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월 서울 코엑스서 개최… 부산모터쇼에 부정적 영향 우려
200여개 업체 및 글로벌 석학 등 전기차 전문가 1,500여명 참석

세계전기자동차협회는 1일 오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EVS37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EVS37은 역대 최대 규모로 열려 정부기관을 비롯해 산학연 등에서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내년 여름에 예정된 부산모터쇼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지 우려스럽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 EVS37 조직위원회
세계전기자동차협회는 1일 오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EVS37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EVS37은 역대 최대 규모로 열려 정부기관을 비롯해 산학연 등에서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내년 여름에 예정된 부산모터쇼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지 우려스럽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 EVS37 조직위원회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3회 연속 관람객이 감소세를 기록 중인 부산모터쇼가 내년에도 흥행에 빨간불이 켜졌다. 부산모터쇼는 대체로 여름철 열리는데, 2024 부산모터쇼 개막 직전인 내년 4월 서울에서 세계전기자동차 학술대회 및 전시회(EVS)가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완성차 업체 입장에서는 연이어 열리는 자동차 관련 행사에 참여해 차량을 출품하기가 부담되는 상황인 만큼 한 곳에만 이름을 올릴 가능성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전기자동차협회(WEVA)는 1일 오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년 4월 23∼26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제37회 세계전기자동차 학술대회 및 전시회(EVS37)’의 행사 계획과 방향성을 발표했다.

EVS37은 역대 최대 규모로 알려져 눈길을 끈다. 내년에 열리는 EVS37은 국내에서 개최되는 세 번째 행사다. 내년 EVS37에서는 향후 10년간 전기자동차 시장의 ‘메가트렌드’를 제시하고, 전기차 관련 논문 발표 및 배터리 관련 이슈에 대해 토론이 이어질 예정이다.

EVS37은 전시회보다 학술대회 성격이 짙다는 점에서 산업계와 학계, 연구기관 등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다만 2024 부산모터쇼를 앞두고 진행되는 행사라는 점에서 그간 지속적으로 규모가 축소되고 있는 부산모터쇼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우려가 제기된다.

먼저 EVS37 조직위에 따르면, 행사에 참가하는 기업체는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완성차 업체)와 배터리·부품사 및 충전기 업체 등을 합쳐 대략적으로 200여개로 집계됐다. 여기에 전기차·배터리 분야에서 이름을 떨치고 있는 글로벌 석학을 비롯해 전기차 전문가, GM(제너럴모터스)·메르세데스-벤츠·BMW와 같은 글로벌 완성차와 부품사들의 최고위급 임원 및 기술진 등이 약 1,500여명 참석할 예정이다.

선우명호 EVS37 조직위원장(세계전기자동차협회장)은 “EVS37에는 글로벌 석학들과 전기차 개발 등 현업에 종사하는 전문가들이 참석해 SDV(소프트웨어 기반 차량) 전환, 배터리 열폭주 현상, 고체 배터리 등 민감한 이슈들에 대해 논의하고 큰 틀에서 방향성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CEO 또는 테슬라 고위급 관계자에게도 EVS37 참석을 요청하는 것을 검토해 보겠다”고 말해 호기심을 증폭시켰다.

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규모가 큰 전기차 전시회·학술대회 EVS가 내년 역대 최대 규모로 우리나라에서 열려 전기차 및 배터리 분야 기업과 전문가·석학들이 다수 참여하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지배적이다. 다만 EVS37로 인해 자칫 부산모터쇼의 규모가 축소될 수 있다는 점은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부산모터쇼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지속적으로 관심이 줄어들고 있다. 2003년 2회부터 2014년 7회까지 부산모터쇼는 6회 연속 관람객 100만명의 성과를 올렸으나, 이후 △2016년 66만명 △2018년 62만명 △2022년 49만명 등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완성차 기업의 참여도도 저조한 실정이다.

매년 많은 국가에서는 다양한 모터쇼, 모빌리티쇼 등 자동차 관련 행사가 열리지만 최근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 사이에서는 ‘1대륙-1모터쇼 참여’라는 기조를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적지 않은 완성차 업체들이 아시아권에서는 중국에서 열리는 모터쇼에 집중하고 있으며, 결국 국내에서 열리는 모터쇼는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내년 2024 부산모터쇼 직전에 EVS37이 개최한다는 점에서 자동차 기업들은 부산모터쇼 참석에 고심이 많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대해 정윤영 한국수입자동차협회 부회장과 김철수 호남대학교 미래자동차공학부 교수(IPC 위원장)는 “EVS는 일반 모터쇼와 성격이 다르다”고 설명하며 우려를 일축했다.

또 학술대회 중심의 행사라는 점에서 전시회 중심 행사 대비 다소 인기가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과 관람객 유치를 위한 방안을 묻는 질의에 기석철 충북대학교 교수는 “일반학술대회는 대학이나 아카데미 등에서 논문을 발표하는 위주지만, EVS37은 필드에서 근무하는 전문가들이 참여해 토론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성격이 약간 다르다”며 “일반 관람객 대상 행사라기보다 산학연 기관 전문가들이 모이는 전문가 중심 행사임에도 불구하고 200여개 기업들이 부스를 갖출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EVS는 한국에서 2002년 EVS19(부산)와 2015년 EVS28(고양) 두 차례 열린 바 있다. 8년 전 열린 EVS28에는 현대자동차와 기아, GM(당시 한국지엠), 르노삼성자동차, BMW, 메르세데스-벤츠, 닛산 등 완성차 업계는 물론 현대모비스, LG전자, 삼성SDI, LG이노텍 등 부품업체도 대거 참여했다.

내년 EVS37에 참가를 확정지은 기업으로는 현대자동차와 기아, KG모빌리티, 현대모비스, 국내 배터리기업 3사(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 등이 있다. 수입 완성차 업체들은 아직 공식적인 참여 의사를 밝히지 않았지만 EVS37 조직위 측에 따르면 이번달 내에 참여업체들의 윤곽이 잡힐 것으로 알려졌다. EVS37 일반인 관람권 가격은 약 1만원 내외 수준으로 책정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