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전두성 기자  ‘전쟁터’ ‘난장판’ ‘폭주 기관차’

최근 국회에서 가장 많이 들리는 말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무기한 단식을 기점으로 여야의 대치 국면은 더욱 가시화됐다. 상대 당의 단식에 형식적으로라도 위로 방문을 했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이마저도 사라졌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지난 18일 단식으로 인한 건강 악화로 병원에 후송됐다. 단식을 시작한 지 19일 만이다. 민주당은 이 대표가 탈수 증상을 보이고 정신이 혼미한 상황이었다고 후송 이유를 밝혔다.

이 대표가 입원한 병원에는 정부‧여당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건강을 회복하길 바란다”는 말뿐, 이 대표가 명분 없는 단식을 하고 있다는 주장을 이어갔다. 이에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회 본회의 교섭단체연설에서 “잔인하고 비정한 시대에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비판했다.

그렇다면 상대 당을 외면하는 것은 정부‧여당뿐일까.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탄핵을 외치고 여당 의원에게 ‘쓰레기’, ‘부역자’, ‘빨갱이’의 막말을 서슴지 않는 민주당의 모습으로 봐선 아닌 것 같다.

권노갑 민주당 상임고문은 이러한 정치 상황에 대해 ‘폭주하는 기관차’라고 표현했다. 권 고문은 지난 7일 이 대표와 만나 “지금 한국 정치는 마주 보고 달리는 열차처럼 폭주하고 있다”며 “파탄이 바로 눈앞에 다가오고 있다. 우리 국민들은 한국 정치를 매섭게 노려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진표 국회의장도 “초등학교 반상회에 가도 이렇게 시끄럽지는 않다”며 현 상황에 일침을 가했다. “‘전쟁터’, ‘난장판’이라는 단어 말고 떠오르는 단어가 있을까”라는 국회 관계자의 스치듯 지나가는 말도 현 상황을 대변한다.

‘정치는 쇼’라는 말이 있다. 정치권의 ‘보여주기식’ 정치를 비판하는 말이다. 그러나 지금 상황을 보면 이 말은 비판이 아닌 것 같다. 여야 간의 대화가 실종된 현재, “차라리 ‘쇼’라도 했으면 좋겠다”는 시민의 말을 들어보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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