경기 둔화와 부동산 시장 침체에 따른 차주 상환능력 악화로 건전성 지표도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더케이저축은행의 경우, 신용등급까지 경고등이 들어와 더욱 관심을 받고 있는 모양새다. 나이스신용평가(이하 나신평)는 지난 8일 더케이저축은행의 장기신용등급을 BBB를 유지하면서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나신평은 지난 7월 스페셜 리포트를 통해 BIS자본비율 11% 하회, 고정이하여신비율 7% 상회, 적자전환 저축은행에 대해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필요 시 신용등급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나신평은 이러한 모니터링을 통해 8일 더케이저축은행과 페퍼저축은행 등 2곳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해당 저축은행 2곳은 모니터링 지표 3개 중 2개(고정이하여신비율 7% 상회, 2023년 적자전환)에 해당되는 공통점이 있다고 나신평은 설명했다.

나신평은 더케이저축은행의 신용등급 전망 조정 배경에 대해 “조달비용 및 대손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저하된 점, 자산건전성 저하위험이 확대된 점, 안정적 예수금기반 유지 여부 등 유동성 대응능력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 고금리 기조·부동산 경기 하락에 건전성 흔들

나신평은 “최근 고금리 지속과 금융권 수신경쟁 영향으로 이자비용 부담이 증가하는 가운데, 더케이저축은행은 고정금리 및 만기 24개월 이상 차주 비중이 높아 이자비용의 대출금리 전가가 지연되고 있다”며 “또한 부동산 경기 저하로 인해 고위험 PF사업장을 중심으로 대손비용 증가 가능성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고금리 지속과 부동산경기 저하 추세 등으로 향후에도 높은 조달비용 및 대손적립 부담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을 감안하면 회사 수익성은 저하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회사의 자산건전성과 관련해선 “최근 지속되고 있는 고금리 기조와 경기둔화, 부동산가격 하락 등의 영향으로 자산건전성 지표가 저하됐다”며 “회사는 6월말 기준 자기자본 대비 약 270%에 해당하는 부동산개발 관련 대출을 보유하고 있다. 부동산경기 위축으로 사업성이 저하된 상황임을 감안할 때 향후 사업진행 경과와 관련 정책 변화, 부동산 경기 변화에 따른 부실위험의 현실화 여부를 지속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유동성 대응능력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나신평 측은 “6월말 기준 만기 24개월 초과 장기 대출채권 규모가 3,236억원인 반면, 만기 24개월 초과예수금은 1,874억원 수준으로 만기구조 불일치에 따른 유동성 위험이 존재한다”며 “최근 대출채권 건전성 저하로 자산회수가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을 가능성 등을 감안해 회사의 자산·부채 만기구조 및 유동성 대응능력에 대한 점검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올해 하반기에도 시장 환경은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고금리 상황과 경기 둔화 우려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으로 점쳐진다. 더케이저축은행이 이러한 시장 환경을 딛고 하반기에 개선된 성적을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근거자료 및 출처
더케이저축은행 2분기 결산공시
2023. 08. 031 더케이저축은행
더케이저축은행 신용평가 리포트
2023.. 09. 08 나이스신용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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