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더 비스트’가 베일을 벗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베트르랑 보넬로 감독. / 이영실 기자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더 비스트’가 베일을 벗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베트르랑 보넬로 감독. / 이영실 기자

시사위크|부산=이영실 기자  베르트랑 보넬로 감독이 연출하고 프랑스 모델 겸 배우 레아 세이두가 열연한 영화 ‘더 비스트’가 시대극과 현대 스릴러, SF를 넘나드는 묘한 매력으로, ‘영원한 사랑’을 이야기한다. 

6일 부산 KNN시어터에서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Busan International Film Festival, BIFF) 갈라 프레젠테이션 ‘더 비스트’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연출을 맡은 베르트랑 보넬로 감독이 참석해 작품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더 비스트’는 헨리 제임스의 소설 ‘정글의 짐승’을 각색한 작품으로, 베니스영화제 경쟁 부문을 비롯, 토론토영화제, 뉴욕영화제 등 해외 주요 영화제 초청작이다. 세 시대에 걸쳐 환생하는 한 여자와 남자, 그리고 매번 두려움 때문에 실패하는 이들의 관계를 담았다.  

영화 ‘라폴로니드 : 관용의 집’(2011), ‘생 로랑’(2014) 등을 연출한 베르트랑 보넬로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프랑스 모델 겸 배우 레아 세이두가 여주인공 가브리엘로 분해 1910년대 프랑스 부르주아 여인, 2014년 로스앤젤레스에서 활약하는 모델, 2044년 감정이 존재하지 않는 세상의 인물 등 세 시대에 걸쳐 환생하는 인물을 폭넓게 그려낸다. 남주인공 루이 역은 ‘1917’에서 주연을 맡은 영국 배우 조지 맥케이가 연기했다.

이날 취재진과 만난 베르트랑 보넬로 감독은 “처음에는 멜로드라마를 원했다. 가슴 아픈, 아름다운 멜로드라마가 어려운데, 자연스럽게 헨리 제임스의 소설이 떠올랐다”며 “그의 작품에는 항상 사랑과 두려움이 담겨 있다. 더 깊게 파고들어 보고 싶었고, 여러 장르로 섞어보고 싶었다”고 소설을 영화화한 이유를 전했다. 

세 시대에 걸쳐 이야기를 다룬 것에 대해서는 “시대를 탐색해 보고 싶었다”며 “그래서 한 세기 이상을 커버해 보자는 생각을 했다. 첫 번째 시대는 소설을 따라갔다. 20세기가 시작되면서 여러 재앙이 있는 시기였다. 내가 선택한 2014년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2044년을 택한 것은 미래지만 앞으로의 내일이기도 하다. 그 모든 것을 한 번에 담아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더 비스트’에서 열연한 레아 세이두(왼쪽). / 부산국제영화제
‘더 비스트’에서 열연한 레아 세이두(왼쪽). / 부산국제영화제

이는 영화의 주제와도 연결된다고 했다. 베르트랑 보넬로 감독은 “계속되는 사랑, 사랑이 멈추지 않는다는 게 이 영화의 주제”라며 “어떤 시간이든 두 인물이 서로를 그리워하고 사랑이 계속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화를 통해 사랑과 공포, 불안 세 개의 강렬한 감정을 전달하고 싶었다”며 “이야기는 복잡하지만 감정은 매우 단순하게 표현했다고 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여성 캐릭터를 중심에 내세운 이유도 언급했다. 베르트랑 보넬로 감독은 “전에 하지 않았던 것을 항상 시도하고 싶다. 이번에는 여성을 어느 때보다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영화는 가브리엘뿐 아니라 가브리엘을 연기하는 배우에 대한 영화라고 할 수 있다. 레아 세이두의 다큐멘터리이자 가브리엘에 대한 픽션”이라고 소개했다.

레아 세이두에 대해서는 “프랑스 배우 중 세 시대를 아우를 수 있는 유일한 배우”라며 “영구적인 것도 그리면서 현대적인 것도 그리는, 모든 것을 아우른다”고 칭찬했다. 또 “오랫동안 알았지만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아내기 쉽지 않은, 미스터리한 면도 있다”며 “카메라는 그런 미스터리한 부분을 사랑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베르트랑 보넬로 감독은 “이 영화에 굉장히 많은 것을 쏟아 부었다”고 털어놓으면서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할 작품에 대해서는 아직 모르겠다. 다만 내가 해보지 못한 방향으로 가볼 거다. 언제가 될 진 모르겠다. 시간을 두고 생각해 볼 것”이라고 다음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끝으로 베르트랑 보넬로 감독은 “관객이 ‘더 비스트’를 통해 여행을 했으면 좋겠다”며 “이 영화가 어떤 감정적인 여정이 되길 바란다. 본인을 내려놓고 영화에 몰입하기 바란다”는 당부를  전했다.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은 거장 감독의 신작 또는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화제작 가운데 감독 혹은 배우가 직접 참석해 영화를 소개하는 섹션이다. ‘더 비스트’는 이날 오후 공식 상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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