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 3세 유원상 사장이 이끄는 유유제약이 한국ESG기준원의 ESG 평가결과에서 D등급을 부여받았다. / 유유제약
오너 3세 유원상 사장이 이끄는 유유제약이 한국ESG기준원의 ESG 평가결과에서 D등급을 부여받았다. / 유유제약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82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유유제약이 최근 강조되는 ESG경영과 관련해 아쉬운 행보를 남겼다. ESG 평가결과가 후퇴하며 시대흐름에 역행하고 있는 모습이다. 3세 시대를 본격화한 이후 글로벌 신약 개발사로의 도약을 통한 ‘퀀텀 점프’를 추구하며 잰걸음을 이어가고 있는 유원상 사장이 또 다른 과제를 마주하게 됐다.

◇ B→C→D등급… ESG 추락 거듭

지난달 한국ESG기준원이 발표한 2023년 ESG 평가결과에 따르면, 중견 제약사인 유유제약은 통합 D등급을 부여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ESG기준원은 ESG 평가결과를 S, A+, A, B+, B, C, D 등 7개 등급으로 나눠 부여한다. 이 중 D등급은 ‘지배구조, 환경, 사회 모범규준이 제시한 지속가능경영 체계를 거의 갖추지 못해 비재무적 리스크로 인한 주주가치 훼손이 우려됨’을 의미하는 가장 낮은 등급이다.

각 부문별로 살펴보면, 유유제약은 사회 부문에서는 C등급을 부여받았으나 환경과 지배구조 부문에서는 D등급을 부여받았다.

유유제약은 이처럼 2023년 ESG 평가에서 ‘낙제점’을 받아들었을 뿐 아니라 갈수록 후퇴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유유제약은 2022년 ESG 평가에서는 통합 C등급을, 2021년과 2020년 ESG 평가에서는 통합 B등급을 부여받은 바 있다. ESG 평가결과가 지속 하락하며 결국 최하등급에 이른 것이다.

물론 이는 ESG 평가 기준이 점차 강화된 영향도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ESG 경영이 강조되는 시대흐름을 역행한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운 모습이다.

이에 따라 유유제약을 이끄는 오너 3세 유원상 사장은 ESG 강화라는 무거운 과제를 추가하게 됐다. 2008년 유유제약에 입사한 유원상 사장은 2019년 3월 대표이사 자리에 올라 부친인 유승필 명예회장과 각자대표 체제를 구축했으며, 2021년 5월 유승필 명예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면서 3세 시대를 본격화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그는 글로벌 신약 개발을 통한 ‘퀀텀 점프’를 목표로 제시하며 발걸음을 재촉해왔다. 또한 지난해에는 창립 이후 처음으로 연간 매출액이 1,000억원을 돌파하는 뜻 깊은 성과를 남기기도 했다. 다만, 한편으론 연구개발 투자를 이어가면서 수익성 하락이 뚜렷한 상황이다.

이처럼 미래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ESG 강화 또한 더 이상 외면하기 어렵게 된 것이다.

이와 관련, 유유제약 측은 “어떤 기준에 따라 평가해 이런 결과가 나오게 됐는지 아직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개선 방향 등에 대해 내부적으로 고민 중인 단계”라고 밝혔다. 아울러 ESG 부문을 담당하는 조직이나 체계에 대해선 “규모가 큰 편이 아니기 때문에 전담 조직을 갖추긴 어렵고, 태스크포스를 꾸리는 방식으로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유원상 유유제약 사장이 추락을 거듭해온 ESG 평가결과를 뒤로하고 반등의 발판을 마련해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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