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맥주가 오는 11일부터 카스 및 한맥 등 주요 맥주 제품의 출고가를 올린다고 밝혔다. / 뉴시스
오비맥주가 오는 11일부터 카스 및 한맥 등 주요 맥주 제품의 출고가를 올린다고 밝혔다. / 뉴시스

시사위크=연미선 기자  오비맥주가 대표 제품의 출고 가격을 올린다. 당장 다음 주부터 인상된 가격이 적용될 예정이다. 이에 타 맥주업체의 움직임과 음식점 맥주값에도 시선이 쏠리고 있다.

◇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인상’… 평균 6.9%↑

올해 초부터 주류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계속됐다. 맥주의 경우 4월에 세금 인상이 예정돼 있었기 때문이다. 다만 지난해 하반기 치솟은 물가상승률을 안정시켜야 한다는 취지로 정부가 제품가 인상 억제를 요구하자 당시 맥주업계는 가격을 동결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이런 가운데 지난 4일 오비맥주가 오는 11일부터 카스‧한맥 등 주요 맥주 제품의 공장 출고 가격을 평균 6.9% 인상한다고 밝혔다. 다만 가정용 시장에서 많이 팔리는 카스 500ml 캔 제품은 현행 가격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소비자들의 직접적인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오비맥주 측은 “환율 불안이 지속하는 가운데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각종 원부자재 가격의 상승과 국제유가 급등으로 인한 물류비 상승으로 제품가격 조정이 불가피하다”면서 “수입 위주의 산업 특성상 코로나 팬데믹 이후 비용 압박이 계속 증가해 왔지만, 전반적인 물가 불안 상황을 고려해 인상률을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상은 지난해 3월 카스‧한맥‧오비라거 등 대표 제품 가격을 평균 7.7% 인상한 지 1년 반만이다. 당시에도 오비맥주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글로벌 공급망 차질 등의 여파로 각종 원부자재 가격이 상승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특히 이번 가격 인상은 상당히 기습적으로 이뤄져 이목이 쏠리고 있다. 통상적으로 소비자와 밀접한 식품업계는 가격 인상을 하기 보름에서 한 달 전 가격 인상을 예고하곤 한다. 이번에는 가격 인상일을 일주일도 남기지 않은 채 예고됐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 음식점서 파는 ‘맥주 한 병’ 가격은?

이런 가운데 오비맥주의 가격 인상 단행이 다른 맥주업체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업계 1위 업체가 가격을 올리면 같은 업종의 다른 업체들도 그 흐름에 편승해 가격을 올리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도 오비맥주가 먼저 가격을 올리자,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가 뒤따라 가격을 조정했다.

특히 제품 출고 가격이 오르면 음식점에서는 가격이 몇 배 뛴다는 점도 지적된다. 음식점에서 판매하는 맥주 한 병은 공장에서 출고된 제품을 식당에 공급하는 주류 도매상 마진과 음식점의 이윤까지 붙어 최종 가격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고물가 시기에는 음식 원재료 가격 상승이 주류가격에 반영되곤 한다. 소비자 저항을 줄이기 위해 주요 메뉴 가격을 올리는 대신 소주나 맥주 가격을 인상하는 것이다. 이에 업계서는 현재 5,000~6,000원 수준인 맥주 한 병 가격이 올해 안으로 7,000~8,000원까지 오를 수도 있다고 내다본다.

일각에서는 주류업계의 가격 인상이 이해 못 할 일이 아니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코로나 팬데믹 동안 지속됐던 주류업계 침체에 이어 지난해부터 글로벌 공급망 위기로 물가가 치솟았기 때문이다. 가격 인상 요인을 억제하라는 압박은 전반적인 물가 상승 부담을 기업에만 전가하는 것이란 입장이다.

그러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오비맥주의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1조5,600억원으로 전년대비 16% 증가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38% 늘었다. 위드 코로나 정책 등이 주류업계에 활력을 가져다준 시기라는 점을 감안해도 큰 증가폭이다. 또한 영업이익률은 지난 2021년 19% 수준에서 대표 제품 가격 인상 이후 2022년 23%가 됐다. 마진율이 늘어난 것이다. 매출액에서 매출원가가 차지하는 비중도 2021년 42.2%에서 2022년 41.0%로 줄어들었다.

 

근거자료 및 출처
오비맥주 감사보고서
https://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30413002458
2023. 04. 13.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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