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시리즈 판매 호조에도 불구, 애플의 매출이 4개 분기 연속 감소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애플 실적에 영향을 크게 받는 국내 기업인 LG이노텍의 4분기 실적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그래픽=박설민 기자
 아이폰 시리즈 판매 호조에도 불구, 애플의 매출이 4개 분기 연속 감소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애플 실적에 영향을 크게 받는 국내 기업인 LG이노텍의 4분기 실적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그래픽=박설민 기자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아이폰 시리즈 판매 호조에도 불구, 애플의 매출이 4개 분기 연속 감소를 기록했다. 맥북, 애플워치 등 아이폰을 제외한 타 제품군의 판매가 예상보다 저조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아이폰 판매 핵심 시장인 ‘중국’에서도 최근 반미 정서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다가오는 4분기 매출 전망도 밝지 않은 실정이다. 이에 애플 납품을 핵심 사업으로 하는 ‘LG이노텍’의 4분기 실적 개선도 불투명해지고 있다.

◇ 노트북·PC·아이패드 판매 부진에 4개 분기 연속 역성장

애플은 2일(현지시간) 회계 기준 3분기 매출 895억달러(118조1,579억 원), 영업이익 269억6,900만달러(35조5,656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8.5% 증가했다. 순이익도 시장전망치를 상회한 주당 1.46달러로 집계됐다. 총순이익도 229억6,000만달러(30조3,462억원)로 전년 대비 10.8% 늘었다.

반면 매출은 동 기간 약 0.7% 하락했다. 지난해 4분기에 이어 4개 분기 연속 역성장을 기록한 것이다. 애플이 4개 분기 연속 매출이 하락한 것은 2001년 이후 22년 만에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아이폰 시리즈 판매 호조로 영업이익 및 순이익 부문은 선방했으나, 실질적인 사업 성장에는 제동이 걸렸음을 방증한다고 보고 있다.

매출 감소 배경은 하드웨어 제품 판매량 부진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애플이 공시한 바에 따르면 아이폰을 제외한 타 제품 매출은 전년 대비 크게 줄었다. 아이패드 매출은 64억4,000만달러(8조5,085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0% 줄었다. 맥북과 PC제품 매출도 전년 대비 34%나 줄어든 76억1,000만달러(10조543억원)에 그쳤다. 기대를 모았던 애플워치 등 웨어러블 제품군 매출도 93억2,000만달러(12조3,136억원)에 그치며 월가 기대치에 못 미쳤다.

이규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사업 부문별로는 아이폰 매출액은 시장 기대치에 부합했으나 노트북(Mac)과 웨어러블 매출액은 기대치를 하회했다”며 “다음 분기 가이던스는 제공되지 않았으나, 전년과 유사한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록호 하나증권리서치 연구원은 “노트북·PC 매출액은 지난해 역기저 및 PC시장 약세로 전년 동기 대비 34% 줄었다”며 “아이패드 매출액은 중국 ‘정저우 공장 사태’에 따른 약기저와 태블릿 시장 축소 영향 지속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정저우 사태는 지난해 코로나19 감염자 발생으로 근로자들이 공장을 집단 탈출한 사건이다. 이 사건 이후, 폭스콘 정저우 공장은 인력 충원을 위해 수당을 높이고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근로자 대우를 대폭 상향조정했다.

4분기 사업 성장 전망도 밝지만은 않다. 애플의 핵심 시장인 중국에서의 매출이 급감하고 있어서다. 애플이 공시한 바에 따르면 3분기 중국시장 매출은 150억8,000만달러(19조9,23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 감소했다. 최근 격화되고 있는 미중 갈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규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시장 매출액이 전년보다 감소하면서 시장에서는 경쟁 심화를 우려해 시간 외 주가 소폭 하락 중”이라며 “서비스를 제외한 하드웨어 성장 둔화도 부정적이라, 신모델 비전 Pro의 성공적인 출시와 중국 점유율 방어가 주가에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아이폰15 흥행 예상… LG이노텍 4분기 실적에 영향 미칠까 

애플의 사업 역성장이 지속됨에 따라 국내 납품업체들 역시 긴장하고 있다. 특히 투자자들 사이에선 애플에 카메라 모듈을 납품하는 ‘LG이노텍’이 악영향을 받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나온다. LG이노텍은 ‘아이폰 대장주’로 꼽힐 만큼, 애플과의 거래에 실적 영향을 크게 받는 기업이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에 올라온 LG이노텍 감사보고서를 살펴보면 아이폰 카메라 개발을 담당하는 LG이노텍 ‘광학솔루션사업부’ 매출은 2021년 기준 11조5,177억9,200만원이다. 이는 전체 매출(14조9,456억원)의 77.1%에 이르는 수치다. 8월 발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매출도 애플 관련이 6조원 이상이다.

애플과의 거래가 LG이노텍 실적과 직결된다는 사실은 올해 3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서도 유추할 수 있다. 지난달 25일 LG이노텍이 공시한 바에 따르면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4조7,636억원, 1834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1.6%, 영업이익은 58.8%나 줄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실적 부진이 지난 7월 있었던 부품 조달 문제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LG이노텍은 아이폰에 공급할 폴디드줌 카메라용 모듈과 액추에이터의 경우, 양산 수율을 확보했으나 프리즘과 이미지센서 등 일부 부품의 조달이 원활하지 않는 등 문제가 발생한 바 있다.

다만 증권가 전문가들은 LG이노텍 실적은 문제가 없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애플 실적 자체는 4분기 부진할 수는 있으나, 아이폰15가 시장 우려와 달리 기대 판매량 예상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는 것이다.

김동원 KB리서치 본부장은 “LG이노텍에 대한 투자의견은 ‘매수’, 목표주가는 39만원을 유지한다”며 “이는 4분기 아이폰15 수요가 시장 우려와 달리 예상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미 낮아진 실적 눈높이를 고려할 때 LG이노텍의 4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을 상회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중국 시장 문제에 대해서도 KB증권은 긍정적 전망을 내놨다. 김동원 본부장은 “아이폰15은 출시 초기 3주간 판매 감소를 기록한 중국 시장의 아이폰15 수요가 10월부터 빠른 회복 추세로 전환됐다”며 “10월부터 부품 공급 부족 이슈가 일단락되며 소비자 선호도가 가장 높은 아이폰15 최상위 모델의 공급 정상화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이폰15 최상위 모델의 카메라 모듈 점유율 80%로 1위를 차지한 LG이노텍의 4분기 실적 업사이드가 상존할 전망”이라며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각각 51%, 201% 증가한 7조2,000억원, 5,517억원으로 예상되어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이 전망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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